부족한 연구원 수와 미흡한 연구 실적, 관리 필요성 대두돼

우리대학교는 학문의 효율적 연구 수행과 교내외 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부설 연구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우리대학교 부설 연구소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는 점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각 대학의 연구소 수는 평균 28개로, 우리대학교는 평균보다 7배 가량 많은 수치다. <자료출처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없고, 활동 없는 부실 연구소

 

우리대학교는 지난 2019년 기준 189개의 대학 부설 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이는 166개의 고려대, 123개의 성균관대, 105개의 서울대보다 많은 수치이며. 전국 대학교 평균 28개보다는 약 7배 많은 수치이다. 

많은 연구소 수에 비해 전임연구원*의 수는 타 대학보다 부족하다. 우리대학교 부설연구소의 전임연구원은 87명으로 연구소 당 0.46명의 전임연구원이 존재했다. 전국 대학 평균 하나의 부설 연구소 당 약 0.8명의 전임연구원이 존재한 것을 생각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다. 실제로 우리대학교보다 대학 부설 연구소의 개수가 적은 대학에 연구원은 더 많은 경우도 많았다. 고려대와 성균관대의 경우 각각 150명과 272명의 전임연구원을 확보 중이다. 이화여대 또한 부설 연구소 개수는 우리대학교의 절반에 불과하지만 전임연구원 수는 100명이다. 반면 우리대학교 부설 연구소 중 85%인 161개 연구소가 전임연구원 없이 운영되고 있다. 대학교육연구소(아래 대교연) 연구원 A씨는 “전임연구원은 해당 분야에 대한 연구를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인력”이라면서 “대학원생, 교원 등 타 연구원과는 다른 의미를 가진다”며 전임연구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설 연구소 중에선 학술 활동이 없는 곳도 존재한다. 189개의 연구소 중 132개의 연구소가 학술대회를 한 번도 개최하지 않았다. 우리대학교의 부설 연구소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학술 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132개의 부설 연구소 중 123개는 전임연구원을 한 명도 확보하지 않은 연구소다. 전임연구원 부족이 부설 연구소의 학술 활동에도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학술지 활동이 전무한 연구소도 다수 존재한다. KCI한국학술지 인용색인 자료에 의하면 연세대학교 소속으로 연간 1회 이상의 정기간행물을 발간하는 부설 연구소는 17개 연구소밖에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대교연 연구원 B씨는 “부설 연구소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고, 논문 발표 등 일회성으로 사용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부설 연구소,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학교 측은 나름대로의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연구처 관계자는 “연구기구의 수만 많은 것은 학교 입장에서도 행정적 비용 낭비이기 때문에 약 3년마다 연구기구의 활동을 평가해 직제 연장을 결정하고 있다”며 “연구비 수혜 상황 등은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중”이라며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반박했다. 우리대학교는 「부설연구기구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8조와 제10조 등을 통해 부설 연구소의 활동을 관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규정 개정 후 첫 평가에서는 연구소 한 곳이 폐소되기도 했다. 다만 2017년 해당 규정이 개정된 이후에도 연구소 수는 2017년 180개에서 2018년 184개, 2019년 189개로 오히려 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대학 부설연구소의 규모가 국내 최대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연구 실적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THE 세계 대학평가’에 따르면 우리대학교는 187위에 머물고 있다. 특히 논문 피인용수(Citations) 항목에서 우리대학교는 54.0점을 받아 경쟁대학인 고려대(67.6점)나 성균관대(67.8점)에 크게 밀렸다. 타 대학보다 많은 연구소 숫자가 무색해지는 결과다.

A씨는 “대학 자체 평가제도가 있음에도 연구 실적이 저조한 것은 평가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연구 활동을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소에 대한 보다 엄격한 심사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학 부설 연구소에 전달되는 지원금에 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원금을 전달하는 학교와 한국연구재단 측은 충분한 심사를 통해 필요한 경우 지원금을 전달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B씨는 “부설 연구소 연구 지원금도 연구소 난립의 우려스러운 원인이다”라고 전했다. 당장에 문제가 없더라도, 운영비 지원 등과 관련해 학교 당국의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부설 연구소는 우리대학교의 연구력을 견인하는 주체 중 하나다. 그러나 연구소가 많다는 것이 연구력 향상에 직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연구소의 학술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내실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임연구원 : ‘연구’를 위해 채용한 전임 유급 연구원을 말함. 전임교원 및 행정직은 제외, 단 연구소 소속 전임교원은 포함
 

 


글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김민정 기자
bodo_els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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