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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보호작업장은 왜 대안이 되지 못했나부족한 정부 지원 속 고통받는 근로장애인과 보호작업장
  • 박윤주 기자, 양하림 기자
  • 승인 2019.03.25 00:42
  • 호수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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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정신적 장애인*의 고용률은 20.6%다. 상시 근로자가 50인 이상인 기업은 일정 비율의 장애인 근로자를 채용하도록 하는 장애인 의무고용제가 시행 중이지만, ‘직업능력이 낮다’고 평가되는 정신적 장애인들이 채용되기란 쉽지 않다. 취업 전선에서 밀려난 이들은 ‘장애인 보호작업장’(아래 보호작업장)을 찾는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장애인들은 이곳에서조차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보호작업장에서 한 장애인 노동자가 작업을 하고있다.


‘보호’작업장에서 자취 감춘 ‘보호’


보호작업장은 직업능력이 낮은 장애인에게 직업훈련 프로그램과 노동기회를 제공하는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이다. 재활시설의 목적은 직업훈련을 통해 장애인이 일반 기업에 취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호작업장을 둘러싸고 ▲노동인권 침해 ▲취업 연계 미흡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먼저, 근로장애인이 노동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 「최저임금법」에 의하면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상대적으로 근로능력이 낮은 장애인 노동자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조항이다. 근로장애인을 최저임금 적용제외 대상으로 인가받기 위해 사용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직무능력평가를 신청해야 한다. 기준근로자 작업량의 일정 수준 이상을 수행하는 근로장애인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도록 한다. 기준근로자는 사업장 내에서 평가대상자와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최저임금을 받으며, 근로 능력이 제일 낮은 사람으로 정해야 한다. 하지만 기준근로자는 최저임금 적용제외를 신청하는 당사자인 사용자가 선정한다. 이로 인해 사용자가 숙달된 노동자를 기준근로자로 선정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017년 이전에는 작업량 비율**이 90% 이상일 경우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했다. 당시 작업량 비율이 70% 이상인 근로장애인은 전체의 9%였다. 지난 2018년, 작업량 비율 기준이 70%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장애인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기준이 완화되자 작업량 비율이 70% 이상인 근로장애인 비율은 1년 새 2.9%로 하락했다.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 관계자 A씨는 “사업장 내에 숙달된 근로자만 있는 경우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기준근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며 “올해부터 객관성 확보를 위해 공단과 사용자가 각각 1명씩 선정한 기준근로자 2명의 작업량 평균을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훈련된 근로장애인의 취업 연계가 미흡한 점도 문제시된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다운 정책국장은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직업 능력이 향상돼도 근로장애인이 일반 기업에 취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7년째 보호작업장에서 근무 중인 김진석(53)씨는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반 기업에 취직하고 싶지만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호작업장 종사자들이 직접 장애인 의무고용률 미달 기업에 고용을 제안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보호작업장 직업훈련교사 최성준씨는 “취업 연계가 성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기업들이 의무고용률 미달에 따른 부담금을 내더라도 장애인 고용 대신 다른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정부 지원에
보호작업장은 울상


보호작업장은 정부 지원이 적어 시설을 꾸려가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보호작업장은 장애인 복지시설임과 동시에 장애인을 고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시설이다. 하지만 보호작업장은 직업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장애인을 고용하고 소규모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이런 이유로 시설 운영에 차질을 겪는 보호작업장이 많다. 하지만 정부는 보호작업장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들을 지원하는 데 소극적이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2019 장애인복지시설 사업안내’에 따르면 이용자가 30인 이상인 보호작업장은 연간 2억 2천만 원, 30인 미만인 보호작업장은 연간 1억 8천만 원의 관리운영비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위 금액으로는 시설을 운영하기 빠듯하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아래 직재협) 이현제 과장은 “의무 사항인 직업훈련 프로그램 운영비와 근로장애인 인건비를 지출하면 남는 금액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직재협 이시연 부장도 “보호작업장마저 문을 닫으면 중증장애인들은 하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며 “이런 중증장애인들을 돕기 위해 사정이 어려워도 시설을 계속해서 운영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더욱이,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금은 제품개발 등으로 지출 용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 중 근로장애인 급여 지원금은 없다. 근로장애인 급여·임대료를 포함한 여타 지출은 보호작업장의 수익만으로 충당해야 하는 셈이다. 최씨는 “보호작업장은 직업 능력이 낮은 장애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생산력에 한계가 있다”며 “근로장애인의 급여를 높게 책정하고 싶지만 얼마 되지 않는 수익으로 최저임금을 온전히 보장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보호작업장의 수익을 늘리기 위해 정부는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 시행령」에서 ‘공공기관은 구매 물품의 1% 이상을 보호작업장과 같은 중증장애인 생산품 생산시설에서 구입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행정기관인 공공기관이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복사용지나 휴지 등의 비품으로 한정적이다. 때문에 전체 보호작업장이 창출할 수 있는 수익도 제한적이다. 최씨는 “공공기관이 이미 특정 품목을 보호작업장에서 구매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때문에 납품을 의뢰하는 건 다른 보호작업장의 수익을 뺏어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민간 기업이나 마트에도 우선구매 특별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행 가능성은 낮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공기관은 세금으로 운영돼 공공성을 가져야 하기에 우선구매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며 “민간 영역까지 우선구매 적용을 확대하기엔 많은 반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문 경영 인력 지원이나 생산설비 지원 등 보호작업장의 수익 증대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보호작업장에선 근로장애인 지도부터 제품 판촉까지 모두 사회복지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 과장은 “단순 금전 지원 외에도 보호작업장의 생산 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 민선녀 사무관은 이에 대해 “국가 차원에서 보호작업장을 대상으로 경영 컨설팅을 이미 진행 중”이라며 “보호작업장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책에 대해선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는 자립으로 연결되는 핵심 고리다. 자립은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다. 보호작업장은 복지와 고용의 중간지대에서 중증장애인 일자리 확보에 기여할 수 있다. 보호작업장을 향한 체계적인 지원 정책이 시급한 이유다.

*정신적 장애인: 지적장애, 자폐성장애와 같은 발달장애, 정신분열병과 같은 정신장애를 아울러 정신적 장애라 일컫는다.
**작업량 비율: (단위 시간당) 근로장애인의 작업량 / 기준노동자의 작업량

글 박윤주 기자
padogachulesok@t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yonsei.ac.kr

박윤주 기자, 양하림 기자  padogachulseok@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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