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사진을 원한다면

반하다사진관(연희로15길 31)

비싸지 않은 가격에 인물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반하다사진관. 청담동 유명 스튜디오에서 다년간 인물 촬영 경력을 쌓은 사장님이 올해 8월 개업한 사진관이다. 이곳만의 특별한 장점은 사장님과 손님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손님이 선호하는 카톡 프로필 사진 유형 등에 대해 얘기를 나눈 후 촬영을 진행한다고 한다. 사장님과의 교감을 통해 더욱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할 수 있다고. 또 이곳에선 날씨가 좋으면 자연광을 이용해 사진을 찍기도 한다. 배경이 수수한 것도 눈여겨 볼만한 특징. 깔끔함을 추구하는 사장님의 성격이 반영된 것이다. 사장님에 따르면 배경에도 유행이 있기 때문에 화려한 배경은 나중에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고. 오랫동안 간직해도 괜찮을 만큼 자연스러운 ‘인생사진’을 원한다면 이곳, 반하다사진관에 들러보는 게 어떨까?

 

#결코 흔하지 않은 일본음식이 당긴다면

료하코(연희로15길 27)

‘요리를 이야기하는 남자’라는 뜻의 일본어 ‘료리 하나시 오토코’를 줄여 이름을 지은 료하코. 원래의 사장님이 떠나시면서 지금의 사장님들에게 가게를 물려주셨다고 한다.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의 변두리 음식으로 메뉴 컨셉을 잡게 된 시기도 이 때라고. 대표메뉴는 일종의 일본식 함박스테이크인 로코모코와 치킨까스 느낌의 치킨남방. 와사비우동 또한 사장님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다. 이 집은 독특하게도 각 테이블 위에 ‘구데타마’ 캐릭터 피규어가 올라가있다. 간혹 모든 테이블의 구데타마를 쓸어가려 하는 어린 손님들도 있다고. 20대 사장님들의 패기로 뭉친 이 가게 여러 실험적인 메뉴를 시도한다. 지금도 료하코는 겨울에 선보일 새로운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젊은 사장님들의 감각으로 풀어낸 일본 음식을 맛보고 싶다면 료하코를 추천한다.

사장님 추천 메뉴_로코모코(1만 2천 원), 치킨남방(1만 원), 와사비우동(1만 원

 

#나무내음이 반겨주는 편안한 카페, 아뜰리에 안

‘편안할 안’ 자를 써서 개인작업실 같은 안락함을 손님들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이곳. 생생히 나이테가 보이는 베이지빛 목재 인테리어부터 하늘이 다 보일 정도로 크게 트인 테라스, 그리고 빼곡한 차 원료 230가지 덕에 마치 숲속에 있는 듯한 인상이다. 사장님은 비서학과를 졸업한 뒤 유학길에서 건강한 차와 음식에 푹 빠졌다고. 그로부터 수십 년간 ‘차’만을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가게 구석구석 차 전문가인 그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음료에 단맛과 색감을 내기 위해 뭔가를 더하기보다는 천연 그대로의 차 문화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게 사장님의 바람. 가장 중요시하는 건 첫째도 둘째도 ‘원료’다. 원료가 지난주와 조금이라도 변한 감이 있다면 바로 반송한다. 그래서 원료 배달원들도 택배 대신 직접 손으로 들고 방문한다고. 올 가을에는 쌍화탕을 차처럼 끓인 색다른 메뉴를 준비 중이라는데, 건강한 음료와 편안한 쉼이 필요한 날 한 번 들러보길.

사장님 추천메뉴_에메랄드봉봉 녹차라떼(7천 원)

 

#부드러운 수제버거, 제이스버거

1981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오픈한 수제 햄버거 체인이다. 국내에는 일산과 이곳 연희동점이 유일하게 남았다. 공장에서 찍어낸 재료와는 거리가 먼 건강한 버거가 이곳의 매력이다. 버거 번은 비피더스 유산균으로 발효시킨 빵, 패티는 국내산 한우만을 취급한다. 우리나라에서 얻기 힘든 ‘횡성한우 사용점포’ 스티커까지 받았으니, 이 정도면 재료는 검증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아무리 그래도 밀가루음식인 햄버거가 건강할 수 있을까 의심된다면 걱정 말길. 흰 빵, 호밀 빵, 오징어먹물 빵 등으로 다양해 선택의 재미도 있고 몸에도 좋다. 햄버거를 좋아하지만 너무 자주 먹기엔 건강이 걱정될 때 방문하길.

사장님 추천메뉴_베이컨 아보카도 치즈버거(1만 3천 9백 원), 칠리버거(1만 2천 3백 원)

유리기자의 ‘료하코’

“로코모코?” 처음 들어본 이름의 메뉴라서 걱정도 많이 됐다. 왜, 처음 들어본 메뉴를 시킬 때 괜한 불안감이 들지 않는가. 료하코의 료코모코는 함박스테이크와 구운 파인애플이 겹겹이 쌓여있다. 반숙 달걀, 약간의 감자튀김과 샐러드도 곁들여 나온다. 먼저, 달걀 노른자를 터뜨려 고기 위에 살짝 바른 뒤 구운 파인애플과 함께 한입에 넣어 먹었다. 고기는 바삭한 겉옷 안에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이 돋보였다. 여기에 상큼한 파인애플이 더해지니 조화로운 맛이 아닐 수 없다. 고기에 뿌려져 있던 소스를 밥과 함께 먹는 것도 별미였다. 전체적으로 접시 위에 놓인 음식들이 서로 잘 어울렸다. 가벼운 점심약속을 할 일이 생긴다면 다시 한 번 찾아오고 싶다.

현지기자의 ‘제이스버거’

원색 인테리어와 빠른 음악으로 가득 찬 햄버거 프랜차이즈에 익숙한 내게, 여유 있게 널찍한 테라스와 햄버거의 조합은 이색적이었다. 가장 기본적인 클래식 버거를 주문했다. 세 가지의 빵 중에서는 흰 빵을 골랐다. 빵은 도톰한 두께에 고소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비피더스 유산균으로 발효했다고 하는데, 처음엔 맛이 대단히 다를까 의심도 했다. 그렇지만 전혀 퍽퍽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식감이 확실히 뛰어났다. 클래식버거에는 적양파, 양상추, 토마토와 패티가 차례로 들어간다. 포크로 찍으면 우르르 무너질 만큼 속이 꽉 차 있었다. 그렇지만 맛은 의외로 간결하고 깔끔했다. 한우를 써서 그런지 고기의 풍미도 충분히 느껴졌다. 일반적인 프랜차이즈 버거와 달리 고급스럽고 담백한 맛이었다.

 

#한줄평

제이스버거 : 탁 트인 테라스에서 보는 연희동 전경이 멋진 곳. 기본에 충실한 맛과 건강한 재료가 돋보이는 수제버거 가게.

반하다사진관 : 인물사진에 조예가 깊은 사장님과 깔끔한 스튜디오. 자연광으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곳.

료하코 :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음식, 생소한 메뉴 이름에 흠칫할 수 있음. 그러나 맛만큼은 보장할 수 있다.

아뜰리에안 : 단연코 최고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카페. 테라스도 좋지만 은은한 조명이 달린 안쪽 자리에 앉아보는 것도 추천.

글 김현지 기자
hjkorea0508@yonsei.ac.kr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최능모 기자
phil4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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