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빈곤 해결에 앞장선 김장생 교수를 만나다

▶▶ 우리대학교 머레이사회참여센터장 김장생 교수(교양교육학부·종교철학). 머레이사회참여센터에서는 학생들에게 지역사회 및 해외에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2일, 사회공헌 프로그램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 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공모전은 사회 곳곳의 불편을 해결할 아이디어를 발굴해 실현한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1600여 팀에 달하는 지원자 중 연세인의 수상이 눈에 띈다. 아이디어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머레이사회참여센터장 김장생 교수(교양교육학부·종교철학)를 만났다.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A. 지난 2006년부터 국제 빈곤 해결을 위해 일해왔다. 제3세계 지역사회 개발에 힘쓰며 교육 관련 서비스를 현지인들에게 제공했다. 2018학년도부터 원주캠 머레이사회참여센터장을 맡게 됐다. 학생들에게 국내외 봉사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Q. 국제 빈곤 문제에 관심을 가진 계기가 궁금하다.
A.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일하던 시절, 우간다 대통령실 통역사로 현지에 초청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맞닥뜨린 빈곤은 실로 처참했다. 질병과 기근에 허덕이는 사람들의 눈동자를 마주했다. 우간다를 방문한 뒤 학문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 ‘인간을 인간답게’,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학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일 것이다. 이에 학문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
A. 아프리카에서 국제개발 업무를 수행하던 중, 우연히 우리대학교 오환종(산디·13)씨를 만나 제3세계 맞춤형 정수기를 제작하게 됐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 LADIS(LAmp water DISinfection)의 시제품도 이때 만들어졌다. 수인성 질병에 노출된 여러 국가에 LADIS가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팀 알파 브레인’(Team Alpha Brain)이란 사회적 기업을 차렸다. 제품을 알리고 더 많은 빈곤국에 보급하기 위해 공모전에 참가했다.

Q. LADIS의 자세한 설명을 부탁한다.
A. LADIS는 자외선을 통해 오염된 물을 살균하는 정수 장치다. 램프 형식의 제품을 용기 입구에 삽입한 후,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정수가 이뤄진다. 제품을 사용할 때마다 번번이 필터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며 효율적인 소독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제품의 주요 설계나 디자인은 오씨가 맡았고, 나는 현지 적합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맡았다.


Q. ‘팀 알파 브레인’의 추후 계획과 목표에 대해 듣고 싶다.
A. 아프리카, 아시아에서 물 문제로 고통받는 인구가 3억 명이다. 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공적개발 원조를 위해 국내 집행기관인 KOICA, 한국수출입은행과 상호 협력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으로 따낸 지원을 통해 LADIS 등 자사 제품을 빈곤국에 무상으로 제공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현지인들의 삶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실측해보고자 한다. 현지에서 역학 조사를 진행해 제품의 효과가 입증되면 국제기구에 정식으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Q.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많은 대학생이 더 넓은 세계로 떠나기를 두려워한다. 하지만 떠나기 전엔 새로운 일을 할 수 없다. 개인적 경험에서 나온 얘기다. 지난 2007년 아프리카에서 장기 거주하며 견문을 넓혔다. 주변에서는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현지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부족장으로부터 현지식 이름도 선사받았다.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다. 꿈을 반드시 한국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드넓은 세계가 펼쳐져 있다. 학생들이 넓은 시야를 갖고 제3세계까지 내다보기를 바란다.

 

 

글 오한결 기자
5always@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박수민 기자
raviews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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