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는 2019년 『The Y』의 발걸음

어느덧 2019년의 마지막 달이 돌아왔다. 많은 사람은 새로운 한 해를 위해 다이어리나 달력을 준비하기도 하고, 걸어온 1년을 마무리하기도 한다. 한 해 동안 신촌과 연희동 일대의 소식을 담은 『The Y』도 연말 결산에 나섰다. 2019년 기사 중 주목할 만한 이야기들을 총망라해 보았다. 

 

[지켜보겠상] 연희1구역 재개발, 16년 엇갈림의 막을 내리다

지난 4월, 『The Y』 48호에서는 ‘주택재개발조합’(아래 조합)과 재개발을 반대하는 ‘연희1구역재개발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 간 갈등으로 16년째 매듭지어지지 못하는 연희1구역의 재개발 문제를 다뤘다. 재개발이 진행되며 주민투표에선 부적절한 투표 종용 행위가 있기도 했다. 이로 인해 비대위는 재개발의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서대문구청과 조합은 법리적 해석을 근거로 재개발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세웠다. 

그렇게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듯했으나, 지난 5월 17일 드디어 갈등이 일단락됐다. 서대문구청이 재개발 계획을 최종 승인했기 때문이다. 재개발 승인을 막기 위해 정기 시위를 벌였던 비대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서대문구청의 고시로 16년 동안 이어져 온 재개발 분쟁은 표면적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앞으로 진행될 재개발과 분양 문제, 주민들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귀 기울일게 항상] 키오스크, 박스퀘어, 그다음은?

지난 몇 년간 서대문구청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며 상권 재건에 힘을 쏟았다. 신촌 연세로에는 가게 회전율 향상을 위해 ‘무인결제기기(키오스크)’를 마련하는 가게들이 늘어났고, 신촌 기차역과 민자역사 앞에는 청년 창업가와 기존 노점상 상인들이 함께 입주한 복합문화공간인 ‘박스퀘어’가 등장했다. 『The Y』는 이러한 변화들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남’이란 독자적인 시각으로 짚어냈다. 47호의 ‘무인화 기기를 둘러싼 신촌 사람들의 말, 말, 말’과 51호의 ‘신촌박스퀘어, 성공한 정책일까?’가 그것이다.

새로운 제도나 공간의 시작이 불러오는 실과 득을 살펴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를 몸소 경험하고 있는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아닐까. 앞으로도 신촌에 일어날 무궁무진한 변화에 귀 기울이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해 나가는 『The Y』가 되고자 한다.

 

[수고했상] 서대문구의 골목을 밝혀 온 장수 코너, 틈새

『The Y』는 지난 2018년 3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서대문구의 골목 속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는 가게들을 발굴하는 ‘틈새’ 코너를 진행했다. 틈새는 골목 깊숙이 자리한 잡화점, 양갱 상점, 책방 등 숨은 장소의 다채로운 이야기로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사러가 쇼핑센터’부터 ‘징기 레이블’까지, 총 12개의 가게가 틈새를 통해 소개됐다. 다른 기사들에 비해 짧아 ‘기획’ 코너 아래에 반 페이지 남짓으로 실렸지만, 동네의 알짜 가게를 소개한다는 것은 틈새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51호부터 ‘우리동네아지트’ 코너에서 다루는 가게들의 범위가 술집, 식당에서 일반 가게로까지 확장되며, 틈새는 사라졌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못하는, 숨겨진 옥석과 같은 가게들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하리란 틈새의 의의만큼은 여전하다. 앞으로도 『The Y』는 쉼 없이, 꾸준히 서대문구 곳곳을 누비며 골목의 ‘틈새’를 밝히는 이야기를 담아낼 것이다. 틈새, 1년 반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문화유상] 문화유산 ‘오래가게’, 그 자리를 계속 지켜주세요!

『The Y』 51호에서는 30년이 넘도록 신촌을 지킨 가게 오래가게 3곳을 소개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오래된 가게를 부르는 서울시만의 이름으로 ‘오래가게’를 채택했다. 오래된 가게들은 지역의 개성을 살리는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만큼 큰 가치가 있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학생들의 아지트, 훼드라부터, 50년의 역사를 가진 춘추사, 생활 체육인들의 대들보인 복지탁구장까지. 지난 2018년 9월에 서대문구가 선정한 10개의 오래가게 중 신촌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는 3곳을 기자가 직접 방문했다.

신촌 관련 책자에 소개되고 가게 앞에 ‘오래가게’라는 현판이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청년들은 오래가게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사장님들은 오랜 세월 신촌을 지켜 왔다는 책임감으로, 오랜 시간 함께 한 가게에 대한 애정으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젠 청년들이 오래가게에 대한 애정을 보여줄 차례다. 청년들의 애정이 있다면, 거리 위의 문화유산, 오래가게는 내일도 어제와 같은 그곳에서 지금의 자리를 지킬 것이다. 

 

[언제나 항상] LP판 천국 우드스탁, 신청곡 받아요! 

『The Y』는 48호를 통해 과거의 신촌을 느낄 수 있는 신촌 ‘우드스탁’의 사장님을 인터뷰했다. 27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온 우드스탁은, LP판으로만 음악을 트는 올드록 스타일 록카페 감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오랫동안 한 장소에서 가게를 유지한 비결은 다운로드 스트리밍 혹은 CD가 아닌 오직 LP판으로만 음악을 트는 사장님의 원칙 덕분이다. 손님들의 신청곡 하나하나가 우드스탁을 만든다고 말하는 사장님의 말에서 그 원칙이 더 빛난다. 올드락과 팝음악은 오직 이곳에서만 들을 수 있는 감성인 것이다. 옛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신촌의 ‘우드스탁’을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우드스탁 문진웅 사장님과의 대화>

Q. 48호 인터뷰 당시 “가게를 열기 전 준비하는 시간부터 행복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여전히 그런 마음인가. 

A. 우드스탁의 새로운 하루를 준비하는 과정은 항상 설레고 행복하다. 그 날 우드스탁을 방문하는 손님, 그들이 신청하는 신청곡에 따라 우드스탁의 하루는 매일 다르다. 28년간 해온 일이지만, ‘오늘은 어떤 손님이 올까’란 설렘은 여전하다.

 

Q. 곧 연말이다. 우드스탁의 12월은 어떤 모습일 것 같나. 

A. 아무래도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가 나지 않겠나. 앞에서도 말했지만 우드스탁의 분위기는 그 날의 신청곡으로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손님들이 알아서 2019년 12월의 우드스탁을 멋지게 만들어주시리라 믿는다. (웃음) 우드스탁에서 좋은 사람들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간을 많이들 보내주셨으면 좋겠단 마음이다.

 

<『The Y』 명예의 전당>

1등 Y,人 - 당신 곁의 ‘퀴어’를 그립니다.

퀴어를 사유하는 미술가, 전나환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가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나환은 Y,人을 통해 사회에서 쉽게 포용하지 못하는 퀴어에 대해 독자와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앞으로도 이처럼 솔직하고 대담한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도록, 『The Y』는 계속해서 노력하겠다.

 

2등 술썰 - 정해진 방향은 없어, 발 딛는 곳이 곧 길이니

『캐리비안의 해적』의 주인공 ‘잭 스패로우’는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이다. 그런 ‘잭 스패로우’가 좋아하는 술인 ‘럼’. 술썰은 이 두 주제를 자연스럽게 글에 녹여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쉽게도 술썰 코너는 50호를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술과 세계 문화를 결합한 ‘세계주도’를 통해 독자와 만나고 있으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부탁한다.

 

3등 챱챱챱 – 흑당버블티

발행 당시 모든 SNS를 뜨겁게 달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음료, 흑당 버블티. 당시 『The Y』는 유행을 신속하게 파악해 신촌 곳곳에 있는 흑당 버블티 가게를 소개했다. 빠른 트랜드 파악과 한발 앞선 취재가 있었기에, 해당 기사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The Y』는 앞으로도 날렵한 시각과 발로 뛰는 취재로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글 민수빈 기자
soobni@yonsei.ac.kr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