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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학의 ‘뉴노멀’을 묻다코로나19로 인한 변화, 대학사회 변혁의 계기 될까

“올해 학교에 한 번도 가본 적 없어요” ‘웃프지만’, 사실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비대면 온라인 강의가 시행됨에 따라, 교육·교류 활동이 캠퍼스가 아닌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변화한 일상이 ‘뉴노멀’이 된 만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코로나19와 함께한 두 학기
대학에 찾아온 위기

코로나19가 대학사회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 온라인 강의다. 지난 10월 교육부가 발표한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학교의 원격수업 운영 실태’에 따르면 전면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시행한 대학은 9월 둘째 주 기준 전체 332개교 중 59%(196개)였다. 이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변화다. 그동안 대학사회에서 비대면 온라인 강의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3월 한국대학교수협의회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일반 대학 213곳의 온라인 강의 비율은 0.92%에 불과했다.

이처럼 갑작스레 실시된 비대면 온라인 강의는 혼란 그 자체였다. 대학본부와 교수, 그리고 학생 모두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새로운 강의 방식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이에 따라 ▲강의 질 저하 ▲평가 및 소통 방식 변화 ▲시험의 공정성 논란 등 다양한 문제들이 제기됐다.

가장 먼저 강의의 질 저하 문제가 불거졌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서 전국 4년제 대학 교원 2천881명과 학생 2만 8천418명을 대상으로 벌인 ‘2020년도 1학기 원격교육 경험 조사 설문’에 따르면 응답 교수의 57.4%가 익숙하지 않은 기기 활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학생들 또한 줌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의 사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수민(전기전자·20)씨는 “처음 사용해보는 앱이라 당황했다”며 “초반에는 앱 사용의 미숙함으로 강의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달라진 평가 및 소통 방식으로 인해 만족도가 하락하기도 했다. 우리대학교 김현우 교수(문과대·인지언어)는 “출석 확인이나 학생 참여와 같은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면 강의는 물리적으로 출석을 체크할 수 있다. 하지만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자 출석과제를 통해 출석을 확인하는 강의가 많아졌다. 인천대학교 건축공학과 최사랑(21)씨는 “강의를 들었음에도 출석을 인정받기 위해 출석과제를 했다”며 “평소 과제량보다 2배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교수와 학생 사이 소통의 어려움도 큰 장벽 중 하나다. 최씨는 “강의내용에 대한 질문에 답변이 없어 답답했던 적이 있다”며 “대면일 때보다 소통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비대면 강의는 학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제한을 받는다는 점에서 단점을 지닌다”고 전했다.

시험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부정행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인하대 의대생 50여 명의 집단부정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최씨는 “인터넷 기기 등을 이용한 부정행위가 자주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며 “실시간으로 시험을 봐도 모든 학생을 감독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국회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 대학 교육의 전환과 과제' 포럼이 개최됐다. 포럼에선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의 모습과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오프라인 대학이 사라진다고요?
대학, 새로운 전환점에 서다

그러나 비대면 온라인 강의 체제는 점차 안정돼가는 모습을 보인다. 우리신문사가 지난 8~15일 우리대학교 재학생 5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이후 연세인의 삶’ 설문조사(아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81%가 1학기에 비해 2학기 비대면 강의의 질 및 운영방식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학교 본부와 교수, 학생사회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 우리대학교 교수학습혁신팀 장아름 직원은 “온라인 강의실 서버 증설을 넘어 노트북, 태블릿 PC 대여 등에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며 “비대면 온라인 강의 환경이 지난 학기에 비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교수와 학생 간 소통도 원활해졌다. 최씨는 “실시간 강의, 메일 등을 이용해 교수님과 빠르게 소통하고 있다”며 “양측이 적극적인 자세로 소통에 참여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온라인 중심 대학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지난 9월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한국과학기술원 주최 ‘포스트 코로나, 포스트 휴먼: 의료·바이오 혁명 심포지엄’에서 “10년 뒤 대학 절반이 문을 닫을 것이고, 미래의 최대 인터넷 기업은 교육기업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대학사회의 변화는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사회에서는 코로나19의 유행이라는 위기 상황을 새로운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와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가 공동주관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 교육의 전환과 과제’ 포럼(아래 포럼)이 개최됐다. 패널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박영훈 위원장은 “대학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대학 교육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캠퍼스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박 위원장은 시간·장소에 제약받지 않고 학습할 수 있다는 점, 암기-하향식 교육체계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비대면 온라인 체제의 가치를 역설했다. 이어 앞으로 캠퍼스라는 물리적 공간 대신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학교육이 이뤄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넓은 부지로 대학의 서열을 가늠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학 캠퍼스는 형식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캠퍼스의 존재가치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이어 “대학의 본질은 순수한 학문의 장”이라며 “앞으로 대학의 가치는 질 좋은 강의를 통해 학생들의 발전을 돕는 역할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의 교육적 효과가 크다면 대면 강의를 대체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오프라인 대학의 필요성 여전해
비대면 체제에서 취할 것 취하고 버릴 것 버려야

그러나 여전히 대학이라는 물리적 공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교 캠퍼스는 단순히 대면 강의를 위한 공간이 아니다. 학내 구성원 간 인적교류와 학생사회 활동의 장이 되는 공간이다. 우리대학교 허준 교수(공과대·지형공간정보학)는 그의 저서 『대학의 과거와 미래』(2020)에서 ‘대학은 네트워크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능력을 통해 타인의 다양한 지식과 사상을 공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대면 온라인 강의 체제는 이 같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 어렵다는 본질적 한계를 지닌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1.99%가 학내 구성원 간 친밀감의 수준이 ‘멀어졌다’, 21.92%가 ‘매우 멀어졌다’고 답했다.

먼저 동아리, 대외활동, 학회 등의 활동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에서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동아리 및 학회 활동이 중단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34.42%, ‘비대면으로 진행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74%에 달했다. 지난 학기 봉사 동아리 '로타랙트' 부회장을 맡았던 안하은(교육·19)씨는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동아리 활동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동아리원들과의 교류가 줄어들어 유대감 형성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오프라인 활동의 부재로 인해 학생사회도 침체기에 있다. ‘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 공동의장 임지혜(숙명여대, 법학·16)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학생자치는 위기를 맞았다”며 “이전에는 학생들이 함께 총장직선제, 권력형 성폭력 등에 대응했는데,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학생들과 분절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실제로 숙명여대의 경우, 지난 18일 출마 선거운동본부(아래 선본)의 부재로 53대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됐다. 우리대학교도 마찬가지다. 단과대 학생회 선거에서 ▲생명대 ▲음악대 ▲교과대 교육계열 ▲UIC ▲GLC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다.

선거에 출마한 선본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57대 정치외교학과 선본 <BeYond>의 선본장 임유진(정외·19)씨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만남을 통한 직접적 참여가 불가능해 학우들 간 유대감 쌓기가 어려워졌다”며 “만남이 없어진 학생사회는 굉장히 건조하고 무관심이 더욱 많아졌다”고 말했다. <BeYond> 정후보 한윤진(정외·19)씨 또한 “선거 준비 및 유세가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됐다”며 “학우들의 불편 사항을 수렴하고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비대면의 이점을 살려 영상을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물리적 공간을 거점으로 이뤄지는 대학교육 체제를 유지하되, 비대면 체제의 장점을 선택적으로 취하자는 논의가 힘을 얻는다. 박 위원장은 “온라인 강의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안하게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며 “대학교육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 또한 “공간적 제약 극복, 수업 반복 시청 가능 등 온라인 강의의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대면과 비대면을 적절히 혼합해 운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체제를 일부 유지하기 위해서는 ▲강의의 질·학생 만족도 향상 ▲등록금 반환 문제 해결 등이 선결돼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 본부와 교수, 학생 간의 적극적 소통이 필요하다. 박 위원장은 “학생은 교육당사자로서 앞으로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결정하는 데 주체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 직원은 “이번 학기 ‘원격 수업 관리 위원회’가 만들어졌다”며 “학생들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대학사회는 혁신과 변화 없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24%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면 강의로 되돌아가자고 답했지만,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혼합하는 ‘블렌딩’ 강의를 선택한 응답자도 30.07%에 달했다. 코로나19 이후 대학 교육의 미래에 대해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다.

글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자료사진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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