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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1] 미처 몰랐던 내 옷의 화려한 과거패션은, 돌아오는 거야!
  • 조재호 기자
  • 승인 2020.05.31 20:32
  • 호수 58
  • 댓글 0

패션을 보면 곧 그 시대가 보인다. 패션에는 당대의 환경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 때문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나간 패션은 언젠가 다시 돌아와 유행을 선도하기도 한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패션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The Y』와 함께 살펴보자.

세계의 변화가 패션의 변화로

1970년대는 경제 상황과 대중문화가 대비되는 시기였다. 이들 팝송 가수나 영화배우는 문화의 주체가 돼 대중들의 생활양식과 소비 습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황금기를 누리던 대중문화와는 달리 세계 경제는 어두웠다. 두 번의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물가가 치솟았고, 실업률도 매우 높았다. 이에 따른 시위도 많았던 시기였다. 이러한 경제 분위기 속에서 소비자들은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했으며, 이는 패션에까지 이어졌다. 슬림한 정장에 첼시 부츠, 바가지 머리로 대표되는 ‘비틀즈 룩’은 지금까지도 ‘단정한 패션’의 기초로 여겨진다. 경제 불황이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차분하고 단정한 패션의 유행을 만들어 낸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1980년대는 당당하고 과시적인 패션이 유행하던 시기였다.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직장여성들이 새로운 소비자 집단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에 새로운 생활양식을 가진 ‘여피’(Yuppie)가 탄생했다. 여피는 미국 대도시 교외에 살면서 전문직에 종사하는 젊은 엘리트층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당시 산업계와 정계에서 새롭게 부상하며 패션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이들의 패션 중 대표적인 옷으로는 ‘파워 슈트’가 있다. 파워 슈트는 전문직 여성을 위한 능동적이고 중성적인 느낌의 정장이다. 당시의 파워 슈트에는 어깨를 넓어 보이게 만드는 어깨패드가 들어갔다. 이는 현재의 ‘빅숄더’ 패션으로 다시 태어났다. 여성의 자신감을 올려줄 목적이었던 어깨 패드가 지금은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1990년대에는 ‘디지털 혁명 시대’가 시작됐다. 책상에 앉아 전 세계를 볼 수 있었기에 생활방식과 가치관에 있어 ‘로컬’(local)이 약화되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로컬’의 축소는 곧 소비자가 넓은 세계관을 가진다는 의미이다. 자연스레 패션 소비도 글로벌화 됐다. 디자이너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였다. 지방시의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디오르의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루이뷔통의 마크 제이콥스(Marc Jacobs), 샤넬의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구찌의 톰 포드(Tom Ford) 등 많은 디자이너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상류층이 점유하던 ‘브랜드’라는 개념은 점차 중산층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로고플레이’의 유행이 시작된 것이다. 로고플레이란 특정 브랜드의 로고가 부각된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이다. 대중들은 로고가 확실하게 드러나는 아이템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많은 디자이너는 이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의 대표이사로 부상했고, ‘브랜드 패션’은 점차 대중화됐다.

패션은 긴 역사를 거쳐 여러 사회적 현상의 영향을 받으며 바뀌어 왔다. 특정 시대의 패션을 들여다보면,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를 볼 수 있다.

돌고 돌아오는 패션

“유행은 돌고 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불과 몇 년 전에 입었던 옷은 촌스러워 보이지만, 수십 년 전에 유행했던 패션은 오히려 세련돼 보인다. 대표적으로 ‘오프숄더’, ‘크롭탑’, ‘로고플레이’ ‘청청패션’을 꼽을 수 있다.

‘오프숄더’와 ‘크롭탑’은 1990년 당시 여성들이 즐겨 입었던 패션 아이템이었다. 당시 노출을 즐기던 사회적 분위기가 어깨와 배를 노출하는 패션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당시의 주류 패션이었던 오프숄더와 크롭탑은 20년이 지난 2010년대에 돌연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노출 패션을 통해 자신감 있는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고자 하는 청년들의 선택을 받게 된 것이다.

1980년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청청 패션’ 또한 지금에 와서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당시엔 주류 패션에서 밀려났던 청소년들의 선택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주목받는 것이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청바지에 청재킷은 진리다’라는 말이 오가기도 한다. 청청 패션의 꾸준한 인기를 증명하는 셈이다.

한편 ‘로고플레이’는 1990년대에 디자이너 브랜드가 부상하며 탄생한 패션 스타일이다. 90년대 로고플레이의 인기가 잦아들고 한동안은 브랜드 로고를 드러내지 않는 ‘로고리스’ 디자인이 유행했다. 그러나 최근, 로고플레이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청년들의 ‘Flex’ 문화를 겨냥해 로고플레이를 활용한 디자인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Flex’란 1990년대 힙합 문화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부를 과시한다는 의미이다. 브랜드 이름을 패턴으로 가득 채운 디자인, 커다란 로고가 중앙에 그려져 있는 디자인 등 ‘Flex’를 겨냥한 마케팅과 로고플레이의 결합은 명품 브랜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패션들은 많은 역사를 거쳐 현재까지 왔다. 우리의 사랑을 받는 패션은 이미 부모님 세대가 애용했던 패션이었다. 오늘은 한 번 부모님의 옷장을 구경해보면 어떨까. 뜻밖의 ‘잇템’이 숨어있을 수 있다.

글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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