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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송펴니와 떠나는 추석 시간여행
  • 김병관 기자
  • 승인 2019.09.02 02:53
  • 호수 51
  • 댓글 0

안녕? 나는 송펴니야. 곧 있으면 내가 인기스타가 되는 추석이 와. 너희들을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렌단다. 추석 연휴 어떻게 보낼지 계획은 세웠니? 아직 막막한 친구들을 위해 준비했어. 1세기부터 21세기 추석까지 엿볼 수 있는 추석 타임머신! 우리 조상들은 무얼 하며 추석을 보냈을까? 추석의 2천 년 역사를 참고해 알찬 명절계획 세워보자!

1세기: 함께 모여 즐기는 날

추석이 언제부터 명절이었는진 정확히 알 수 없어. 달을 숭배했던 고대 때부터 중요한 잔칫날이었을 거라고 짐작할 뿐이지. 추석에 대한 최초의 기록은 『삼국사기』에서 찾을 수 있어. 서기 32년, 신라 3대 왕 유리왕은 도성의 여자를 두 팀으로 나눠 ‘베 짜기 시합’을 벌였대. 음력 7월 16일부터 한 달 동안 어느 팀이 베를 더 많이 짜는지 겨루는 시합이었지. 경기에서 진 팀은 추석 음식을 장만해야 했고, 추석날엔 승패와 상관없이 한데 모여 춤추며 놀았다고 해. 이 시합을 ‘가배(嘉俳)’라고 불렀는데, 훗날 순우리말 ‘가위’로 바뀌어 지금의 ‘한가위’가 됐어. 함께 모여 즐긴다는 점에서 지금의 추석과 다르지 않지?

16세기: 조상께 제사 드리는 날

추석은 고려 시대부터 9대 명절로 지정되며 위상이 높아졌어. 조선 시대엔 왕이 직접 제사를 지내는 국가 행사일이 됐지. 추석 때 조선왕조는 선왕들께 나라의 평안을 빌었어. 왕이 관장하는 제사였으니 어떤 분위기였을지 짐작이 되지? 제사 중에 실수하거나 행사에 불참하면 형벌에 처했대. 1496년 연산군은 신위판*을 떨어뜨린 관리를 유배 보냈고, 1531년 중종은 아프다는 이유로 행사에 불참한 관리를 해임했어. 제사가 얼마나 엄숙하고 경건하게 치러졌는지 알 수 있겠지? 조선왕조의 추석제는 추석날 아침에 드리는 차례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어.

20세기: 민족의 얼을 지키는 날

1935년 일제는 ‘의례준칙**’을 제정했어. 설날과 추석에만 차례를 허용했고, 절차도 간소화했지. 1938년엔 총동원령***을 시행해 제사용품을 공출시켰어. 급기야 1943년엔 추석날에 떡도 만들지 말고, 새 옷도 입지 말라는 경고장을 발표했지. 태평양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절약하라는 뜻이었어. 그럼에도 조상들은 몰래 숨어 차례를 지냈다고 해. 식민통치 아래서도 전통을 지킨 조상들 덕에 우리도 추석을 맞을 수 있게 된 거지. 해방 후에 제사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제례의 허례허식이 늘어난 이유도 이때의 경험 때문이야.

21세기: 황금연휴를 만끽하는 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사회의식이 변하면서 추석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어. 친지가 한데 모여 조상을 기리는 명절의 의미가 약해지고 있지. 요즘은 추석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아. 모처럼의 황금연휴에 푹 쉬며 추억을 쌓고 싶어서지. 자식을 만나기 위해 역귀성하는 부모들도 많아지고 있어. 고향에 모여 차례를 지냈던 과거의 추석과는 다른 모습이야. 자연스럽게 전통음식인 나를 찾는 사람들도 줄어들고 있어 아쉽기도 해.

어때? 나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1세기부터 21세기까지 돌아보니 연휴 계획을 어떻게 세울지 감이 잡히지? 가장 중요한 건 1년에 한 번뿐인 추석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는 것일 거야. 모두 즐겁게 놀면서 추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알찬 연휴 보내길 바라! 심심할 땐 대표 음식인 나를 찾는 것도 잊지 말고! 그럼, 해피 추석!

*신위판: 제사 드릴 조상의 이름을 적어 붙이는 판.
**의례준칙: 조선의 각종 의례를 간소화한 규칙. 일제가 한반도의 자원을 전쟁에 동원할 목적으로 제정했다.
***총동원령: 일제가 한반도의 자원을 마음대로 동원‧통제할 목적으로 제정한 법.

글 김병관 기자
byeongmag@yonsei.ac.kr

김병관 기자  byeongma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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