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코로나19 방역에 힘쓴 유공자 및 단체에 훈장과 표창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의 노력과 공산당의 지도력,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의 우수성으로 코로나19 방역에 전략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집단 폐렴 사례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지 약 9개월여 만에 사실상 코로나19의 종식을 선언한 것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중국 본토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33일째(18일 0시 기준) 전무하다고 발표했다. 이달부터는 3억 명이 넘는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했고, 지하철과 거리, 상가 등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수개월 동안 자취를 감췄던 대규모 행사도 연일 개최 중이다. 코로나19의 최초 진원지로 의심되는 우한에서조차 맥주 축제에 10만 명이 넘는 인파가 참가했다.

중국의 코로나19 관련 통계는 발병 두 달 만에 확진 판정 기준을 바꾸는 등 일관되지 못했다. 최근 본토 내 신규 확진자 ‘0’명이라는 통계 역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중국인 승객의 확진 판정이 잇따르면서 그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섣부른 코로나19 종식 선언으로 앞으로 확진자가 나타나더라도 발표에서 누락되는 것은 아닐까. 코로나19가 종식됐다고 하니 주민들 역시 증상이 있더라도 검사받기를 꺼리지 않을까. 또 본국에서는 더 이상 검사와 치료가 불가하여 한국행을 시도하는 중국인은 나오지 않을까. 이 모든 것이 기우이기를 바랄 뿐이다.

감염병 관리의 기본은 정확한 통계이다. 이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방역 대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중국 정부는 적극적인 감염병 관리와 정확한 통계 보고를 통해 국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중국 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나타날 수 있으며, 결국 국제적인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감염병에는 국경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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