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쌀쌀한 11월, 찜질방의 계절이 점점 다가온다. 그런데 신촌엔 괜찮은 찜질방이 없지 않냐고? 속단은 금물. 다른 지역에까지 입소문 자자한 찜질방이 하나 있다. 바로 연세대 동문 쪽 봉원사 가는 길에 있는 ‘숲속 한방랜드’.

현대적이거나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지만, 어렸을 적 부모님 손을 잡고 방문했던 찜질방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다. 실내에도 찜질 가능한 방이 하나 있지만, 숲속 한방랜드의 진가는 야외에 있다. 온도에 따라 네 종류로 나뉘어 있는 숯가마가 이곳의 명물이다. 흔해빠진 전열기가 아니라 직접 지핀 숯불로 데우는 게 특징. 그중 가장 높은 온도를 자랑하는 꽃탕은 양말과 장갑, 나막신 착용이 필수일 정도로 뜨겁다고 한다. 숯가마 근처에는 화로도 있어 찜질 도중에 고구마나 감자, 가래떡을 구워 먹을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숯가마에서 조금만 걸어 나가면 여러 개의 평상이 놓여있다. 이곳은 숯가마에서 뺀 땀을 식히기 안성맞춤이다. 걸터앉으면 주변은 온통 안산(鞍山)의 나무들로 빼곡하다. 근처에 상주하는 고양이 ‘나비’는 숲속한방랜드의 마스코트기도 하다.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 나무 내음 섞인 선선한 바람에 고양이까지. 그야말로 일상 속 휴식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평상에서 땀을 식히기에 날이 춥대도 걱정할 것 없다. 찜질 외에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손때 묻은 만화책으로 가득한 만화방, 사격 등 각종 오락을 즐길 수 있는 오락실, 노래방, PC방, 트램펄린, 헬스장, 골프장까지. 오래됐지만 관리가 잘 된 시설들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글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하광민 기자
pangma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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