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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人] ‘무장애 대학’을 위한 걸음들장애인권 동아리, 장애학생과 가장 가까이 있는 그들의 이야기
  • 송정인 이연수 기자
  • 승인 2020.09.06 12:14
  • 호수 59
  • 댓글 0

대학 내 소외당하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목소리를 듣고, 그들과 함께 대학판을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The Y』 Y,人의 새로운 시리즈! 대학판을 바꾸는 사람들. ‘무장애 대학’을 위해 장애학생과 가까이서 목소리를 들으며 실천적인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장애인권 동아리들을 만났다.

배리어프리*의 한계를 짚다

건국대 장애인권 동아리 ‘가날지기’

▶▶ 건국대 학교 축제의 무대 바깥쪽에 배치된 장애학생 배리어프리존의 모습이다.

Q.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회장 허우령, 부회장 김휘겸, 임원 김세익이다. ‘가날지기’란 나무 그늘 밑에 쉬어가는 곳이라는 순우리말이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 모두 편하게 쉬어가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짓게 됐다. 장애학생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며 매 학기 간담회를 개최해 캠퍼스 내 학습권 침해와 시설물 개선 요구를 이어나가고 있고 유튜브 활동도 하고 있다.

Q. 유튜브 활동에 대해 설명해달라.

A. 많은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개설했다. 비장애인과 다를 것 없는 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고 장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오해를 개선하고자 했다. ‘장애 유형별 에티켓’과 ‘동아리 내부의 다양한 활동들’을 영상으로 만들고 있고, ‘브이로그’를 통해 일상에서 지나쳤던 시설들과 생활들이 장애인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려주고 있다.

Q. 장애학생의 인권을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나.

A. 일부 장애인은 불편함은 당연한 것 본인의 잘못이라는 등 장애가 열등하다고 주입받으며 자란다. 이로 인해 수동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게 되는 것 같다. 불편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이데올로기에 맞서야 한다. 장애 비장애 학생들이 함께 시간을 갖고, 차별과 불편이 당연한 일이 아님을 깨달아 행동으로 이어가야 한다.

Q. 배리어프리존이 ‘격리’라는 이름 아래 갇혀있다고 지적했다. ‘격리의 한계를 넘어선 배리어프리’가 궁금하다.

A. 처음에 장애학생 배리어프리존은 ‘안전’이라는 이름 아래 동물 우리처럼 생긴 공간에 마련됐다. 학교 축제의 무대 바깥쪽에 배치돼 스피커와 각종 무대 장비들에 가려 시야도 확보되지 않았고, 가드가 설치돼있어 불편했다. 게다가 배리어프리존을 역차별이라고 말하는 비장애인도 있고 ‘이 정도가 최선이다’라는 사람도 존재한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배리어프리는 장벽을 허물고 모두가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자유는 ‘이 정도면 됐다’, ‘최선이었다’와 같은 말로 대신할 수 없다. 당사자의 필요에 맞게 이뤄져야 진정한 자유다.

법제화와 제도화가 만드는 배리어프리 대학

서울대 장애인권 동아리 ‘위디(With:D)’

▶▶'위디'의 문집 10호의 표지이다. 문집은 장애와 인권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Q.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서울대 장애인권 동아리 ‘위디(With:D)’(아래 ‘위디’) 회장 김상철이다. ‘위디’는 장애 인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천으로 나아가고자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 이름의 ‘D’는 장애(Disability)와 다름(Difference)을 의미한다. 일차적으로 장애와 함께 하는 사회를 만든다는 뜻과 다양성을 폭넓게 다루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 모든 소수성의 문제는 연관돼있기 때문이다.

Q. ‘위디’는 장애인 권익 옹호 활동을 통해 어떤 변화를 이뤘나.

A. 캠퍼스 내에 노선을 둔 5516번 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기존의 5516번 버스들은 휠체어를 타는 장애학생들이 이용하기 힘들었다. 동아리에서 관련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학교와 간담회를 열고, 서울시와도 협의를 거쳐 5516번 저상버스를 도입했다. 이러한 실천적 변화 외에도 문집 제작이나 학술 활동을 통해 장애 인권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었다.

Q. 문집 제작과 학술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다.

A. 문집 발행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장애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이다. 문집에 실리는 글에 최대한 제한을 두지 않는다. 아홉 번째 문집 이름은 ‘이 중 어떤 것도 턴투에이블(위디의 전 명칭)의 공식 입장이 아닙니다’였다. 자유롭게 장애와 인권에 관한 논의를 촉발하고자 한다.

학술 활동 역시 장애와 인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동아리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으로 구성된다. 비장애학생은 장애 인권의 당위성에 공감해 들어오지만, 당사자로서 장애를 겪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에 망설인다. 학술 활동은 이야기의 장을 만들어 이런 망설임을 부분적으로 해소한다.

Q. 장애학생의 인권과 배리어프리한 학교생활을 위해 어떤 개선이 필요한가.

A. ‘법제화’와 ‘제도화’가 가장 중요하다. 장애학생에게 보장돼야 하는 것들을 법과 제도에 명시해야 한다. 그래야 장애학생 개인의 문제 제기 없이도 배리어프리가 일상화될 수 있다. 그러면 장애학생에 대한 시혜적인 시선과 과도한 배려는 낄 자리가 없게 된다.

장애학생 간담회에서 항상 나오는 이야기가 건물의 접근성에 관한 것이다. 경사로를 설치해달라거나, 문을 가볍게 해달라는 등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건물은 이미 지어졌다. 실제로 ‘이미 그렇게 지어져 바꾸기 힘들다’는 식의 결론이 나온다. 건축 규정이 마련돼 있었다면 애초에 제기되지 않았을 문제들이다. 장애 인권을 규정상으로 명문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장애인권 동아리는 장애학생과 가장 가까이 있다.

아주대 장애인권 동아리 ‘하모니’

▶▶'하모니'의 마라톤 완주 도전은 장애학생이 더 많은 활동에 참여하길 바라는 소망이 담겨있다.

Q.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한다.

A. 아주대 장애인권 동아리 ‘하모니’의 회장 이도연이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모여 장애 인식 개선과 대학 내 제도 개선을 실천하는 동아리다. ‘하모니’라는 단어가 지닌 조화의 의미를 대학 내 장애 인권 운동에서 실현하고자 한다.

Q. ‘하모니’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A. 먼저 ‘하모니 원정대’라는 이름으로 무장애 여행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장애 여행은 장애를 최소화해 장애학생들도 비장애학생만큼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일례로, 지체장애 학생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지체장애 학생에게는 교통 지원만으로도 여가 접근권이 크게 향상된다. 시각장애, 청각장애 학생에게 일대일 도우미를 지원하기도 한다. 또,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조를 이뤄 학교생활을 함께한다. 장애학생의 관계 형성 범위를 넓히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Q. 장애학생의 여가 접근권, 관계 형성과 같이 미시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 같다. 이러한 활동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A. 학교 차원에서는 장애학생의 교육권에 관한 문제가 우선시 될 수밖에 없다. 학교의 관심에서는 부차시 되지만, 여가 접근권과 관계 형성 역시 장애 학생의 대학 생활에 큰 축을 이룬다. 장애학생의 대학 생활에서 수업을 듣는 것만큼 여가 활동과 관계 형성 역시 중요하다. 교육권에 가려진 문제들을 논의하고, 부족한 기회를 늘리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Q. 대학의 장애인권 동아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학교와의 면담, 간담회가 진행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학교 측에서 보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다. 장애학생들이 어떤 것들을 불편해하는지 동아리만큼 가까이서 보지 못한다. 장애인권 동아리에서 장애학생을 대변하고, 한계를 보완해나가야 한다.

장애인권 동아리는 대학 내 장애 인권 운동의 최전선에 있다. 장애학생과 가장 가까이서 함께 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무장애 대학’으로의 방향들을 제시한다. 장애인권 동아리의 이야기가 대학, 나아가 사회에서 장애 인권을 위한 울림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배리어프리(barrier free): 고령자나 장애인과 같이 사회적 약자들이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물리적이며 제도적인 장벽을 제거하는 것

**저상버스: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탄 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오를 수 있도록 차체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 대신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

글 송정인 기자
haha2388@yonsei.ac.kr
이연수 기자
hamtory@yonsei.ac.kr
<사진제공 가날지기 페이스북, 하모니 페이스북, 위디 김상철>

송정인 이연수 기자  haha238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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