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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청년취업정책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나무보다 숲을 보는 청년취업정책, 구조가 바뀌어야 청년이 산다
  • 김정윤(생디·15)
  • 승인 2018.03.24 22:19
  • 호수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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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생디·15)

취업 ‘시즌’이다. 마치 올림픽처럼 취업의 계절이 왔다. 적절한 시기가 마땅한 때가 정해진 것도 아니건만 모두 취업에 열을 올리는 계절이 왔다. 자소서 한 편 제출하기 무섭게 다음 자소서를 준비한다. 한바탕 전쟁을 치르고 나면, 이름만 대면 알 법한 유수의 기업들이 다른 듯 같은 자소서를 받아들 것이다. 고작 천자 남짓한 문단에 스물 몇 해의 삶을 욱여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마저도 기업의 구미에 맞게 자신을 포장하고 꾸며 본디 자신의 모습은 열 번쯤 들여다보아야 겨우 옅게 비칠만한 정도가 되어야 좋은 자기소개서라고 한다.

국내 대기업이 전체 기업의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1% 남짓이다. 대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4% 내외다. 기업 중 99.3%는 근로자가 49명 이하인 작은 기업이다. 극소수의 대기업에 생산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전형적인 압정형 구조다. 1% 대기업의 과도한 덩치 부풀리기와 이에 치이는 나머지 99%의 중소기업이 대변하는 기형적인 우리나라의 기업 생태계는 여러 병리적 현상들을 낳는다.

이에 현 정부에서는 2018년 추경예산의 상당 부분을 청년 취업 및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배치한 바 있다. 취업 상담, 직업 훈련, 구직 촉진 비용 지원 등 기존 청년들에게 제공되던 취업 도움 프로그램인 취업 성공 패키지의 예산이 3천305억 원에서 4천655억 원으로 확대됐고, 중소기업에 지원되는 고용 창출 장려금도 기존 2천620억 원에서 3천479억 원으로 확대됐다. 또한, 중소기업에서 청년 3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그중 1명의 임금은 연 2천만 원 한도 내에서 3년간 정부가 지원한다. 청년들이 2년 근속 시 본인 투자금 300만 원으로 1천600만 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청년 내일 채움 공제 또한 그 금액과 규모가 확대될 예정이다.

이렇듯 현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취업 정책의 초점은 대체로 ‘중소기업에 청년 취업 시키기’에 집중되어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의 입장에서 부족한 중소기업의 매력을 정부 지원으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취업 장려금과 공제 혜택을 받고, 일정 기간 고용안정을 보장받는 것은 분명 당장 취준생들에게 달콤할 수 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도 나쁠 것이 없다. 다만, 딱 거기까지이다.

과연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그리는 꿈의 크기는 얼마 정도일지 가늠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첫 직장, 혹은 새로운 직장을 고르면서 청년들은 얼마만큼의 미래까지 계획해야 할까. 단순히 눈앞의 임금이나 근속 기간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해당 일자리에서 내가 얻을 기회, 키울 수 있는 경쟁력, 성장을 이룰 가능성, 전망 등 수도 없이 많은 지표가 청년들의 일자리를 결정한다. 취준생의 꿈은 은퇴 이후의 순간들까지 포괄한다.

다가올 수십 년의 인생을 그리며 결정하는 취업, 어느 기업에 지원할 것인가는 더이상 당분간의 매력 갖추기로 좌지우지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취준생들에게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는 현재의 구조상에서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매력의 격차가 있다. 현재의 기형적 기업 생태계에서 중소기업은 태생적 한계를 가진다.

중소기업의 고용비율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성과액과 임금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대기업의 임금과 성과액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이러한 구조 자체가 변혁하지 않는 이상 정부의 현 취업 지원정책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에 불과하다.

정부는 오래전부터 대기업을 규제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이 설 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고, 과세와 관련 법률을 통해 과도한 덩치 부풀리기를 막으려 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것은 정부의 눈치 보기와 기업들의 탈세, 범법, 문어발식 경영 등의 부패한 모습들뿐이다. 법률은 지켜지지 않았고, 업종은 보호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기업과 협업할 수 없어진 중소기업들이 도태되고 종국엔 대기업의 계열사 혹은 하청업체로 전락한다든지, 나아가 밀어내기와 갑질 등의 횡포에 더욱 무기력하게 방치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지금, 중소기업에는 성장의 가능성 자체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다.

보다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대기업에는 적절한 규제가, 중소기업에는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 지원의 목적은 단기적인 고용 창출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보장되는 바람직한 경제 구조 형성에 있어야 한다. 취업을 꿈꾸는 인재들이 당장 다가올 수년이 아니라 수십 년 후의 미래를 그려도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의 가능성이 중소기업에 있어야 한다. 그것이 중소기업이 인재들에게 매력을 지닐 수 있도록 하는 길이며, 취업 전쟁에서 밀려나는 청년들에게 꿈을 되찾아줄 방법이다. 청년들이 현실과의 타협이 아닌 더 큰 미래를 위한 결정으로 중소기업을 선택할 수 있게 할 유일한 방책이다.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하며 보다 멀리 바라볼 수 있기를 꿈꾼다.

김정윤(생디·15)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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