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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층단위학생사회 기획①] 기층단위 학생회, 출발점이 흔들리다선거세칙부터 반 시스템까지, 혼란스러운 기층단위 선거
  • 이현진 조성해 김수빈 기자
  • 승인 2020.09.13 21:16
  • 호수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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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층단위 학생회란 과·반·독립학부의 학생회로, 학생사회 기층에 위치한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 산하 기구를 뜻합니다. 가장 낮은 곳에 있지만 가장 맞닿아 있습니다. 기층에 있기에 더욱 튼튼해야 합니다. 그 어떤 학내 기구보다 우리의 일상 가까이에 있는 기층단위 학생회의 '건강'을 진단해봤습니다.

학생사회는 선거를 통해 구성된다. 즉, 선거는 학생사회의 출발점이다. 매년 11월, 우리대학교에는 각 단위의 학생회 선거가 진행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층단위 학생회는 선거 단계에서부터 몸살을 앓는다. 기층 단위 학생회의 출발점이 흔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대학교는 매년 11월 이뤄지는 선거를 통해 학생사회가 구성된다. 하지만 기층단위 학생회는 인력난, 선거시행세칙의 부재 등으로 선거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마주한다.


선거세칙, 없거나 부실하거나…
혼란의 기층단위 선거

선거 진행의 기반이 되는 규칙은 선거시행세칙(아래 선거세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층단위 학생회의 선거세칙은 부재하거나, 존재해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한다. 이로 인해 선거세칙이 부재한 기층단위 학생회는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 구성 및 활동 ▲상위기구 선거세칙 준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선거세칙이 존재하는 기층단위에서도 ▲선거의 기능 수행에 대한 의문이 불거졌다.

선거세칙이 마련되지 못한 기층단위는 무수하다. 문과대와 사과대 소속 기층단위를 제외하면 선거세칙이 마련된 단위를 찾기 힘들다. 이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기층단위 선관위원의 구성 등을 규정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칙이 있는 단위는 당해 과반 회장단 외에도 다양한 구성원으로 선관위를 구성한다. 반면 세칙이 없는 기층단위는 과·반 회장단으로만 선관위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사실상 과·반 선관위를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견제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단과대 선관위는 과·반 단위 선거 감시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세칙이 없는 기층단위 선거가 제각각으로 진행되다 보니 관리가 어렵다. 2020학년도 상경·경영대 보궐 선관위장 류재빈(경영·19)씨는 “선거세칙이 없어 각 과·반 선거 일정이 통일되지 않았다”며 “선거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세칙 부재는 ▲후보자의 성인지 교육 미이수 ▲비밀 투표 원칙 보호 미흡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한편 선거세칙이 부재한 기층단위에서는 상위기구의 선거세칙을 준용한다. 소속 단과대의 선거세칙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단과대 선거세칙은 단과대 학생회의 규모와 전통에 맞춰 제정된 것이다. 이를 기층단위에 준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과대 선거세칙에서는 피선거권이 있는 학생을 ‘4학기 등록을 필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층단위 학생회장은 2학기를 수료한 학생이 맡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층단위에서 공과대 선거세칙을 준용할 경우, 이들은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이에 공과대 학생회장 유호균(기계·17)씨는 “단과대는 기층단위에서의 실정과 차이가 있어 단과대 선거세칙을 기층단위에서 준용할 경우 괴리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공과대 선거세칙을 준용하는 학과들에 자율성을 많이 허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선거세칙을 가진 기층단위에서는 선거의 기능 수행에 의문이 지적된다. 입후보자가 많지 않아 대체로 단선인 기층단위 선거의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만 피하자’는 관성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이주원(영문/정외·18)씨도 “비대위 체제보다는 학생회가 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 투표에 참가한다”면서도 “누가 당선이 되든 크게 상관은 없다”고 말했다. 잦은 단선 체제 자체도 문제를 야기한다. 경선일 경우 서로가 서로를 견제할 수 있으나, 단선에서는 견제를 수행할 상대방이 없기 때문이다.

선거운동본부와 선거 공약에 대해 유권자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장이 마련되지 못한 채 선거가 치러지기도 한다. 실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하는 기층단위를 찾아보기는 힘들다. 문과대 학생회장 최은지(노문·18)씨는 “문과대 학생회 선거는 경선 여부와 상관없이 정책토론회가 진행된다”면서도 “기층단위의 경우 별도의 정책토론회를 개최하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반 단위의 한계?
기층단위 선거 시스템 문제

기층단위 학생회 선거 내 문제는 제도적 측면에서도 발견된다. 대규모 학과들은 내부적으로 구성원을 나눠 반 단위 학생회를 운영한다. 즉 학교 행정은 학과 단위지만 학생회는 그보다 더 세분화된 반의 형태로 운영된다. 예를 들어 현재 전기전자공학과 학생의 경우 학적상 모두 전기전자공학과에 소속돼 있지만, 학생회는 3개의 반으로 나뉘어 꾸려진다. 구성원들의 학교 행정과 학생회 간 소속 괴리는 선거 시스템 문제로 이어진다. 행정상 반별 명단은 존재하지 않기에, 전자 투표 시스템에 이를 반영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학과들의 경우 전자 투표 시스템상에서 자신의 반을 투표자가 선택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다른 반 학생회장단 투표 참여가 가능한 셈이다.

그러나 학생복지처 학생지원팀 김세민 차장은 “학생처에서 반별 명부까지 가지고 있을 이유가 많지 않다”며 반별 명단의 필요성에 대한 회의를 드러냈다. 그러나 유씨는 “전자 투표가 수기 투표의 오차를 줄일 수 있다”며 반별 명단 확보를 통한 전자 투표의 공정성 제고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학생회 차원에서 명단을 만들어 보관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도 위험하다”며 “학교 차원에서 반별 명단을 만들어야 안전하게 선거의 공정성을 보다 높일 수 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한편, 상경‧경영대는 오는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 반별 학생 명단을 만들 예정이다. 약 3년 후에는 전자 투표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의 자료가 모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류씨는 “완벽하다 할 순 없지만 현재의 상경‧경영대 선거방식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이라며 “이후로도 각 기층단위 특성에 맞는 매뉴얼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 부르지만 선거는 학생사회의 출발점, 즉 민주주의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식물은 아무리 정성껏 키워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건강한 학생사회를 위한 튼튼한 뿌리, 탄탄한 선거 제도가 필요하다.

글 이현진 기자
bodo_wooah@yonsei.ac.kr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사진 김수빈 기자
sbhluv@yonsei.ac.kr
조현준 기자
wandu-kong@yonsei.ac.kr

이현진 조성해 김수빈 기자  bodo_wooa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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