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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人/다] ‘이유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다디자인그룹 ‘SAY!’의 두진수, 배인호, 김민우, 한세계씨를 만나다
  • 백단비 안태우 노민지 기자
  • 승인 2021.02.27 21:11
  • 호수 1865
  • 댓글 0
▶▶디자인그룹 ‘SAY!’는 캡슐 필터식 공기청정기인 ‘Capsure’를 출품해 ‘2020 스파크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학생 부문 대상(Platinum)을 수상했다.

지난 2020년, ‘스파크 디자인 어워드’에 출품해 디자인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시대에 희망을 보여준 그룹이 있다. 디자인그룹 ‘SAY!’에 소속된 우리대학교 디자인예술학부 두진수(산디·13, 아래 두), 배인호(산디·15, 아래 배), 김민우(산디·16, 아래 김), 한세계(시디·16, 아래 한)씨를 만났다.

Q. 세계적인 디자인 공모전 중 하나인 ‘2020 스파크 국제 디자인 어워드’에서 ‘Capsure’를 출품해 학생 부문 대상(Platinum)을 수상했다.

한: 새벽에 갑자기 Capsure로 대상(Platinum)을 수상했다고 연락이 와서 매우 놀랐다. 이번 수상에는 운도 따랐지만, 팀원들이 다 같이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 지난 2020년 5월부터 준비해 두 달간 토요일을 반납했다. ‘실제로 구동 가능한 모델’이 되도록 디테일을 고려했다. 디자인을 대하는 진정성이 심사위원단 분들께 전해진 것 같아 기쁘다.

Q. Capsure를 디자인하게 된 계기와 설명이 궁금하다.

배: Capsure는 기존 공기청정기의 필터 교체 시의 분진 날림, 불편한 필터 교체방식, 먼지로 인한 본체 내부오염, 긴 필터 교체 주기로 인한 성능 저하 등을 해결한 ‘캡슐 필터식 공기청정기’다.
기존 공기청정기의 필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Capsure를 디자인하게 됐다. 기존 공기청정기 필터는 교체과정에서 분진이 날린다. 분진을 흡입하는 것은 흩어진 먼지를 한곳에 모아 들이마시는 것과 다름없다. 필터를 털어도 다시 방 안으로 들어오는 먼지를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반면, 커피 캡슐이 떨어지는 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Capsure는 필터층이 있는 캡슐에 공기를 넣어 먼지를 가둔 후 레버를 당겨 캡슐째로 수거해 분진이 해결된다.
구체화 과정에서 사회적 이슈인 코로나19에 집중했다. 기존 공기청정기는 필터 교체 주기가 길어 세균 번식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비말 포집이 불가하다. 하지만 Capsure는 필터 교체주기가 짧아 비말을 직접 포집해도 세균 번식 및 외부 유출 가능성이 낮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한 이유있는 디자인의 결정체, ‘Capsure’이다.

Q. 우리대학교 디자인학부를 졸업 및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Capsure 디자인에 영향을 준 디자인학부의 수업이나 프로그램이 궁금하다.

두: Capsure에서 주목했던 요소를 수업과 연결 지으면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문제점, 근본적 욕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사용자의 주변 환경, 주변인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한 해결이다. 세 번째, 사용자의 편의성 고려다.
첫 번째 과정인 연구 및 아이데이션* 과정은 이주명 교수님의 ‘디자인방법론실습’ 수업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Capsure의 디자인 과정 전반을 더블 다이아몬드**에 기초해 진행했다. 아이데이션 단계에서 트리즈***를 사용했다. 또 연구 및 컨셉 도출 단계에서 사용자 페르소나 설정 및 문헌 조사, 현장 조사 등의 방법론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했다.
두 번째 과정은 도출된 아이디어와 컨셉을 실제 모델로 구체화 시키는 것이다. 과학적 원리에 바탕한 효율적인 구조 해결방안과 사용 시 주위 환경 등을 이해하는 데에 이병종 교수님의 ‘시스템디자인실습’ 수업이 큰 도움이 됐다. Capsure는 병원 등 의료환경에 사용되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전반적인 시스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수업이었다.
세 번째 과정은 사용자의 신체 정보를 바탕으로 적합한 구조 및 사용성을 고려한 하우징을 도출하는 과정이다. 권오성 교수님의 ‘인간공학실습’ 수업에서 배운 신체의 작동 반경과 인지적 특성이 사용자 신체 정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 채승진 교수님의 ‘재료구조실습’ 수업을 통해 재료별 특성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Capsure의 캡슐 재질을 실현 가능 모델로 만들 수 있었다.

Q. Capsure 이외에도 디자인한 제품 중 기억에 남는 것이 궁금하다.

김: 현재 진행하는 색각이상자****들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디자인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는 색각이상 아이들을 위한 컬러큐브*****로, ‘cube+guide’라는 뜻을 담아 ‘(Color)GuiBE’(예명)라고 지었다. 예쁜 형태, 목적 없는 디자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프로젝트다.
연구 과정에서 전 세계 인구 중에서 색각이상자들이 상당히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대책이 굉장히 미비한 것을 알게 됐다.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서 색각이상자들은 불리한 위치에 놓인 것이다. 단순히 미적인 조형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약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디자인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디자인예술학부 소모임이자 디자인 그룹 ‘SAY!’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SAY!’ 활동이 제품 출품에 미친 영향이 궁금하다.

김: 디자인그룹 ‘SAY!’는 지난 2012년 연세대 미래캠퍼스 디자인예술학부 학생들을 주축으로 설립됐다. ‘Summon All Your Imagination’이라는 슬로건 하에 범 디자인적인 가치, 문화,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진지한 토론 과정을 통해 각자의 디자인 소명의식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문제에 접근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팀원들 간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이 주가 됐다. 디자인 트렌드를 좇거나 외형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회·문화적 이슈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우선순위로 삼았다. 또 여러 차례 진행된 협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다듬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제3의 새로운 관점의 솔루션을 모색했고, ‘이유 있는 아름다움’을 창출해냈다.

Q.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디자인에 대해 느낀 점이 많을 것 같다. ‘디자인’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궁금하다.

두: 디자인은 다양한 이해를 바탕으로 통합적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디자인은 단지 그림을 그리거나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물건들을 보기 좋게 만들어 내는 일이 아니다. 물건이 놓일 환경과 사용하는 사람, 그리고 주변 물건들과의 상호작용과 같은 ‘맥락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분야이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맥락을 파악하고 감성에 기초해 풀어내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이 궁금하다.

한: 비대면 환경에도 원활히 활동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1학기에는 졸업생, 고학번 선배들을 주축으로 다양한 맞춤형 클래스를 준비했다. 사전에 멤버들이 작성한 인생 단기, 중/장기 계획표를 바탕으로 각자 원하는 클래스에 들어가서 수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2학기에는 1학기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전시, 공모전 등을 열어 멤버들의 기량을 보여주도록 준비 중이다. 그리고 현업에 오랫동안 종사한 선배들의 온라인 특강도 계획 중이다.
최근 디자인의 범주가 확대되면서 새로운 관점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현업에 나간 선배들도 제품뿐 아니라 UX/UI******, RND, 패키징,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재학생 멤버들도 건축, 인테리어, 가구, 웹, 패션, 서비스 등 다양한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에 시야를 제품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이트를 멤버들과 공유해 각각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도록 팔로우업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다.

Q. 디자인계에서 다양한 도전과 활동을 했다. 디자인 관련한 진로를 꿈꾸는 우리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배: 아직 배워가는 단계이기에 조심스럽게 말해보자면, 학우들과 함께 ‘디자이너는 잘 팔리는 제품만 만들면 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싶다. 지난 2010년에 아이폰을 생산하던 폭스콘 공장의 직원 18명이 잇달아 자살 시도한 사례와 2016년에 있었던 갤럭시노트7의 연쇄 폭발 사례를 통해 제품 제작 과정에 있어 디자이너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현장 관리자와 엔지니어의 책임도 있지만, 결국 피해자들에게 쥐어진 것은 디자이너가 고안한 하우징*******이기 때문이다. 제품 제작 전 과정에 있어 디자이너는 책임이 있다.
디자이너를 꿈꾼다면 디자인을 대할 때 잘 팔리는, 값비싸고 예쁜 껍데기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말길 바란다. 디자인에 책임감을 느끼고 진지한 자세로 대해보는 건 어떨까.


*아이데이션: 아이디어 생산을 위한 활동
**더블 다이아몬드: 수렴과 발산을 반복하며 문제발견과 솔루션을 제시하는 프로세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기반이다.
***트리즈: 창의적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 방법론. 문제 상황에 관한 최선의 결과를 상정하고 그러한 결과를 얻는 데 방해가 되는 모순을 탐색해 해결할 방안을 생각한다.
****색각이상자: 시력의 이상으로 인해 색상을 정상적으로 구분하지 못하는 증상을 가진 사람
*****컬러큐브: 색 학습을 위한 루빅스 큐브
******UX/UI: 사용자가 제품과 상호작용하며 얻는 모든 측면의 경험/사용자와 만나는 시스템의 외형 및 구조 등을 설계하는 것
*******하우징: 제품 외관

글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안태우 기자
bodo_paper@yonsei.ac.kr

사진 노민지 기자
roe0920@yonsei.ac.kr

백단비 안태우 노민지 기자  bodo_be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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