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유세, 사회적 책임 함양의 시발점 될 것

이유나 (IID·18)

최근 몇 년간 주변에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이 부쩍 많이 보인다. 그리고 그만큼이나 그들의 고충을 들어줘야 하는 일도 많아졌다. 사회 전반적으로도 반려동물에 관심을 두는 단체도 많아졌고, 늘어난 유기동물을 관리하는 단체의 활동은 나날이 활발해진다고 느낀다. 반려인이 많아진 만큼 그 이면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반려동물도 많아진다.

올해 구조·보호된 유실·유기 동물은 무려 13만 5천791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유기 동물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띄며, 이를 내버려 둬서는 안 된다는 여론 역시 점점 거세지고 있다.

경기도 무료 온라인 평생학습사이트 ‘지식(GSEEK)’이 지난 7월 25일부터 8월 3일까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양육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천11명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의 결과를 보면 반려동물 사육 회원이라 대답한 698명 중 84.1%가 ‘가족구성원으로 주는 정서적 안정감 및 행복감’을 반려동물과 함께 살면서 느끼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8.9%가 ‘귀엽고 예뻐서’, 4.9%가 ‘양육하면서 책임감을 기를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결국 입양인 개인의 정서적 이익을 위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경우가 압도적이다. 다른 의미로 이를 해석하면, 입양 목적에 맞지 않게 반려동물의 귀엽고 예쁜 모습이 변하거나 입양 가족의 이익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유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면 반려동물 사육에 따른 가장 큰 단점으로 응답자의 60.5%가 ‘집을 비우거나 휴가 시 맡길 곳이 없는 점’, 16.1%가 ‘비용’, 16.0%가 ‘사육의 번거로움’, 2.7%가 ‘이웃 간 불화’라고 답했다. 대다수의 반려인들이 가장 큰 고충으로 꼽은 문제를 방증하듯, 동물들이 가장 많이 유기되는 시기 역시 연휴 때다. 특히 긴 연휴 동안 맡길 곳이 없어 귀성길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매우 많다. 비용 문제 역시 반려동물 입양 시 이를 고려하지 않고 반려동물 사육 역량이 충분치 못한 환경에서 입양 및 사육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물들이 유기되는 것은 무분별하게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종의 반려동물 붐이 일면서 각종 미디어나 SNS를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일상이 방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매체는 대부분 반려동물의 ‘귀엽고 예쁜’ 모습만을 보여줄 뿐, 반려동물 사육의 어려움 및 고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실제로 의료보험이 없어 반려동물의 병원비로만 수십, 수백만 원을 지출하고 더 이상의 돌봄이 어려워지면 유기 혹은 안락사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반려동물 보유세는 반려동물 입양에 대한 사회적인 책임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우선 입양 시 지불하는 세금은 반려동물 사육의 비용적인 부담을 다시금 강조할 수 있다. 반려동물 소유에 일종의 자격을 줌으로써 무턱대고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반려동물이 유기되는 것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또한 반려동물을 사회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도 확산시켜, 전 사회적으로 시민의식을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반려동물 보유세를 도입하게 된다면, 이를 유기견 보호 등 동물권 신장에 원활히 활용하길 바란다. 아직도 무책임한 반려인으로 인해 버려진 수많은 유기동물이 보호소에서 보호기간이 지나 안락사를 당한다. 최근에는 안락사조차 너무 고통스럽게 진행된다는 사실이 보도돼 화두에 오르기도 했다. 동물 학대 사례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사람의 욕심으로 반려동물을 데려와 이렇게까지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지나치게 잔인하지 않은가. 반려동물이 많아지는 만큼 이들이 사람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보호해야 한다. 이 역시 우리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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