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과의 원활한 소통 필요성 대두해

우리대학교는 지난 19일 중간고사 기간까지 강의를 전면 비대면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그 이전에는 온-오프라인 혼합수업(Blended Learning)이 시행될 예정이었다. 당시 미래캠은 대부분의 전공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었고, 기숙형 대학이기에 기숙사 입사 희망자가 많았다. 지난 7월 24일부터 30일까지 생활관은 2020학년도 2학기 입사 신청을 받았다. 그러나 입사 선발 과정에서 여러 논란이 일었다.

 

▶▶세연3학사의 모습. 중간고사까지 전면 비대면·온라인 강의로 전환됨에 따라 기숙사 입사 과정에서 생활관과 학생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생활관, 학생 모두 혼동

 

학생들은 2020학년도 2학기 기숙사 입사 과정에서 ▲격리 공간 마련으로 인한 수용인원 감소 ▲입사 선발기준 강화 ▲수업방식 확인 전 입사 신청 ▲추가신청 기간 부재로 기숙사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인해 격리 공간을 마련하게 되면서 기숙사 수용인원이 크게 줄었다. 세연3학사 A동 전체를 해외에서 입국한 유학생의 자가 격리 공간으로 활용하고, 학사별 비상용 방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약 3천700명을 수용할 수 있던 것에 비해 2020학년도 2학기의 최대 수용인원은 약 2천500명에 그쳤다. 2020학년도 2학기 기숙사 신청자 수는 약 2천700명으로 약 200명의 학생이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했다.

입사 선발기준도 높게 형성됐다. 여학생의 경우 세연학사의 2인실 선발기준은 상·벌점 누계 6점, 직전 학기 성적 3.78이었으며 3인실 선발기준은 상·벌점 누계 0점, 직전 학기 성적 3.82이었다. 청연학사도 상·벌점 3점, 직전 학기 성적 3.90인 학생까지 선발했다. 한편, 2019학년도 2학기 여학생 세연학사 2·3인실 지원자는 직전 학기 입사자를 대상으로 전원 선발되었다. 재학생 전체 대상 선발에서도 전원 선발되거나 상·벌점 누계 –5점이 기준이었다. 이에 비하면 2020학년도 2학기 선발 커트라인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된 것이다. 기숙사에 입사하지 못한 학생들은 휴학을 고려하기도 했다. 재학생 송시온(화학및의화학·19)씨는 “대부분의 수업이 대면으로 진행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세연학사 입사를 신청했지만 떨어졌다”며 “시간표를 고려했을 때 통학은 힘들 것 같아 휴학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일부 과목의 수업방식 기재가 늦어져 학생들은 기숙사 입사 신청에 어려움을 겪었다. 윤수민(인예철학·19)씨는 “기숙사 입사 신청일 당시 일부 강좌는 수업방식을 공지하지 않은 상태라 입사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생활관장 전혜선 교수(보과대·물리치료학)는 “학처장, 실처장 회의를 통해 학내 다른 부처들과 충분히 논의한다”며 “하지만 일부 과목의 수업계획서가 늦게 기재되는 것까지 고려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또 2020학년도 2학기 기숙사 입사 신청 안내에서는 이전 학기들과 달리 추가 입사 신청에 대한 내용이 없었다. 전 교수는 “코로나19로 학생들의 밀도를 높이지 않기 위해 추가 선발은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의과대와 생활관의 소통 부재,
학생들의 피해 야기해

 

지난 8월 6일 학내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게시판에 원주의과대 소속 20학번 남학생들이 청연학사에 입사하지 못했다는 글이 게시됐다. 의예과에서 조사한 결과 2020학년도 2학기 청연학사 입사를 지원한 의예과 1학년 남학생 36명이 모두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사일정 연기 때문에 발생했다. 기숙사 입사 행정 처리에 필요한 성적 산출이 늦어진 것이 원인이다. 원주의과대 사무실 관계자 B씨는 “실험과 실습이 많은 의예·의학과의 특성상 학사일정이 미뤄지면서 성적 산출도 늦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은 미래캠 학사일정에 따르지만, 성적 산출은 원주의과대에서 진행한다. 그런데 원주의과대 학사일정을 따르는 의예과 2학년 이상 학생들의 성적 산출이 늦어지면서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의 성적도 덩달아 늦게 산출된 것이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생활관은 성적이 기재되지 않은 학생들을 휴학생으로 처리했다. 이에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기숙사 입사 선발 과정에서 누락됐다. 누락된 학생들은 세연학사나 매지학사로 대체 선발됐다. 생활관 이수지 차장은 “미래캠 학사 일정상 7월 중순에 성적 발표가 완료됐기 때문에 직전 학기 성적이 나타나지 않은 학생들은 휴학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후 원주의과대의 요구로 생활관은 재선발을 진행했다. 재선발은 성적순으로 청연학사 공실에 입사하는 방식이었다. 의학과 학생회장 김동유(원주의학·16)씨는 “학생들은 탈락과 대체 선발 과정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일방적으로 통보 받았다”고 말했다. 의예과 재학생 C씨는 “청연학사 입사를 신청했지만 떨어졌다”며 “이에 대한 생활관 측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대체 선발된 의과대 학생 중 원하는 학생 모두 청연학사로 추가 선발 완료했다”고 말했다.

 

현재는 중간고사 기간까지 전면 비대면 강의로 전환돼 기숙사 입사도 보류됐다.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는 한 유사한 사례는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 학내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다.

 

 

글 권은주 기자
silverzoo@yonsei.ac.kr
백단비 기자
bodo_bee@yonsei.ac.kr

사진 홍예진 기자
yeppeuj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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