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 민망하기도 하고, ‘성인’보다는 ‘성’에 관련된 것만 떠올리게 하는 말이다. 딜도, 오나홀, 바이브레이터. 이름을 들어본 이들은 많겠지만 직접 써본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알고는 있지만 써 보지 못한 사람을 위해 기자가 직접 사용해봤다. 성인용품점 방문부터 성인용품 사용까지. The Y의 솔직한 이야기, The X 그 다섯 번째 이야기는 '성인용품'이다.

 

장소는 이화여대 근처의 성인용품점이었다. 기자도 모르게 머뭇거리게 됐던 이곳. 안이 보이지 않게 검은 스티커로 막아 놓은 문을 걷어내고 들어가니 ‘신세계’가 펼쳐졌다. 환한 내부에는 다양한 성인용품들이 종류별로 진열돼있었다.

들어가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여성용 자위기구인 딜도.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수동 딜도 뿐만 아니라 전동 딜도도 있었다. 수동 딜도는 3만 원대, 전동 딜도는 4만 원부터 20만 원까지 가격 폭이 넓었다. 전동 딜도를 한 손으로 쥐자 묵직하고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졌다. 버튼을 눌러 딜도를 작동시키자, 잡고 있는 손이 간지러울 정도로 세게 진동했다. 진동 모드도 다양했다. 짧게 끊기는 진동부터 길게 울리는 진동까지 다양한 진동이 이어져 하나의 패턴을 만들고 있었다. 버튼을 한 번 더 눌러 모드를 바꾸자 모스 부호를 연상시킬 정도로 다양한 진동 모드가 있었다. 한편 수동 딜도는 흡착성이 있는 딜도와 그렇지 않은 딜도가 있었다. 수동 딜도는 매우 남성의 성기와 흡사하게 생겼다. 약간의 당황스러움이 묻어나오는 모양새.

여성용 딜도 외에도 남성용 자위기구인 오나홀*, 남성용 딜도가 있었고, 다른 한 편에는 콘돔과 러브젤, 페로몬 향수가 있었다. 성인용품점의 정점은 SM용품. 각종 수갑과 저온초**등 하드 플레이를 위한 용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기자는 이 중 딜도와 바이브레이터를 구매했다. 실리콘 재질의 흡착성 있는 수동 딜도와 건전지로 작동하는 유선 바이브레이터였다. 우선 바이브레이터를 사용해봤다. 바닥에 놓으면 튕기면서 울릴 정도였다. 바이브레이터의 효과를 있는 그대로 느끼기 위해 별다른 애무 없이 바로 바이브레이터를 나의 ‘그곳’에 대 봤다. 성적인 자극은 간지러움부터 시작한다는 말처럼 처음에는 미묘한 간지러움으로 시작했지만, 찌릿한 느낌이 뒤를 이었다. 더 강한 쾌감을 찾기 위해 바이브레이터를 이동시키면서 나의 성감대를 주체적으로 찾아낸다는 기분과 나 스스로를 알아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바이브레이터의 자극은 거의 즉각적으로 몸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음으로 딜도를 사용해봤다. 딜도의 모습은 실제로 발기한 남성 성기와 유사하다. 딜도에 콘돔을 끼우고 러브젤을 발라 매끄럽게 만든 후 바로 삽입했다. 딜도의 느낌은 정확히 ‘콘돔 낀 남성 성기’와 비슷했다. 콘돔을 껴 체온이 전달되지 않아 미지근한 느낌이며, 겉은 말랑하면서도 쉽게 구부러지지 않는 실리콘 재질의 딱딱한 느낌. 이 모든 것에서 ‘그것’이 느껴졌다, 딜도의 좋은 점은 박자와 자세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삽입과 왕복운동을 스스로 해야 해서 오묘한 자괴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자괴감 이상의 쾌감이 우선했다.

평소 ‘자위를 하는 것 보다는 섹스가 훨씬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손이나 다른 도구로는 섹스하는 만큼의 만족감이 들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성인용품을 통해 ‘섹스 못지않은 자위’를 할 수 있다. 좀 더 비싼 전자동 딜도를 사서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까 한다.

 

일본에서 각종 성인용품을 구경하다가 ‘텐가’라는 원통모양의 오나홀을 구매했다. 생식기를 묘사한 보통의 오나홀과는 다르게 행가는 원통 모양에다가 다채로운 색깔, 예쁜 디자인을 하고 있다. 오나홀은 일회용과 다회용이 있으나, 일회용도 잘 씻어서 쓰면 여러 번 사용이 가능하다. 삽입시에는 입구에 젤을 바르고 삽입하면 된다, 이때 콘돔을 사용해도 된다. 콘돔을 사용하든, 사용하지 않든 그 느낌은 비슷하다. 따듯하고 촉촉한 실리콘이 내 ‘그것’을 감싸는 느낌은 콘돔 너머로도 느껴진다. 오나홀이 ‘여자 성기 대용’이라서 실제 하는 것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 할 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사용해 보니 진짜 섹스하는 느낌이 났다(!). 안에 돌기가 만들어져 있어 왕복운동을 할 때 성기를 긁어준다. 부드럽고 촉촉해서 실제 성행위를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다만 불편했던 점은 다 쓴 후에 물로 씻고, 말리는 과정이 귀찮았다는 것이다. 좀 비싸긴 하지만 만족할 만한 자위를 하고 싶다면 텐가를 사는 것도 좋다.

-치즈후라이

 

*오나홀: 인공질, 인공적으로 정액을 채취하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여성의 질을 모방하여 만든 기구이다.

**저온초: 일반적인 양초보다 녹는점이 6~7도 정도 낮은 초. 일반적인 양초와 달리 상온에서 말랑말랑하다. SM에서 왁싱 플레이(Waxing Play)에 사용한다.

글 백색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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