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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그 이상의, ‘모어댄위스키’당신의 취향을 저격할 캐주얼 위스키 바
  • 박지현 기자, 하수민 기자
  • 승인 2018.10.08 00:00
  • 호수 44
  • 댓글 0

‘소맥’은 지겨운데 다른 술에 도전할 용기는 안 날 때가 있다. 아무래도 비싼 가격과 생소한 이름이 부담스러워서가 아닐까. 오늘도 어김없이 그런 이유로 소맥을 말러 가는 당신을 붙잡을 곳이 여기 있다. 구(舊) 파이홀 터널을 지나면 보이는 작은 바, ‘모어댄위스키’다. 위스키, 그 이상이 기다리고 있는 모어댄위스키의 원부연 대표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5년차 ‘음주 문화 공간 기획자’ 원부연이다. 그 전에는 광고 기획 일을 했다. 원래 문화, 콘텐츠, 술, 사람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공간을 직접 기획해보고 싶었다. 모어댄위스키도 그런 마음에서 시작한 공간이다.

Q. 이곳 이외에도 여러 가게를 운영 중이라 들었다.

A. 앞서 말했듯 공간과 문화에 관심이 많다 보니 특색 있는 가게를 여럿 운영하고 있다. 콘셉트를 정하는 것부터 인테리어와 운영, 홍보까지 모두 스스로 기획했다. 신촌에서는 ‘모어댄위스키’뿐만 아니라 ‘보통술집’도 운영한다. 이외에도 성수동의 ‘신촌살롱’, 경의선숲길의 ‘하루키술집’, 상암동의 ‘원부술집’ 모두 내가 꾸려가는 가게들이다.

Q. 신촌에 모어댄위스키를 열게 된 계기는?

A. 나는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02학번이다. 자연히 20대 초반이 신촌에서 쌓은 추억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사라졌더라. 아쉬운 마음에 직접 가게를 열기로 마음먹었다. 내가 신촌에서 누렸던 낭만적 감성을 공유하고자 했다.

해방촌에도 모어댄위스키가 있다. 모어댄위스키는 광고회사 선배와 공동 기획한 브랜드다. 각자 원하는 위치에 가게를 열기로 해서 그 선배는 해방촌, 나는 신촌을 선택했다. 이름은 같지만 각자의 스타일로 운영 중이다. 이벤트를 준비하거나 새로운 메뉴를 출시할 때는 함께 일하지만.

Q. 가게 이름을 ‘모어댄위스키’로 지은 이유는?

A. 개업 당시 위스키 바가 굉장한 유행이었다. 그 흐름을 따르면서도 덜 대중적인 술도 알리고 싶어 ‘모어댄위스키’라 지었다. 실제로 곡물을 증류해 만든 위스키보다 과일을 증류해 풍미가 좋다고 생각하는 브랜디를 중점적으로 판매 중이다. 또 영어로 ‘more than whiskey’라 적기보다는 한글 이름이 편한 느낌을 줄 것이라 생각해 한글 캘리그라피로 간판을 달았다.

Q. 일반 바와 차별화되는 모어댄위스키만의 특징이 있다면?

A. 우리 가게는 ‘캐주얼 위스키 바’를 지향한다. 보통 바들은 지하 혹은 2층에 있어 폐쇄적인 감이 있다. 반면 모어댄위스키는 잘 보이는 1층에 있어 누구나 들어오기 편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

모름지기 술이라는 건 기분 좋게, 편하게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정통 바에서 위스키나 칵테일 한 잔을 마시려면 가격이 부담스럽다. 우리 가게는 이를 고려해 한 잔에 1만 원 대에 술을 판매한다. 또 술의 종류가 다양한 점도 바에 입문하는 손님들에겐 하나의 진입 장벽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우리 가게에선 바텐더가 손님의 취향 탐색을 돕고 있다. 어떤 맛의 술을 마시고 싶은지 여쭤보거나 손님이 드신 저녁 메뉴에 맞는 술을 추천해드린다.

Q. 공연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혹시 모어댄위스키에서 공연과 관련한 이벤트를 시도해 본 적이 있나?

A. 대학 시절 사과대 극회 ‘토굴’에 들어 활동했을 만큼 공연에 관심이 많다. 그런 만큼 모어댄위스키를 비롯해 내가 운영하는 가게의 이벤트는 직접 기획하고 있다.

운영 중인 다른 가게들에서는 낭독공연이나 전시 등을 많이 한다. 여기는 공간적 제약이 있어 그런 큰 이벤트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소한 어쿠스틱 라이브 공연 정도는 바텐더가 가끔씩 한다. 외부 공연과 협업해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작년 신촌극장 개관 당시 홍보기획 담당으로 참여했는데, 신촌극장에서 열리는 공연과 어울리는 칵테일을 우리 가게에서 개발했다. 이런 이벤트들이 정기적이지는 않아도 기회가 되면 여는 편이다.

Q. 가게 추천 메뉴는?

A. 특정 메뉴를 추천하기가 어렵다. 각자 취향이나 그때그때의 기분에 맞게 마시는 게 가장 좋다. 그래도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여름에는 ‘모히또’와 같이 과일이 들어간 칵테일이 인기 있다. 겨울에는 도수가 높고 묵직한 ‘갓파더’가 잘 나간다. 취하고 싶을 때 마시면 좋은 술이다. 가볍고 상큼한 ‘진토닉’은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 계절과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 있다.

Q. 가게 주 고객층은?

A. 처음엔 직장인들이 주 고객층일 거라 예상했다. 그런데 의외로 학생들이 많이 온다. 내가 대학에 다닐 땐 ‘매일 소주를 마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는 생각을 했다.(웃음)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일주일에 한 번 마시더라도 좋고 맛있는 술을 마시려 하는 것 같다. 술을 잘 아는 학생도 꽤 많다. 손님의 절반, 때로는 그 이상이 학생들이다.

Q. 앞으로 모어댄위스키가 ○○한 가게였으면 좋겠다

A. ‘취향이 있는 2차 술집’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장을 9년 정도 다녔는데 회식 메뉴가 매일 똑같았다. 1차는 삼겹살에 소맥, 2차는 회에 소주, 3차는 치킨에 맥주. 사실 각자 마시고 싶은 술은 그 날의 기분과 취향에 따라 달라지지 않나. 다양한 취향이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는 공간. 마시고 싶은 술을 누구나 자유롭게 마실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의 정점에 모어댄위스키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뷰를 마치자 상호의 ‘모어’라는 단어가 지닌 뜻을 알 수 있었다. 더 색다른 술, 더 편안한 분위기, 무엇보다 더 다양한 취향에 대한 존중을 담은 이름이었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하는 일로 가득한 일상. 모어댄위스키에서만큼은 스스로 정한 술을 마시며 여유를 가져보는 게 어떨까.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박지현 기자, 하수민 기자  pjh876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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