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소방서의 아침은 교대점검으로 시작된다.
누군가에겐 하루의 마무리고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그동안 소방관들은 격일로 24시간 근무했다. 서대문소방서 박성규 소방위는 “현장 출동이 주 업무이기에 출근하지 않는 15일 중 5~10일은 추가업무를 해야 했다”며 “직장생활 외 개인적 시간을 갖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 2009년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3교대 근무체계가 추진됐다. 현재 이들은 세 교대로 번갈아 가며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소방서에서 이런 노동환경 개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도권 밖 소방서는 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7년 기준 강원도 내 소방인력은 2천 612명으로 3교대를 위한 법정 필요 인력 4천 431명의 59%에 불과하다. 인력 부족 문제는 생사를 가르는 출동에도 영향을 끼친다. 청주 동부소방서의 한 소방관은 “최소 출동 인원이 10명이라면 대부분 6명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역 간 소방인력의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소방공무원 신분의 국가직 전환이 제시된다. 국가가 일원화된 책임의 주체가 돼 각 지역에 필요한 인력을 보장하는 게 제도의 목표다.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을 담은 법률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했다. 소방관들은 국가직 전환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박 소방위는 “국가직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 문제가 많이 예상된다”며 “그래도 지금의 인력 격차가 많이 줄어들 것”이라 말했다.
10년을 끌어온 논의의 물꼬가 터졌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의 신분 변화가 처우 개선의 전부는 아니다. 이 법률안은 실질적 처우 개선을 향한 첫 발걸음에 불과하다. 그 발걸음이 결승선까지 이어지기 위해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박민진 기자
katarina@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