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벼운 한 끼 식사로 주목받는 음식이 있다. 바로 부리또. 옥수수를 갈아 만든 토르티야가 주재료로, 같은 남미 음식인 타코와 유사하다. 하지만 부리또는 타코와 달리 밥이 들어가 더 높은 포만감을 선사한다는 매력 덕에 꾸준한 사랑을 받는다. 허기진 배도 채우며 색다른 이국적 풍미를 즐겨보고 싶은 날, 『The Y』가 안내하는 신촌과 이대의 부리또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1. 리또리또: 비프 부리또 (4천800원)


이화 52번가 가운데에 자리한 아담한 식당. 포장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지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안내에 따라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방식이다. 기억에 남는 점은 부리또에 들어갈 고기, 맵기 정도, 토핑, 곁들일 메뉴 등을 하나하나 선택할 수 있었다는 점. 비건을 위한 ‘콩 부리또’도 준비돼 있다. 또한, 모든 메뉴에 2천500원을 추가하면 음료와 어니언링 등의 사이드디쉬가 포함된 세트로 즐길 수 있다.

첫맛은 마치 잘 양념 된 밥에 소불고기를 얹어 먹는 느낌이었다. 고기에 입혀진 후추 향도 풍미를 더 했다. 함께 입에 들어오는 양파와 피클은 아삭하게 씹혀 재료들과 잘 어우러졌다. 재료를 싸고 있는 토르티야가 쫄깃함을 더했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끝 맛이 조금 느끼했다는 점이다. 절반 이상을 먹고 나니 톡 쏘는 탄산음료가 간절해졌다. 끝까지 깔끔한 맛을 즐기고 싶다면 중간 맛 이상의 맵기를 택하거나 할라피뇨 토핑을 추가하길. 이 점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재료 본연의 합에 충실한 부리또였다.

총평: 압도적인 가성비와 익숙한 감칠맛이 매력적인 한 끼

 

2. 또르띠: 비프 부리또 (7천500원)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 바로 뒷골목에 자리한 포장 전문점이다. 우선 오픈 바 형식의 조리대 너머로 부리또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또 카운터 전면에 부리또에 들어가는 토핑을 모두 적어둬 원하지 않는 토핑을 제외할 수 있도록 한 배려도 돋보인다.

맛은 소스와 토핑 모두 향신료의 풍미가 강했다. 음식의 향에 민감한 편인 기자에게는 다소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멕시코 현지에서 부리또를 먹으면 이런 느낌인가’란 생각까지 들었다. 다른 가게에서는 찾기 힘든 토핑인 강낭콩과 콘샐러드의 식감도 처음 시도하는 이들에겐 익숙하지 않을 듯했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맛이 떨어진다고 할 수는 없었다. 재료 하나하나가 강한 소스와 함께 미각을 자극했다. 남미 음식 특유의 강렬한 향을 선호한다면 분명 만족스러울 선택일 것.

총평: 대중적이지는 않은, 가장 ‘정통 남미 음식’ 다운 부리또. 


3. 비아메렝게: 쉬림프 부리또 (8천500원)


명물거리 안 골목에 있지만, 큰길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아 찾기에 어려움은 없다. 15명 정도 들어갈 만한 넉넉한 내부에 테라스도 있어 비교적 넓은 공간을 자랑한다. 분위기는 고급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과 어울린달까. 

하지만 내부 분위기에 감탄하기도 잠시, 이내 찾아온 메뉴 선택 시간은 다소 당혹스러웠다. 우선 고수 등 재료를 뺄 수 없으며, 맵기 정도를 고를 수 있는 선택지도 따로 없었다. 세트 메뉴도 따로 없어서 부리또와 음료수를 각각 구매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 점을 제외하고 부리또의 맛 자체는 탁월했다. 알루미늄 포장은 부리또의 모양을 잘 잡아줘서 먹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부리또에 들어가 있는 새우 또한 씹히는 맛이 좋았으며 양념도 잘 배어 있었다. 서비스로 나온 나초 또한 부리또와 어울리는 맛이었다. 음식의 맛과 고급스러운 분위기 덕에 애인과의 데이트 장소로 좋을 곳일 듯하다. 

총평: 부리또의 맛은 좋았지만, 자유로운 재료 선택과 맵기 조절을 희망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4. 타코로코: 아보카도 칠리 부리또 (9천 원)


첫인상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게는 큰길에서 떨어진 작은 건물 2층에 있어 찾아가기가 어려웠다. 건물의 외관도 선뜻 마음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맛집은 들어와 봐야 안다고 했던가. 건물 밖에서 느낀 인상과 내부에 들어선 뒤의 인상은 180도 달랐다. 기대한 것보다 깨끗하고 쾌적한 내부였다. 주문한 메뉴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부리또. 고기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중에 선택할 수 있었다. 포장 주문을 했더니 일회용 스티로폼 용기로 부리또를 포장해 모양이 무너져 먹기 힘들었다. 하지만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후추 냄새가 강하지만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으며 소스의 향과 맛 또한 담백해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조금 비싸지만, 이 맛이라면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먹기 좋은 분위기이므로 포장보단 매장 식사를 하기를 권한다.

총평: 비싼 만큼 맛으로 보답해주는 곳. 포장보단 매장 식사를 추천.

 

글 민수빈 기자
soobni@yonsei.ac.kr
  조재호 기자
jaehocho@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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