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 푸드가 됐다. 금요일 밤, 치킨과 맥주 한 잔이 함께라면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 수 있다고. 지금은 양념, 간장부터 파닭까지 그 종류도 너무 많아졌으나 역시 가장 기본은 뼈 있는 후라이드 아니겠는가. 신촌의 치킨집 네 군데서 맛본 후라이드 치킨은 다 비슷한 맛일 것 같았지만 전혀 달랐다. The Y의 여덟 번째 챱챱챱은 ‘후라이드 치킨’이다. 

빠빠빠 치킨 (오리지널 카레치킨, 1만 5500원)


지훈: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코를 찌르는 치킨의 카레향은 빠빠빠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염지와 튀김가루에 카레가루를 사용해 닭의 비린맛을 잡았다. 카레가루 때문에 튀김만 먹어도 밀가루의 비린맛이 나지 않았으며, 튀김에 박힌 검은깨는 고소했다. 가슴살은 촉촉하고 질기지 않았으며 삼삼한 간이 고루 잘 배어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튀김의 달큼한 맛이 쉽게 물려 많이 먹지는 못했다. 

총평: 카레의 맛은 강렬하나 쉽게 물림 

현지: 메뉴가 나오자마자 튀김 냄새보다는 카레가루 냄새가 강하게 났다. 모든 메뉴에 카레가 들어간다는 말마따나 한입 베어 물었을 때부터 짭조름한 카레맛이 났다. 조각이 잘게 동강 나 있어 어떤 부위인지 알기는 어려웠다. 닭다리 부위를 찾아 고기 부분을 따로 떼어 내 먹었을 때는 특유의 닭 냄새가 약간 났다. 하지만 굳이 따로 먹지 않으면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였다. 닭튀김에서는 카레가루와 검은깨의 조화 때문인지 왠지 모를 달착지근한 맛이 났다.

총평: 닭이 아닌 무엇을 튀기든 카레맛이 났을 것

크리스터 치킨 (핫후라이드, 15000원)


지훈: KFC 치킨과 비슷하게 튀김 자체에 매콤한 맛이 느껴지나 크리스터가 조금 더 매콤하다. 맥주가 생각나는 자극적인 매콤한 맛이다. 가슴살은 퍽퍽함과 촉촉함의 사이로 씹는 맛이 좋았으며, 씹을 때 육즙이 터져나왔다. 튀김이 두껍지 않아 고기의 맛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염지가 골고루 되지 않아 어떤 부분은 싱거우나 어떤 부분은 짰다. 싱거운 부분에서는 닭 비린내가 났다. 매운맛의 튀김과 함께 먹으면 비린내가 덜 하지만, 튀김 없이 고기만 먹으면 특히 심했다. 

총평: 맥주와 잘 어울리는 치킨

현지: 익숙한 그 맛이다. 매콤하고 짭조름한 튀김옷이 ‘케이준 치킨을 주 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와 아주 비슷한 맛이었다. 다만 그 프랜차이즈에 비해 튀김옷이 얇고 조각이 컸다. 한 마리가 9조각으로 나뉘어 나왔다. 고기는 상당히 촉촉한 편이었다. 다리를 먹어봤을 때는 닭 특유의 비릿한 맛이 조금 났지만 튀김옷이 자극적이라 그다지 신경 쓰이지는 않았다. 특히 닭다리 부분은 염지가 잘된 편이라 짭조름한 맛이 가장 강했고 전체적으로 자극적인 편이었다.

총평: 프랜차이즈 치킨버거의 패티가 생각나는 맛

범벅치킨 (골든조각순살후라이드, 15000원)


지훈: 범벅치킨은 순살치킨밖에 팔지 않아 뼈가 있는 치킨을 먹지 못했다. 범벅치킨은 다양한 소스로 양념한 치킨을 팔기에, 치킨보다는 닭요리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린다. 다른 메뉴는 정말 맛있다. 그러나 후라이드 치킨은 추천하지 않는다. 튀김이 두껍고 딱딱했으며, 군데군데 뭉쳐있어 밀가루 반죽 맛이 강하게 났다. 그러나 고기는 비리지 않고 담백했다. 네 가게 중 비린내를 가장 잘 잡았다. 

총평: 다양한 치킨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현지: 범벅치킨의 메인은 갈릭 소스와 매운 양념인 것은 알지만 비교를 위해 후라이드를 먹게 된 점이 그저 아쉬웠다. 처음 맛을 보았을 때 튀김이 두꺼운 편이다 보니 딱딱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딱딱한 튀김옷 겉표면에 무언가 밀가루 같은 가루가 느껴졌고 반죽 맛이 조금 났다. 그래도 고기 부분은 부드러웠고 특유의 냄새나 비린 맛도 나지 않았다. 

총평: 역시 ‘범벅’된 시그니처를 먹는 것이 옳았다.

자담치킨 (후라이드 치킨, 16000원)


지훈: 튀김 색이 불그스름해서 가장 먹음직스러웠다. 큰 특징 없이 무난하지만 동시에 가장 기본에 충실한 후라이드 치킨이다. 고기에 염지가 잘 돼 간이 고루 잘 배어있고 비리지 않다. 튀김은 얇으며 은은한 허브향이 느껴진다. 다만 가슴살이 뻑뻑했다. 개인적으로 뻑뻑한 살을 좋아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하다. 

총평: 무난한 후라이드 치킨의 정석

현지: 흔히들 떠올리는 후라이드 치킨에 가장 가까울 것 같다. 척 보기에도 얇은 튀김옷이 옛날 통닭을 떠올리게 한다. 맛도 비슷했다. 고기간이 센 편이 아니기 때문에 닭에서 나는 특유의 비린내가 약간 났다. 고기 역시 한 마리가 16조각으로 이루어져 보통의 크기였으며 뚜렷한 특징은 없었다. 다만 닭다리살도 약간 말라있다는 느낌을 받았고 허브 향인지 무언가 독특한 향이 났으나 특별히 튀지는 않았다.

총평: 마일드하고 무난한 치킨을 원한다면 찾아가 보자.


글 이지훈 기자
chuchu@yonsei.ac.kr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사진 이수빈 기자
nunnunan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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