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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대학, 교수 고령화10년 뒤면 교수 사회 고령화 현상 뚜렷해져 ‘교수 공동화’ 현상 초래할 수도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8.09.09 22:53
  • 호수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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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가 늙어간다. 학생들이 아닌 교수들 이야기다. 은퇴를 앞둔 교수는 많지만 신규 교수 임용은 미진하다. 대학교수 고령화 문제는 이제 미래가 아닌 현실이다.

 

대학교수 고령화 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한국 대학의 교수 연령분포 그래프는 역피라미드 모양에 가깝다. 이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국 4년제 대학 내 60대 이상 전임교원 규모는 약 1만 3천800명으로 집계됐다. 2012년(8천410명)과 비교하면 약 64% 증가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매년 1천 명씩 늘어난 셈이다. 4년제 대학 전체 전임교원 수가 약 8만 명이란 사실을 고려할 때 결코 얕볼 수 없는 수치다. 

반면, 젊은 교수의 수는 지속해서 감소했다. 30대 전임교원은 2012년에 비해 19.7% 감소했다. 대략 1천7백 명이 줄어들었다. 이는 우리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우리대학교는 50대 이상 전임교원률이 70% 이상을 기록한 반면, 30대 이하 전임교원률은 10% 미만에 불과했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인 현재 5·60대 교수의 규모가 정점을 찍은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송창영 연구원은 “교수 사회가 고령화된 원인은 60년대 중·후반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 때문”이라며 “50대 교수 비율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향후 10년 이상은 지금과 같은 고령화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오늘날 정년 65세를 보장할 수 있는 직장은 대학이 유일하다”며 “퇴직 및 이직이 드물기 때문에 고령화 고착이 쉬운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고령 교수의 증가는 연공제* 보수체계와 맞물려 젊은 교수 임용을 더욱 어렵게 한다. 「베리타스 알파」에 따르면 상위 17개 대학** 정교수의 지난 2017년 평균 연봉은 1억 1천406만 원으로 2010년에 비해 850만 원 상승했다. 반면 조교수 연봉은 같은 기간 동안 오히려 감소했다. 익명을 요청한 A 교수(43)는 “퇴임교수 한 분이 나가면 초임 교수 2명을 새로 뽑을 수 있다”며 “교수 고령화 현상은 근본적으로 교수 연봉 문제와 얽혀 있기 때문에 연봉 조정으로 풀어나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 실적 부담은 젊은 교수에게
비정규직 양산 문제까지 겹쳐

 


고령화 추세가 뚜렷할수록 젊은 교수 부담은 증가한다. 젊은 비정규직 교수 양산이라는 부작용도 낳았다. 젊은 교수 부담은 연구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대학교수는 연구비의 상당액을 국가와 대학으로부터 지원받는다. 연령대별로 지급액에서 차이가 있다. 지난 2016년, 전국 4년제 대학의 30대 교수와 60대 이상 교수는 1인당 평균 연구비로 각각 2천697만 원, 4천440만 원을 수령했다. 60대 이상 교수가 연구비를 64.6%가량 더 받은 셈이다.

그러나 정작 연구 실적은 젊은 교수들이 더 잘 낸다. 적어도 표면적인 지표상으로는 그렇다. 2016년 기준으로 SCI***급 국제전문학술지에 실린 논문 수를 연령별로 비교했을 때, 30대 이하 교수와 60대 이상 교수의 1인당 인용 논문 수는 각각 0.48편, 0.25편이다. 수치상으로 60대 이상 교수는 30대 이하 교수보다 연구비를 1.5배 이상 더 받고도 성과는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A 교수는 “고령 교수는 대학으로부터 더 많은 연구비를 지급받지만 실적을 놓고 보면 오히려 평균을 깎아 먹는 실정”이라며 “대학 측이 젊은 연령 혹은 재직 기간이 짧은 교수에게 논문 쓰기를 몰아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연구재단 관계자 B씨는 “개인 및 공동연구 대부분 책임자인 560대 중견 교수들이 연구비를 받는다”며 “대학들도 중견 교수에게 대형 연구를, 신임 교수에게는 소액 연구를 배정하기에 금액이 차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교수 고령화, 그리고 그로 인한 재정난은 비정규직 교수 양산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 C씨는 “연공제를 고집하다 보면 대학 재정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결국 대학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비정규직 교수 채용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국정감사 보도자료에 따르면, 비정년트랙 교수**** 비율은 2011년 대비 8.5% 증가했다. 비정년트랙 교수는 짧은 계약기간 동안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는다. 이직도 꾸준히 발생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안정적으로 연구하기 어렵다. 이는 학생들의 교육권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A 교수는 “연구 및 논문 실적에 집중하게 되면 강의에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수업의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보수 체계 조정에 관한 교수 사회의 합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송 연구원은 “교수 연봉을 조정하기 위해선 교수 노조 및 협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매우 복잡한 과정이기에 결국 계약을 앞둔 교수들의 연봉을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ㄱ대학교 관계자도 “재정적 부담 때문에 보수 체계 변화를 도모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은 ‘특훈교수 제도’ 도입 등으로 젊은 교수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이는 45세 이하의 젊은 교수를 특훈교수로 선정해 연구비와 특별 성과급여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 중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관계자는 “새로운 연구 인력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했다”며 “해당 제도가 적용된 지 이제 1년이지만 여러 분야에서 젊은 교수들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연공제: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증가하는 체제
**건국대, 단국대(죽전캠), 단국대(천안캠), 동국대,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국외대, 홍익대(서울캠), 홍익대(세종캠)
***SCI: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을 뜻함. 매년 발표되는 학술지 및 논문 색인을 데이터 자료로 구축한 것.
****비정년트랙 교수: 정년이 보장되지 않은 채 1~3년가량 단기로 근무하는 계약직 교수.

 

 

 

 

글 강현정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그림 나눔커뮤니케이션

강현정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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