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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 집을 들어보셨습니까?아무도 모르는 여성안심지킴이 집
  • 이영준 기자, 하은진 기자
  • 승인 2017.12.02 22:17
  • 호수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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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대상 범죄 뉴스가 끊이지 않는 요즘, 여성들은 늦은 밤 귀갓길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러한 여성들을 위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24시간 운영 편의점을 활용했다. 몇몇 편의점을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선정해 신변에 위협을 느끼는 여성들이 편의점으로 긴급 대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지정된 편의점 직원들도 이 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사업의 수혜자인 여성들도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사실상 해당 사업은 무용지물로 전락한 상황이다. 

 

▶▶ 편의점에 부착된 여성안심지킴이 집 표시.

 

여성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편의점, 
우리대학교 앞은?

 

‘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 집’이란 신변에 위협을 느낀 여성이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선정된 편의점으로 긴급 대피하면, 편의점에서는 즉각 경찰을 부를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여성안심지킴이 집에는 경찰서로 즉각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무선비상벨이나 무다이얼링*이 설치돼 있어, 괴한이 편의점까지 여성을 따라올 시 바로 경찰을 부를 수 있다. 이 사업은 서울시가 주관하고 각 구청으로 연계돼, 각 구청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에 따라 늦은 시간 귀가하는 여성들은 낯선 남성이 쫓아 올 경우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대피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동시에 주거지 또한 노출되지 않게 됐다.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자발적인 참여 의사를 밝힌 편의점 중, 유흥업소가 밀집한 지역 혹은 인적이 드문 지역에 위치한 편의점이 우선적으로 선정된다. 선정된 편의점은 출입문 주변에 여성안심지킴이 집 마크 스티커를 부착하고, 무선비상벨이나 무다이얼링을 설치함으로써 긴급 피난처 역할을 하게 된다. 선정된 편의점은 서울시와 편의점 본사로부터 안내 교육을 받고, 구청으로부터 1년에 2번 기기점검과 함께 행동수칙 등을 점검받는다.

서울시는 지난 2014년 3월부터 한국편의점협회를 비롯한 CU, GS25, 7-ELEVEN, MINISTOP, C-SPACE 5개 편의점사와 함께 사업을 시행하는 중이다. 당시 24시간 운영되는 편의점 중 약 600곳을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선정했으며, 현재 사업이 점차 확대돼 약 1천 개의 편의점이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선정된 상태다.

현재 우리대학교가 위치한 서대문구에는 총 21개의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서대문구에서도 신촌과 이화여대 부근에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8개 설치돼 있다. 이는 보통 2~3곳 정도 운영되는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개수다. 서대문구청 송유정 주무관은 “아무래도 신촌과 이화여대 쪽에 유흥업소가 많다 보니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선정된 편의점이 많다”며 “동시에 신촌과 이화여대 쪽에는 편의점 수가 많아 자원하는 편의점들이 많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대학교와 근접한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우리대학교 정문에서 신촌역까지의 연세로 지역에 3곳, 그리고 동문 쪽에 1곳이 있다. 

 

 

그러나 편의점도, 여성도 모르는
‘여성안심지킴이 집’ 

 

여성을 범죄로부터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사실상 그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우리대학교 주변의 여성안심지킴이 집들의 경우 ▲여성안심지킴이 집을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직원들도 이 사업에 대해 잘 모르고 있으며 ▲수혜자인 여성들도 사업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기자가 직접 우리대학교 주변에 위치한 여성안심지킴이 집 4곳을 돌아본 결과, 3곳이 이 사업을 자세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기자는 여성들이 많이 귀가하는 시간인 밤 10시부터 11시 사이에 여성안심지킴이 집을 방문해, 여성안심지킴이 집에 대해 알고 있는지 직접 물어봤다. 한 편의점의 직원 A씨는 “우리 편의점이 여성안심지킴이 집인 것은 알지만 이에 대해 따로 교육받은 적은 없다”고 답했다. 또한 다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B씨는 “아르바이트교육을 받을 때 해당 사업에 대해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편의점 직원 C씨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이라는 것은 모른다”고 답했다. 결국 이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대피할 시 직원도 대피자도 위협에 대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직원과 더불어, 수혜자인 여성들도 사업에 대해 모르고 있는 상태다. 우리대학교 김하언(교육/경영·14)씨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이라는 사업은 처음 들어본다”며 “신촌에서 학원이 늦게 끝나고 기숙사로 귀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업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세로에 자주 온다는 이화여대 김슬비(디자인학부·16)씨는 “기숙사에 살기 때문에 늦은 밤까지 신촌에 있다가 학교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사업을 여태까지 몰랐던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교육, 홍보가 부족한
여성안심지킴이 집

 

전문가는 이러한 실효성 부족에 대한 원인으로 시와 구청의 ▲교육 부족 ▲홍보 확대에 대한 노력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구청에서는 1년에 2번 편의점에 방문해 기기점검과 함께 행동수칙을 점검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이 수시로 바뀌는 탓에 교육이 어렵다는 것이 구청의 입장이다. 서대문구청 송 주무관은 “구청에서 정기적으로 편의점을 점검하지만 점검기간 사이에도 직원들이 수시로 바뀌고 있어 교육이 제대로 못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오윤성 교수는 “현재 사업의 현황을 보면 보초를 세운다고 해놓고 허수아비를 세운 꼴”이라며 “직원에게 임무를 부여했으면 어떤 이유에서든 최소한 직원이 임무를 수행할 수는 있도록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울시와 서대문구청은 몇 가지 방법으로 사업을 홍보하고 있으나 홍보실적은 미진한 상황이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여성정책담당관 권진영씨는 “자치구별 반상회보나 동영상을 만들어 지하철 전광판 등을 통해 사업 홍보를 하고는 있지만 수용자들에게 잘 전달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서대문구청 송 주무관은 “구청에서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을 포함한 여성안심사업 홍보책자를 나눠주면서 다른 사업과 함께 홍보하는 것 외에는 따로 하고 있지는 않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 교수는 “현재의 홍보 방식은 굉장히 형식적이다”라며 “시나 구청에서 획기적인 홍보 아이디어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오 교수는 “이렇게 사업이 실효성 낮은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시와 구청에서 관심을 별로 갖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 늦은 밤, 여성들은 신변의 위협을 느낄 시 주변 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 집으로 대피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여성안심지킴이 집이 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효성 강화를 위해서 ▲편의점 교육 및 관리 강화와 ▲홍보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1년에 2번 기기점검과 함께 행동수칙을 점검하는 것으로는 여성안심지킴이 집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여성안심지킴이 집에서 일하는 직원이라면 최소한 행동수칙은 알고 있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오 교수는 “사업을 진행하려면 직원들이 대처요령 정도는 숙지하고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주기적인 교육을 해줘야 한다”며 “시나 구청에서 사업을 잘 시행하는 편의점에 인센티브 등을 주면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관리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 권씨는 “지속적인 교육을 위해 편의점 직원들을 교육 장소로 정기적으로 부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도 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홍보에 있어서도 시나 구청의 다양한 방법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 교수는 “편의점에 부착하는 스티커의 경우에도 기존과 다르게 사람들 눈에 잘 띌 수 있도록 마크가 깜빡거리는 등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시나 구청에서는 지역사회의 특징을 잘 활용해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 교수는 “만약 대학교가 위치한 지역일 경우 대학교 학보사 등을 통해 홍보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도 있다”며 “홍보만 잘 이뤄진다면 실제 이용을 하지 않더라도 여성들의 심리적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김하언씨 또한 “여성안심지킴이 집이라는 사업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 평소 귀가 때 심리적으로 덜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24시간 불이 켜져 있는 편의점을 여성 긴급 대피소로 활용한다는 것은 좋은 생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사업 실행에 참여하는 이들이 사업에 대해 모른다면 효과가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다. 또한 시나 구청에서는 사업을 시행함에 따라 여성안심지킴이 집 편의점에 비상벨 설치비용까지 부담하고 있어 예산낭비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 집 사업은 교육 강화와 홍보 확대를 통해 보다 실효성 있는 사업으로 발돋움 할 필요가 있다.

 

 

*무다이얼링 : 전화기를 내려놓으면 112로 연계되는 시스템

 

 

 

글 이영준 기자
zero6@yonsei.ac.kr
사진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그림 김지연  

이영준 기자, 하은진 기자  zero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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