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KDJ 민주 인권 평화 포럼’ 열려

지난 17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 센터에서 ‘제1회 KDJ 민주 인권 평화 포럼’(아래 포럼)이 열렸다. 김대중 컨벤션 센터와 우리대학교 김대중도서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은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와 5·18 민주화 운동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개최됐다. 포럼은 기조연설과 대담을 포함하는 개막식으로 시작해 1, 2부의 학술 발표, 3부 좌담회 순서로 진행됐다.

 

▶▶제1회 KDJ 민주 인권 평화 포럼에서 박명림 김대중도서관장과 하버드 대학 마이클 샌델 교수가 화상으로 대담을 나누고 있다.

 

김대중 정신으로 현재를 읽고 미래를 바라보다

 

포럼을 여는 김대중도서관장 박명림 교수(지역학협동과정·지역학)의 기조연설 이후 박 교수와 하버드대 정치학과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교수의 화상 대담이 진행됐다. 샌델 교수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리더십 부재로부터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해, 차이 극복, 그리고 용기는 위대한 리더들의 공통점”이라며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 김 전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샌델 교수는 민주주의의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인 시민참여에 대해 말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속 시민참여와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며 “시민들의 토론은 민주주의 확립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포럼 1부에서는 ‘5·18과 김대중: 민주, 인권의 보편화와 세계화’를 주제로 학술발표가 진행됐다. 서울대 사회학과 정근식 교수는 ‘5·18 민주화 운동, 김대중 그리고 국제연대’ 발표에서 “김 전 대통령은 세계적인 네트워크라는 측면에서 독보적인 분”이라며 김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설명했다. 또한 “최근 5·18 민주화 운동이 광주에서 일어난 것은 신군부의 선택이라는 ‘광주 선택설’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과 5·18 민주화 운동 간 연관성에 대한 담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전남대 사회학과 최정기 교수, 성공회대 사회학과 김동춘 교수, 전남대 철학과 김상봉 교수의 학술발표가 이어졌다.

2부 포럼은 ‘5·18과 김대중: 평화, 화해의 보편화와 세계화’를 주제로 했다. 우리대학교 김동노 교수(사과대·역사사회학)는 김 전 대통령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를 조명했다. 김동노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통일을 주장하면서도 안보를 버리지 않는 민족주의를 만들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민족주의가 세계주의로 이어질 수 있었던 흐름을 설명했다. 민족 내부의 결속을 강조하면서도 외부를 배척하지 않았던 김 전 대통령의 열린 태도가 세계주의로의 토대가 됐다는 뜻이다. 한성대 교양학부 김귀옥 교수는 “국내 여성 단체들도 80년대에 들어서야 주장하기 시작했던 인신매매 금지법을 김대중은 1971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다”며 김 전 대통령의 평화 사상의 보편성과 특수성에 대해 발표했다.

3부에서는 ‘한국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좌담회가 진행됐다. ‘교착상태에 빠진 현재의 한반도 평화를 김대중은 어떻게 풀어나갔을 것인가’에 대해 광주과학기술원 임혁백 석좌교수와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 김 전 대통령의 아들인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대담을 진행했다. 김두관 의원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정치적 민주주의에서 사회 경제적 민주주의로 나아가지 못했다”며 현 한국 정치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김홍걸 의원은 세계적 민주주의의 위기를 지적했다. 미국 일본 등에서도 정치가 양극단으로 빠지고 있으며 김 전 대통령의 평화 사상으로 포용과 화합의 정치를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홍걸 의원은 이어 남한 내에서도 남북관계를 놓고 갈등이 있음을 언급하며 “문화, 체육, 학술 등의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면 남한 내 갈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관장은 “김대중포럼이 명실상부한 국제포럼으로  발전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와 화해를 주제로 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적 담론플랫폼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라는 전 세계적 문제를 맞닥뜨린 지금, 평화의 의미와 방법을 김 전 대통령을 통해 다시 한번 돌아본다.

 
글 이지훈 기자
bodo_wonbin@yonsei.ac.kr
조성해 기자
bodo_soohyang@yonsei.ac.kr
 
사진 김수빈 기자
sbhluv@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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