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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바로쓰기] 조두순 출소 D-32, 이대로 괜찮을까?재범 방지와 가중처벌의 딜레마, ‘보호수용’으로 푸나
  • 이현주 기자
  • 승인 2020.11.01 20:20
  • 호수 1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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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내서라도 조두순에게 이사 비용을 대주고 싶습니다.”


8세 여아를 잔인하게 강간·상해한 혐의로 수감 중인 조두순이 오는 12월 3일 만기 출소합니다. 조두순은 출소 후 가족이 있는 경기도 안산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의 거처는 피해자의 집에서 채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입니다. 이에 피해자 가족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는 지난 10월 20일 모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조두순을 안산에서 떠나게 할 수만 있다면 신용대출이라도 받아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현재는 피해자 가족의 이사를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 중입니다.

조두순은 출소 후 7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해야 하며, 그의 신상정보는 5년간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해 공개됩니다. 그러나 전자발찌 착용과 신상정보 공개만으로는 완벽한 사후 감독이 어려운 현실입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성범죄자가 자신의 거주지 1km 이내에서 재범을 저지르기도 하고, 성범죄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도 매년 200건가량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보호관찰 대상 성범죄자가 9만 명인 데 비해 보호관찰관은 고작 1천700명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범죄 예방의 사각지대는 당연히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형기를 마친 성범죄자의 격리와 감시를 위한 법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성범죄자에 대한 높은 수준의 처벌과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정서를 반영한 흐름인 듯 보입니다. 그 일례로 더불어민주당 김용호 의원은 지난 8월 21일 「13세 미만 미성년자 대상 성폭력 범죄의 종신형 선고에 관한 특별법」(이하 영구격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영구격리법은 죄질이 나쁘고 상습적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게 가석방이 불가능한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최대 수준의 형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김 의원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처벌 수위는 국민 눈높이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아동성범죄에 대해 가중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영구격리법이 국회를 통과해 입법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국내 법조계는 그동안 강간, 아동 성폭행 등 흉악한 성범죄에 대한 가중처벌 요구에 대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범죄에 대한 처벌은 형법의 원칙을 따라야 하기에 국민적 정서를 이유로 특정 범죄를 가중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어느 한쪽의 입장이 완전히 옳거나 그르다고 단정할 수 없는 딜레마의 상황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동 성범죄자의 사후 처벌 및 감독을 지금과 같이 유지한다면 앞으로도 수많은 피해자가 양산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지난 10월 21일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성폭력 범죄자의 동종 전과 재범은 64%나 급증했다고 합니다. 더는 이러한 사태를 손 놓고 방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동 성범죄자의 사후관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요? 가중처벌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격리와 치료를 동반하는 방법이 최선일 것입니다. 지난 9월 23일, 윤화섭 경기 안산시장이 국민청원을 통해 주장한 「보호수용법」의 제정은 이 딜레마를 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보호수용법」은 ▲아동성폭력범 ▲상습성폭력범 ▲연쇄살인범 등 위험성이 매우 높은 흉악범죄자의 경우 형기 종료 후 일정 기간 별도의 시설에 수용하도록 합니다. 재사회화 교육과 치료를 거쳐 이들의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보호수용의 목적입니다.

사실 「보호수용법」 도입 논의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비슷한 법안이 몇 차례 발의됐으나, 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번번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형을 마친 범죄자에게 이중처벌을 가한다는 점에서 「보호수용법」이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하지만 보호수용은 ‘처벌’이 아닌 ‘치료’와 ‘재사회화’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국가의 의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교도관이 관리하는 교도소가 아니라 의료진 직원들로 구성된 보호수용소에서 심리치료와 교육을 받는 것은 인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성범죄자 재범 방지 교육은 ▲성폭력 행위 인정 ▲피해자 고통 인식 ▲자기조절 연습 등의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수감 중에 이뤄지는 교육은 대다수가 집단 상담의 형태이며, 불참률 또한 지난 2017년 상반기 기준 13.1%로 매우 높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됩니다. 따라서 재범 위험성이 높은 중범죄자의 경우, 전문인력과 시설을 겸비한 보호수용소에서 개인의 특성에 맞춘 특수 교육과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재범 위험성이 높은 중범죄자를 일단 사회로 ‘내보낸 후 관찰’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무책임하게 방관하는 셈입니다. 이들의 사회 복귀는 ‘관찰한 후 내보내는’ 방향으로 점차 바뀌어야 바람직합니다.

물론, 「보호수용법」이 도입돼 시행에 이른다면 수많은 논의를 거쳐 공정하고 객관적인 기준과 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재범 가능성의 판단부터 보호감호 기간 결정, 치료와 교육의 적합성 판단 등 어느 하나 쉬운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용과 인권 침해의 측면에서 영구격리가 어렵고, 만기 석방 후 재범 가능성이 크다면 「보호수용법」은 최선의 선택지로 남습니다.

‘제2의 조두순’은 어디에나 존재합니다. 우리 사회는 ‘영구격리’와 ‘사회로의 석방’ 사이의 갈림길에 서서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완벽히 공평한 법은 없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면, 현실적이면서도 범죄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합니다.

*비례의 원칙: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저해할 때 반드시 적합성, 필요성, 상당성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뜻한다.

글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자료사진 Getty Images Bank>

이현주 기자  taen21200@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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