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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힘없는 저작권, 표절에 취약한 학보사
  • 강우량 김민정 기자
  • 승인 2019.12.02 00:34
  • 호수 1844
  • 댓글 1

“자사는 인터넷 언론사로서 설립 이래

단 한 건의 권익침해나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009년 창간된 인터넷신문 「뉴스○○○」 홈페이지에 게시된 문구다. 해당 문구는 사실이 아니다. 5월 22일, 「뉴스○○○」은 우리신문사 기사 한 편을 무단 도용했다. 5월 20일 우리신문사에서 발행한 ‘5·18 그들의 39년’ 기사 전문은 한 글자도 빠짐없이 복사됐다.

쉽게 설립된 언론
쉽게 반복되는 표절

▶▶뉴스○○○은 우리신문사 기사 전문을 표절하고, 기자명과 저작권자만 바꿔 발행했다.

「저작권법」제7조는 ‘기자의 창작성이 반영된 보도기사’의 어문저작물성을 인정한다. 기사의 저작물성은 개별 기사마다 달리 판단된다. 우리대학교 조채영 연구교수(법학전문대학원·저작권법)는 “단순 사고 소식이나 날씨, 정보 전달 등을 목적으로 사실을 나열하는 기사는 저작물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그러나 사설이나 기자의 사상과 감정 등이 포함된 경우 저작물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저작물성이 인정된 기사는 엄연히 법의 보호를 받는다.

기사 속 문장의 배열순서, 구체적인 표현의 수정·증감·변형이 가해졌더라도 표절에 해당한다. 조 교수는 “원본 기사의 핵심 표현을 쓰거나 전체적인 기사 구성 및 논조에 있어 원본 기사의 창작적 특성이 느껴질 정도로 유사할 경우 침해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고 말했다.

기사가 저작권법의 보호 아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터넷신문은 표절을 상습적으로 일삼는다. 「뉴스○○○」은 지난 2018년 8월 한 르포작가가 카페에 올린 글을 무단 도용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고발하는 논평을 쓴 웹진 「문화다」 편집인 최강민 교수는 “인터넷 매체들의 표절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다”라며 “카페·비주류 언론사·학보사와 같이 포탈에서 쉽게 검색되지 않는 기사를 짜깁기하거나 통째로 복사해서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학보사 기사 표절은 빈번히 일어난다. 지난 2018년 5월 고려대 학보사「고대신문」과 숭실대 학보사 「숭대시보」등은 일제히 학보사 표절 피해를 고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모 인터넷신문에서 위 두 곳을 비롯한 학보사 기사 80여 개를 표절했기 때문이다.

인터넷 언론이 쉽게 다른 기사를 표절할 수 있는 배경으로는 ▲인터넷신문의 설립요건 ▲기사 등록 과정 등이 거론된다. 현재 인터넷신문 설립요건은 매우 간단하다. 「신문 등의 진흥에 관한 법률」(아래 신문법) 제9조에 따르면 몇 가지 필수 서류만 지자체에 제출함으로써 인터넷신문을 설립할 수 있다.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민원처리 2팀 김광원 주무관은 “필수 서류 제출 외에 별도의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수많은 인터넷신문이 보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등록된 인터넷신문은 총 8천171개에 달했다. 그에 부응하듯 매일 엄청난 양의 인터넷 기사가 쏟아진다.

기사 게재 역시 신문사 등록만큼이나 간단하다. 인터넷신문은 사설 뉴스사이트 제작 업체와 계약해 홈페이지 관리 및 운영 기술을 지원받는다. 월별 계약금을 지불하고 홈페이지를 제공받는 방식이다. 홈페이지에 기사를 등록하는 과정에서 문법적 오류나 표절 여부를 검사하는 시스템은 없다. 기사를 쓴 후 등록 버튼만 클릭하면 된다. 편집권자가 표절을 용인한다면 이를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대부분 5인 이하로 운영되는 인터넷신문 특성상 이는 표절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말과 같다.

표절은 자유,
사후 조치는 자율?

인터넷신문의 비윤리적 표절 행태가 쉽게 반복되는 가운데 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이 요구된다. 현재 ▲중앙 정부의 언론중재위원회(아래 중재위) ▲지자체별 등록취소심의위원회(아래 등록취소심위) 등이 언론 감독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해당 기관의 표절 감독 조치는 미비하다.

먼저 중재위는 피해자로부터 중재 요청이 들어온 이후에야 감사에 돌입한다. 중재위 홍보팀 B씨는 “표절 사안의 경우 민원이 접수된 이후 저작권법에 따라 고소 등의 조치를 취한다”며 “별도로 데이터베이스화해 표절을 감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즉, 표절 피해자가 직접 피해 증거를 수집해 제시해야 한다.

지자체별 등록취소심위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등록취소심위는 신문법 제22조*에 명시된 발행중지 사유에 의거해 언론사들을 감독한다. 그러나 표절은 등록취소심위 심의 대상이 아니다. 서울시 등록취소심위 관리 담당인 문화예술과 백미영 주무관은 “표절은 당사자 간 1대1로 발생한 문제”라며 “등록취소심위에서 관련 사안을 다루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등록취소심위에 신고된 표절 사안은 접수되지 않거나 중재위로 이관될 뿐이다.

인터넷신문 업계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표절 감사에 나서기는 한다. 인터넷신문위원회(아래 위원회) 활동이 대표적이다. 위원회는 「인터넷신문윤리강령」 위반 사례를 심의하는 기관이다. 매해 약 4천 건에 육박하는 위반 사례가 접수된다. 이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표절이다. 위원회에서 발행한 ‘2017년도 인터넷신문 기사심의 결과 통계’에 따르면 총 3천926건의 접수 사건 중 표절 사례는 1천480건으로, 43.8%에 달했다.

그러나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은 표절 사례는 무수히 많다. 위원회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에 대한 주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지만 전수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인터넷 매체와 각 매체에서 발행하는 기사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학보사 기사는 포털 사이트에 노출되지 않아 위원회에서 표절 여부를 확인하기 더 어렵다. 관계자는 “인터넷 매체가 블로그에 올린 글을 표절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전문 매체에 올라온 글이 아니기 때문에 표절을 적발하기 어렵다”며 “연세춘추와 같은 학보사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표절 사례는 위원회에서 마련한 ‘이용자 고충 처리’ 절차를 통해 접수된다. 고충 처리 절차를 통해 표절 사례가 접수되면 자유 심의가 열린다. 그러나 표절이 확인되더라도 심의 결과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인터넷신문윤리강령」은 자율규약으로서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보장되는 저작권
‘학생 기자’에게는 언제쯤?

▶▶우리신문사가 표절 사실을 항의하자, 뉴스○○○은 ‘검토중’이라는 페이지를 올렸다. 우리신문사는 공식사과 게재를 요구했으나 뉴스○○○은 끝내 응하지 않은 채 기사 링크를 삭제했다.

결국 표절을 밝혀낼 ‘의무’는 오롯이 피해자만이 짊어진다. 문제는 피해자가 표절 여부를 규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학생 기자로서 행정적 지원을 기대하기 힘든 학보사 입장에선 더욱 그러하다.

대안으로 학업용 보고서 표절 검사 등에 쓰이는 사설 프로그램 활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설 프로그램은 ▲웹페이지 자료 ▲계약 출판사 자료 ▲연구 인력 및 학생 제작 보고서 등을 구조화해 저장한다. 그러나 모든 인터넷신문 홈페이지를 검사용 웹페이지로 등록하지 않는 한 기사의 표절 검사는 어렵다. 많은 대학과 연구 단체에서 활용하는 표절 프로그램인 T업체 직원 A씨는 “개별 인터넷신문 홈페이지를 일일이 데이터베이스화하진 않는다”며 “기사는 표절 검사에서 논외로 치부되기는 한다”고 설명했다.

표절 예방조치가 미비한 상황에서, 표절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요구된다. 가장 확실한 대응은 소송을 제기하는 방식이다. 이는 학생들로 구성된 학보사에게는 쉽지 않은 조치다. 조 교수는 “소송을 제기하기 전 중재 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며 “언론중재위원회 절차를 밟거나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거 확보 및 규명 책임이 피해자에게만 귀속된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다. 우리신문사는 위원회에 표절 사건 정식 접수를 요청했다. 해당 시점은 「뉴스○○○」에서 기사를 삭제 조치한 이후였다. 삭제된 기사의 표절 심의는 접수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관계자는 “당시 표절을 했다는 증거가 있어도 현재는 기사를 내린 상태이므로 심의가 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증거 수집부터 보존까지 모두 피해자가 책임져야 하는 실정이다.

무단 도용된 사실을 발견하고 연락을 취하자 「뉴스○○○」 편집국장은 공식 사과문을 보내왔다. 편집국장은 신문사를 대표해 해당 기자를 ‘강제회원탈퇴’ 조치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공식 사과 이후인 지난 8월까지도 기자는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자사는 인터넷 언론사로서 설립 이래

단 한 건의 권익침해나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뉴스○○○」의 홈페이지에는 해당 문구가 여전히 게시돼 있다.


*신문법 제22조 2항 2호: 신문 등의 내용이 등록된 발행목적이나 발행내용을 현저하게 반복하여 위반한 경우 발행정지나 등록 취소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글 강우량 기자
dnfid0413@yonsei.ac.kr
김민정 기자
whitedwarf@yonsei.ac.kr

강우량 김민정 기자  dnfid04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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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환 2019-12-03 18:43:12

    표절한 인터넷 신문사가 어디인지 알고싶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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