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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어떻게 생각하냐고요?”남북과 통일, 대학생 4인이 묻고 답하다
  • 정준기 기자, 이찬주 기자, 천건호 기자
  • 승인 2018.05.19 20:51
  • 호수 1812
  • 댓글 1

65년, 북한 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남북 정상이 맞잡은 두 손과 함께, 그들이 공동으로 외친 선언문은 전 세계에 생중계로 보도됐다.
이에 우리신문사는 ‘남북정상회담 특집 좌담회’를 준비했다. 정상회담과 통일부터 천안함까지, 최근 대두된 남북 관련 이슈에 대한 대학생 4인의 생각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봤다. 패널로는 김승환(정외·14), 박진성(정외·18), 서울대 김인우(종교·18), 한국외대 정승혜(프랑스어/국제·17)씨가 참석했다.

▶▶ 지난 15일 신촌캠 우리신문사 편집국에서 남북관계와 통일에 관한 대학생 좌담회가 진행됐다.


Q.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승환: 파격적이었다. 모든 과정이 실시간으로 생중계된 점부터 문재인 대통령의 ‘깜짝 월북’까지 파격의 연속이었다. 북한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상당한 노력을 쏟고 있다고 느꼈다. 문 대통령 또한 판문점 선언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본다.
진성: 긍정적 요소는 분명 많았지만 낙관론은 아직 이르다. 핵심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는지다. 그 점을 고려한다면 곧 있을 북미정상회담까지 연장선상에 놓고 판단해야 한다. 북미정상회담의 결과물을 통해 남북회담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본다. 또 이번 선언에서 밝힌 ‘완전한 비핵화’라는 문구에 대해 남한과 북한, 미국이 각각 어떤 해석을 내놓는지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인우: 아직 평가를 내리기엔 이르다. 북미정상회담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우선 지금껏 보여준 북한의 태도를 기억해야 한다. 그동안 맺었던 수많은 약속 중 북한이 진정성 있게 이행한 것이 무엇인가. 우린 매번 뒤통수를 맞기만 했다. 이에 대해서도 대비를 해야 한다고 본다.
승혜: 봄이 올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불러오긴 했지만, 여전히 할 것이 많다는 점을 확인한 회담이었다.

Q. 남북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진성: 당연한 말이겠지만 대한민국 주도의 통일이라는 전제하에 적극 찬성한다. 애초에 남북이 선택한 분단이 아니었던 만큼 역사적 측면에서, 그리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통일을 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승환: 찬성한다. 한민족이라는 당위성은 물론, 통일 한국이 가져올 경제적·외교적·정치적 변화를 고려할 때 반대할 이유가 없다.
승혜: 동의한다. 언어·문화적 차이나 통일비용 등은 과제로 남겠지만 통일 한국은 분명 지금보다 강해질 것이다. 통일이 된다면 당장 국제사회에서의 경쟁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리라 본다.
인우: 부분적 찬성이다. 통일을 논할 땐 그 당위보단 경제적인 실리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본다. 결국은 통일비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도출하는지가 관건이다. 통일비용 부담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되는 젊은 세대의 합의가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Q. 과거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통일비용을 1조 달러(1천172조 원)로 추산했다. 통일 비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승환: 얼마 전 유명 사교육 강사가 ‘통일비용과 분단비용’을 두고 분석한 강의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핵심은 분단비용을 고려한다면 통일비용이 절대 비싸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이 의견에 동의한다. 또 설령 통일비용이 부담스럽다곤 해도 단지 그것 때문에 통일을 반대하는 논리엔 공감하기 어렵다.
진성: 양국의 협력에 따라 통일비용은 점점 줄어들 수 있는 반면 분단비용은 일정 금액이 누적된다. 점차 통일비용을 줄여나가는 게 이상적일 텐데 앞으로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지가 관건이다. 개방과 경제협력이 어느 수준까지 선행되는지에 따라 통일비용이 줄 수도, 답보할 수도 있다.
인우: 통일비용은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이다. 지출이 단기간에 집중된다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 주도의 대북교류를 점차 늘려 통일비용을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Q. 천안함 유가족들은 “문대통령이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사과 없는 화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남북 관계가 분명한 화해 분위기인 이 시점에서 ‘사과 없는 북한의 태도’는 어떻게 생각하나?

승환: 분명 잘못된 태도고 사과를 받아야 한다. 그렇지만 사과만큼이나 평화도 중요하다. 일단은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된 후 사과를 받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대를 위해 소를 잠시 미뤄둬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언제 다시 찾아올지 모르는 화해 국면이다. 이 기회를 잡아 항구적 평화로 나아갈지, 놓쳐서 다시금 위기가 고조될지 그 기로에 서있다.
진성: 사과와 화해는 공존 불가능한 개념이 아니다. 화해는 사과를 통해 더 공고해질 수 있다. 북한이 진정성 있게 사과한다면 민족적 감정을 자극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 본다. 대를 위해 소를 미루자는 것은 민주국가에 걸맞은 태도가 아니다.
승혜: 천안함과 관련해 어떤 사과도 하지 않은 북한의 행동이 몹시 유감스럽다. 남북이 분명한 화해 분위기라곤 해도 할 것은 해야 한다.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위안부 문제를 잠시 미루자는 말과 같이 느껴진다.
인우: 사과 없는 화해 국면이 과연 가치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천안함 침몰은 청년 세대의 아픔이자 분노다. 설령 정부가 정치적 이유로 당장 사과를 요구하지 못하더라도 청년 세대는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

Q. 남북이 연내 종전을 선언하기로 합의했다. 군제 개혁, 필요하다고 보나?

인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이유로 군제 개혁을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현재 청년들의 삶, 현재 군대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고려해 군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진성: 군제 개혁의 필요성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개혁 동기가 종전 선언과 평화협정 때문이면 안 된다고 본다. 군제는 징집 가능인구의 감소와 청년층의 삶 등에 초점을 맞춰서 개혁해야 한다.
승혜: 찬성이다. 특히 군 생활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개선이 요구된다고 본다. 하지만 군제도 개편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충분히 선행돼야 한다.
승환: 군제 개혁은 필수고 궁극적으론 모병제로 전환해야 한다. 현 세계정세 하에서 국지전은 종종 발생하지만 대규모 국제전은 분명 감소했다. 특히 동북아는 경제적·정치적 요충지라 역설적으로 전쟁 발발 위험이 적다고 본다. 여러 요소를 따져봤을 때 모병제 논의가 대두될만한 환경이다. 하지만 이런 군제 개혁이 종전선언 때문에 이뤄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종전선언도 어떻게 될지 모를뿐더러 북한이 존재하는 한 종전선언 뒤에도 도발이나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다고 보긴 힘들기 때문이다.

Q. 남북한 통일이 실현되면 북한 주민이 대거 남한으로 이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승환: 허용해야 한다. 거주 이전의 자유는 천부인권이다. 막는다는 발상 자체가 자유민주주의에 어긋난다. 물론 공공 주택 등 현실적 대안 마련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진성: 완벽한 준비만이 해답이다. 북한 주민의 대량 이주 자체는 충분히 우려할 만한 전개다. 따라서 남북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등 기본적인 충격 완화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통일 이후 한시적인 남북한 경제의 분리 운영 및 이주 방지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인우: 북한과 남한의 격차는 북한 주민들도 다 알고 있다. 그들이 남한으로 내려올 것은 자명하다. 그러나 아직 우린 그들을 수용할 준비가 부족하다. 북한 주민과의 상생은 가볍게 넘기지 말고 더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다.

Q. 남북 경제협력이 취업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거라고 보나?

승혜
: 당연히 영향이 있을 것이다. 통일 관련 부분에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본다. 그 중 한 부분을 뽑자면 통일 교육일 것이다. 그 외엔 자원 개발 관련 분야에서 많은 고용이 발생할 듯하다.
승환: 북한이 경제협력의 뜻을 내비친 것 자체가 일부나마 자본주의 체제를 도입하겠단 징후로 느껴진다. 노동력 수요는 많을 것이라 본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한 지역에 교육 및 행정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인문대생의 취업률도 상승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상상 이상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진성: 현재의 구도에서 경제협력만 강화되는 상황과 아예 통일이 된 상황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 전자의 경우 대학생이 체감할 만한 영향이 발생할지는 의문이다. 후자는 다르다. 통일 한국은 그 자체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산업 분야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 산업화 시대만큼 가시적인 성장도 가능하지 않을까.
인우: 개인적으로는 피부에 썩 와닿지 않는다. 적어도 내 취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 생각한다.

Q. 남북정상회담을 비롯한 최근의 남북관계가 대학생들에게 끼친 영향은 무엇인가?

진성: 세 번의 남북정상회담 중 지금의 20대가 어엿한 정치적 주체로서 지켜본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과서 속 구절로만 남았던 ‘한민족’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북한에 대한 이미지가 어느 정도 바뀐 점도 수확이다. 국민들이 북에 대해 마냥 나쁘게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추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인우: 대학생으로 하여금 좋든 싫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20대의 이목이 이토록 집중된 정치적 사건은 지난 2016~2017년 국정농단 사건 이후 처음이라고 본다.
승혜: 남북정상회담 이후 젊은 세대 사이에서 통일이나 남북 관련 담론이 유의미하게 늘었다. 대학생들이 남북문제에 대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할 계기가 됐다.

글 정준기 기자
joonchu@yonsei.ac.kr
이찬주 기자
zzanjoo@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정준기 기자, 이찬주 기자, 천건호 기자  joo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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