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9일 OECD는 국제사회가 공유할 만한 ‘대한민국 정부 혁신사례 10개’를 선정, 발표했다. 그중 서대문구의 ‘사물인터넷(IoT) 활용 스마트시티’(아래 스마트시티)가 그중 하나로 선정됐다. 스마트시티는 서대문구가 자체 개발 및 시행한 사업으로 주민 생활 혁신사례로 인정받아 ‘혁신 챔피언 인증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스마트시티 사업으로는 ▲주차관리시스템 ▲스마트 쓰레기통 ▲여성 안전 화장실이 있다. 처음 서대문구에 IoT가 도입된 이유는 무질서하게 주정차한 차량을 효과적으로 단속하기 위해서였다.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차량 통행로 확보가 절실한 주택가와 이면도로에서의 안전을 위해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것이다. 또한, 주차 단속으로 소방차와 경찰차 등 긴급 차량의 신속한 이동을 보장하기도 한다.

서대문구와 서대문소방서 관계자들은 함께 현장을 확인한 후 지정한 53곳에 카메라와 로고젝터, 스피커와 IoT가 연결된 시스템을 설치했다. 로고젝터는 이미지와 문구를 바닥에 비추는 조명장치로 야간에도 소음 없이 메시지를 전달한다. IoT가 자동으로 불법 주정차 차량을 인식한 후 낮에는 음성 안내, 밤에는 로고젝터로 이동 주차를 지시한다.

그런데도 긴급통행로에 계속 정차해 있는 차량이 있다면 단속원이 현장에 나가 과태료를 부과하고, 견인 조치한다.

 

자체 개발한 IoT 기술 덕분에 서대문구는 많은 성과를 일궈냈다. 주정차 단속을 위해 일일이 순찰을 다니지 않아도, 불법 주정차 차량을 감지했을 때만 단속하면 되므로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또한, 설치 초기 6개월간 통계를 보면 시스템 적용 구간 내 불법 주정차 감지 건수가 4만 2천235건에서 3만 136건으로 약 28% 감소했다.

서대문구 소속 경찰 A씨와 B씨는 “긴급통행로 스마트시티 사업이 불법 주정차 단속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에 도입된 스마트 쓰레기통 또한 스마트시티 사업의 일환이다. 이는 기존의 쓰레기통 범람·화재 위험성 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사업이다. 스마트 쓰레기통은 연희로와 연세로 등 번화가에 설치돼 있다. 겉으로는 평범한 쓰레기통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IoT 센서가 설치돼 있다는 문구가 쓰여있다.

쓰레기통의 절반이 차면 모니터링 지도상의 표가 녹색에서 주황색으로 바뀌어 1차 알람이 울린다. 90%가 넘으면 빨간색으로 변해 수거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낸다. 담당 공무원이 이 정보를 환경미화원에게 보내 수거를 지시한다.

스마트시티 사업 덕분에 쓰레기통 내 적재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3회씩 직접 돌아보며 수거할 필요 없이 알림이 울릴 때만 수거하면 된다. 시스템 도입 이후 수거 횟수는 하루 평균 1회 정도로 줄었고, 쓰레기통이 넘치는 현상도 줄었다. 수거 차량의 운행에 따른 유류비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거뒀다.

서대문구는 늦은 저녁과 새벽에 공공 화장실 이용을 두려워하는 여성을 위해 화장실에 IoT를 접목했다. 비상 사고 예방 차원에서 인적이 드문 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했다. 비상벨을 누르면 인근 경찰서에서 즉각 출동한다. 또한, 해당 화장실에 들어가면 ‘이곳은 안전한 화장실로 비상시 안전 벨을 누르세요’라는 음성이 나와 여성 이용자를 안심시킨다.

 

연세대 재학생 황예슬(23)씨는 “사람이 상주하기 어려운 곳에 사물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도가 좋다”며 “기술적 오류 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기술이 보완된다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글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사진 박민진 기자
katari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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