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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모범수 가석방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모범수 가석방을 반대한다
  • 김정연(언홍영·17)
  • 승인 2019.09.30 00:41
  • 호수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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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연
(언홍영·17)

최근 33년간 대한민국 3대 미제 사건으로 불리며 그 범인을 찾지 못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지목됐다. 이 사실이 뉴스로 보도되며 국민은 충격에 빠졌는데, 그 이유로 첫째는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가 처제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부산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그가 1급 모범수로 복역 중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교도소에서 함께 생활하던 수감자들과 간수들은 그가 평소 조용했으며 성실하게 생활했기 때문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언급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모범수의 조건을 갖춰 가석방의 기회를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견 또한 제시됐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강간, 살인, 강도죄 등을 저지른 제한 사범의 경우 재범 위험성을 엄격히 따지고 있으며 교도소 측에서 이춘재에 대한 가석방 심사를 신청한 적도 없다고 밝히며 해당 논란을 일단락 짓고자 했다. 그러나 이춘재와 같이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수감자 또한 일정 기간을 복역하고 모범수의 기준에 부합하면 가석방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국민들은 공포와 두려움을 느낀다. 따라서 나는 모범수를 가석방하는 것이 피해자 가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

우선 형법 제 72조를 보면 모범수를 가석방하는 조건이 명시돼있다. 징역 또는 금고의 집행 중에 있는 사람 중 행상이 양호한 경우, 무기징역은 20년 복무 후, 유기징역은 형기의 3분의 1을 경과한 후 가석방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한다. 법무부는 제한 사범에 대해서는 특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들이 아예 가석방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가석방된 출소자 5천394명 중 살인범이 300명, 강도범이 260명, 성폭력범이 1명으로 전체 수감자 중 10%가 가석방 대상자에 해당됐다.


다시 이춘재의 사례를 두고 말하자면, 그가 저지른 처제 살인사건 자체가 엄중해 가석방이 쉽지 않으며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으로 밝혀질 경우 가석방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가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기 전까지 부산 교도소에서의 생활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고 다른 수형자들의 모범이 됐기에 1급 모범수로 분류된 것을 볼 수 있다. 즉, 수감 기간 동안 그가 쌓은 수형 점수로 가석방의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고, 이춘재 또한 가석방을 염두에 두고 모범적 수형 생활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 만약 이춘재와 같은 끔찍한 사건의 범죄자가 단지 수형 생활 동안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는 이유로 가석방된다면 사건의 당사자인 피해자와 이를 뉴스로 접하는 일반 국민들의 안전은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가석방 후 죄를 저지르면 다시 수감되기 때문에 이들이 가석방됐을 때 또다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작다고 말하는 것은 어폐다. 재수감될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복수를 하거나, 또다시 우발적인 범죄를 일으킬지, 또는 정말 갱생해 교화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범죄의 피해자가 사회에 나온 후에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은 늦는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이춘재의 강력범죄 욕구가 형을 최대한 가볍게 해 빨리 사회로 복귀해 다시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강한 동기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라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결코 강한 처벌을 내리는 나라가 아니다. 거듭된 재판을 통해 형을 줄이는 ‘솜방망이식 처벌’도 모자라 주어진 형을 다 살지 않고 중간에 가석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한다. 또 이는 피해자 및 피해자 가족에게 끼칠 수 있는 불안과 공포 등의 심리적 영향을 전혀 헤아리지 않는 행위다. 나는 안전한 사회를 원한다. 범죄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나도 저런 범죄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곤 한다. 그들은 이미 범죄를 저질렀다. 그들이 수감된 교도소 내에서 모범적이고 조용한 생활을 했다고 해서, 다른 수감자들의 모범이 됐다고 해서 가석방을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영국도 강간범과 살인자들이 너무 일찍 풀려나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허다하므로 가석방 규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범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처럼 수감 생활을 모범적으로 했는가를 기준으로 가석방을 결정하는 것보다 교도소 내에서 제대로 된 죗값을 치르고 갱생하도록 이끄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김정연(언홍영·17)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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