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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 학벌에 대한 단상
  • 정준기 기자
  • 승인 2018.11.04 21:11
  • 호수 1820
  • 댓글 9

1.
한자 ‘벌(閥)’은 흥미롭다. ‘문(門)’ 두 짝 사이에 ‘벌(伐)’이 자리 잡았다. 문 두 짝은 가족을 뜻한다. 벌은 사람의 목을 잘라 죽이는 형상에서 유래했다. 가족이면 문 안으로 데려와 품는다. 그렇지 않으면 목을 잘라 죽인다. 글자가 섬찟하다. 벌(閥)은 타인에게 적대적이다. 한번 형성된 이상 어쩔 수 없다. 문밖에 있으면 우리가 아닌 ‘느그’다. 현실이 그렇다.

그래서 벌(閥)이 사용된 단어는 끼리끼리 뭉쳐있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여럿이다. 한국사 수업 때나 듣던 문벌(門閥)과 파벌(派閥)이 있다. 그뿐이랴, 현대사 속 재벌(財閥)과 족벌(族閥)도 빼놓을 수 없다.

그중 압권은 ‘학벌(學閥)’이다. 반만년 역사에서 끈질기기로 소문난 벌이다. 가장 인기 있는 벌이기도 하다. 혈통이나 재물도 소용없다. 기준은 ‘가방끈’이다. 같은지 다른지, 긴지 짧은지. 그게 중요하다.


2.
원주캠이 ‘2018 2주기 대학기본역량평가’ 결과를 받았다. 학내구성원 모두가 ‘하위 36%’ 주홍글씨를 실감했다. 맨 처음 터져 나온 감정은 부끄러움이다. 입에서 입으로 낯선 대학들 이름이 전해진다. 원주캠과 비슷한 평가를 받은 대학들이다. 부끄러움 뒤는 분노다. 과녁은 대학 당국, 활시위는 모두가 당겼다.

성명, 해명, 규명… 말(言)과 말이 충돌한다. 목소리가 높아진다. 파문이 인다. 여기까진 원주캠만의 이야기다. 그런데 웬걸, 신촌캠도 잔물결에 휩쓸린다.

발단은 메일 한 통이다. 발신인은 총장, 수신인은 원주캠이다. 메일 속 ‘본교·분교체제에서 one university, multi-campus로 전환’ 문구, 논란의 시작이다. 물결이 일렁인다.

글귀 하나가 여러 갈래로 뻗어간다. 이게 무슨 뜻이냐, 본·분교 통합이냐, 아니면 병립캠퍼스냐. 절대 반대다, 말도 안 된다, 어떻게 우리가 ‘하나’냐. 이는 백분위 3%와 16%가 같을 수 없다는 선언이다. 물결은 거침없다. 두 캠퍼스 모두 삼킬 기세다.


3.
대립의 뿌리를 더듬어 올라간 그곳엔, 학벌이 있다. 이편과 저편을 나누는 문(門)이다. 문을 넘기 위해선 가방끈을 보여야 한다. 같은지 다른지, 긴지 짧은지. 우리인지 느그인지. 문은 공고하다.


문, 그대로 두나. 그대로 둘 수 있나.
그대로 둘 이유는 있나.

문, 넘어야 하나. 넘을 수 있나.
넘을 이유는 있나.

문, 어떻게 하나. 어떻게 할 수 있나.
어떻게 해야 하나.

글 정준기 기자
joonchu@yonsei.ac.kr

정준기 기자  joo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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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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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읽었습니다 2018-12-07 19:20:34

    1. 잘 읽었습니다. 다만, 단문의 사용이 극단적입니다. 글 전체를 단문으로 쓰면 호흡이 너무 빨라져 읽는 이에게 부담을 주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문장과 문장, 문단과 문단이 멀어져 때론 의미의 왜곡을 낳기도 하구요. 단문으로 유명한 김훈조차도 '모든 문장'을 단문으로 끊어치지는 않습니다. 중문과 장문을 조금만 섞어도, 더 좋은 글이 될 것 같습니다.
    2. 칼럼은 하고자하는 말이 명확해야 합니다. 다만, 수사에만 신경을 써 정작 하고자 하는 말이 겉돌고 있습니다. 수사를 줄이고 메세지에 힘을 줄 때, 정말 좋은 칼럼이 됩니다.   삭제

    • 작성자의댓글 2018-12-02 01:02:03

      기자님이 원주캠 출신이니까 누구보다 잘 아시겠네요. 지금이게 학벌주의의 문제가 아니란거.
      그리고 글의 내용만큼이나 중요한게 형식인데, 형식만 좀 특이해보인다고 해서 내용의 결함이 없어지는 건 아니에요. 포장지보다 결국 알맹이가 뭐냐가 중요한것 아니겠습니까. 기자님 그거 아시죠? 요새 과대포장이 문제라는거... . 우리 다음에는 '친환경적인' 글 한번 써봅시다. 추운데 머리 잘굴러가게 영양보충도 잘하시고요.   삭제

      • 장시호냐? 2018-12-01 08:31:39

        3퍼로 신촌 원서 내봤냐? 대기번호도 못받는다. 하기야 장시호보다 못한 원주친구들이니깐 내가 이해해줄께~^*^   삭제

        • ㄷㄷㄷ 2018-11-22 17:35:07

          3%으로 연세대 신촌 갈수 있냐? ㄷㄷㄷㄷ   삭제

          • 123 2018-11-10 19:24:22

            연대 문과만 하더라도 최하 1%고, 이과 최하위학과도 3% 이내일텐데, 어떻게 퉁쳐서 3%라는 수치가 나왔나요? 평균적으로 연대 정도면 1~2% 인재고, 원주캠은 30%는 되지 않나요? 본캠 후려치기, 분캠 올려치기 쩌네요   삭제

            • 내로남불 씹극혐 2018-11-06 22:03:09

              낯선 대학들이랑 같은 취급받아서 화나쪄요 원세대 칭구들?   삭제

              • 오잉 2018-11-06 21:55:40

                “맨 처음 터져 나온 감정은 부끄러움이다. 입에서 입으로 낯선 대학들 이름이 전해진다. 원주캠과 비슷한 평가를 받은 대학들이다. 부끄러움 뒤는 분노다.”
                이 문장은 학벌주의가 아니고 뭔가요? 학벌주의에 반대하지만 낯선 이름의 대학과 원주캠이 같은 취급 받으면 기분나빠하는 이 이중적 태도..   삭제

                • 2018-11-05 09:59:01

                  아래 댓글, 무슨... ‘문장력이 매우 부족하신듯’, ‘글쓰는 능력이 매우 낮다’는 둥... ㅋㅋㅋㅋ웃기네요

                  잘 읽었습니다. 형식이 눈에 띄네요 신선하고.   삭제

                  • 언협동지에요~ 2018-11-05 03:05:28

                    움..무슨 글을 쓰려고 하신줄은 알겠으나 문장력이 매우 부족하신듯
                    글쓰는 능력이 매우 낮으시네요
                    그래도 춘추는 화이팅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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