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캠은 지난 2009년부터 학생복지처(아래 학복처) 주관으로 ‘그린캠퍼스 5대 캠페인’(아래 그린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캠페인은 원주캠을 쾌적하고 안전한 캠퍼스로 만들자는 목표 아래 ▲금주 ▲금연 ▲안전 ▲무감독시험 ▲배려를 세부 실천사항으로 한다. 지난 2014년, 우리신문사는 그린캠페인의 실효성을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1725호 4면 ‘그린캠퍼스 캠페인, 지난 6년을 진단하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의 문제 상황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먼저, 캠퍼스 내 음주를 금지하는 금주 항목은 다른 항목들에 비해 성공적으로 시행됐다고 평가된다. 이동재(국제관계·18)씨는 “입학 당시부터 캠퍼스 내 금주 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며 “그린캠페인의 5가지 항목 중 가장 잘 지켜지는 항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복처장 이상인 교수(인예대·서양고대철학)도 “시행착오 끝에 구성원들 사이에 캠퍼스 내 금주 문화가 형성된 것 같다”며 금주 시행을 성공적으로 평가했다.

금연은 교내 담배 판매금지와 흡연구역 지정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금연구역 내 흡연 ▲흡연시설 미비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캠페인 후에도 금연구역 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선재(정경경영‧15)씨는 “금연구역인 학생식당 뒤와 미래관 외부에서 흡연하는 학생들이 있다”며 “금연구역에서 흡연해도 적절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흡연시설이 미비하다는 문제도 있다. <관련기사 1816호 5면 ‘원주캠 내 흡연부스, 실효성 문제 제기’> 이에 학복처 권세헌 부장은 “금연구역에서 흡연해도 학생들을 제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흡연 부스에 필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재정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 부문에서는 교내 교통안전과 사고 없는 캠퍼스를 지향하고 있다. 학교 차원에서 교내 제한속도를 규정하고 서행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유명무실한 제한속도 ▲학내 교통질서 관리 미흡이 문제로 꼽힌다. 원주캠의 교내 제한속도는 30km/h지만, 제한속도 규정을 지키는 차량은 많지 않다. 이다빈(시디‧17)씨는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차와 접촉 사고가 날 뻔한 적이 많았다”며 “제한속도를 어겨도 제재가 없어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내 교통질서 역시 관리가 미흡하다. 학생들의 스마트 모빌리티(아래 모빌리티)** 사용이 늘어나며 안전문제가 대두됐지만 구체적인 대안은 없다. <관련기사 1798호 6면 ‘늘어나는 ‘스마트 모빌리티’, 안전 문제 대두돼’> 익명을 요청한 학부생 A씨는 “모빌리티가 승용차와 버스 사이를 달리는 모습이 위험천만해 보인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모빌리티 전용도로를 설치하는 방법이 있지만 도로 공간과 재정 부족 등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무감독시험은 학생들에게 자긍심과 도덕성을 심어준다는 목표 아래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수업에서 무감독시험이 시행되지 않는다. 김광민(국제관계‧17)씨는 “무감독시험에 교수가 아닌 조교가 감독관으로 참석한다”며 의문을 표했다. 양준모 교수(정경대·재무경제)도 “부정행위 발생 시 학생 간 신뢰가 무너질 수 있다”며 “한 번도 무감독시험을 시행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과목별 특성에 따라 무감독시험의 시행 여부를 교수의 재량에 맡기고 있다”며 “무감독시험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부정행위도 무감독시험의 맹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 2018학년도 1학기에 개설된 B교과목의 중간고사 도중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해당 학기 B교과목 수강생이었던 C씨는 “오픈북 시험이 아니었으나 교재를 보거나 서로의 답안을 흘깃거리는 학생들이 많았다”며 “무감독시험이 아니었다면 부정행위를 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린캠페인 중 하나인 배려는 비폭력 대화를 목적으로 학생 간 배려문화의 정착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는 추상적인 항목일 뿐이다. 다른 항목과 비교해 구체적인 실천내용과 방안이 없기 때문이다. 김용민(글로벌행정·18)씨는 “학교에서 배려를 캠페인으로 시행하고 있다고는 하나 학생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구체적인 실천강령이 없다는데 동감한다”고 말했다. 

 

대학 전체 차원에서 자체적인 문화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그린캠페인을 내재화하는 노력을 통해 그린캠페인이 원주캠의 기본 소양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학복처도 캠페인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활발히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가 시행하는 ‘그린캠퍼스’ 사업과 구분되는 원주캠만의 독자적인 캠페인이다.
**개인용 이동수단을 지칭한다. 전동휠,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이 이에 해당한다.

 

 

 

글 김연지 기자
yonzigonzi@yonsei.ac.kr
박채린 기자
bodo_booya@yonsei.ac.kr

그림 민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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