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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개점휴업’ 신촌 민자역사의 새 출발신촌역사발 새바람, 지역상권 호재 되나
  • 송경모 기자, 이수빈 기자
  • 승인 2017.11.26 01:23
  • 호수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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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 년 간 서대문구의 골칫덩이였던 경의·중앙선 신촌 민자역사(아래 신촌역사) 문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신촌역사의 건물주 신촌역사주식회사(아래 신촌역사(주))가 지난 7월 TRG(Travel Retail Global)와 임대차계약을 맺은 것이다.

 

불 꺼진 신촌역사

 

▶▶ 영업을 중지한 신촌역사 3층

 

옛 신촌역사를 대체할 목적으로 지난 2006년 준공된 신촌역사는 지하 2층에 지상 6층짜리 건물로 연면적이 약 3만㎡에 달한다. 그러나 그 규모에도 불구하고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겐 ‘신촌 메가박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지하 주차장을 제외한 6개 층 중 영화관이 입점한 5~6층만 실질적으로 영업 중이기 때문이다. 

개발 당시 1~4층에는 대형 의류 백화점 ‘밀리오레’가 들어섰다. 동대문에 이어 명동 등지에서도 승승장구하던 보세 의류 쇼핑몰 밀리오레는 다소 침체된 신촌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됐다. 밀리오레의 법인 ‘성창F&D’는 ▲신촌·이대상권의 높은 수익률 ▲경의선 복선전철화 사업 ▲주변 상가 대비 저렴한 분양가 등을 내세워 쇼핑몰에 들어올 전차인*을 모집했다. 

그러나 막상 영업을 개시한 밀리오레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개점 이래로 줄곧 공실률은 70%를 웃돌았다. 설상가상으로 성창F&D가 당초 홍보한 상권 수익률, 복선전철화 사업 등의 내용은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에 의해 허위·과장 광고로 밝혀졌다. 허황된 광고 내용에 속았다며 전차인들이 제기한 분양대금반환소송에서 성창F&D는 지난 2012년 패소했다. 

신촌역사(주)도 곧 재정 위기에 봉착했다. 임차인 성창 F&D가 임대인 신촌역사(주)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기 때문이다. 신촌역사(주) 전병탁 대표이사는 “성창F&D의 요청에 따라 임대차계약 기한을 30년으로 정한 것이 재정 위기의 화근이었다”고 주장했다. 계약이 이뤄진 2004년 당시 민법 651조에 의하면 상가임대차계약은 20년을 넘을 수 없었다. 법원은 신촌역사(주)에게 임대료 750억 원 중 10년분인 250억 원을 성창F&D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17%의 이자가 붙은 채무는 곧 400억 원 가량으로 불어났고 신촌역사(주)는 파산했다.

 

면세점 유치,
새 출발의 청신호

 

▶▶ 신촌역사 5층에서 4층으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출입이 통제돼 있다.

 

파산 상태이던 신촌역사(주)의 숨통이 트인 건 지난 2013년이었다. 패소와 채무의 큰 근거가 됐던 민법 651조에 대해 위헌 판결이 난 것이다. 해당 조항의 입법 목적이 불분명하고 오히려 계약 자유의 원칙을 침해한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소송채무가 해소됐고 신촌역사(주)는 회생에 성공했다. 

부동산 인도를 거부한 성창F&D를 상대로 제기한 명도소송**에서도 승소한 신촌역사(주)는 본격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다. 면세점 유치가 그중 하나의 방법이었다. 전씨는 “지난 2015년부터 여러 기업과 면세점 유치에 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며 “우선 면세점이 일부 입점하게 되면 다른 종목의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결국 2016년 10월에 신촌역사(주)는 시티플러스의 별도법인 탑시티면세점과 가계약을 체결하고 12월에는 면세점 특허 사전승인을 얻었다. 

당초 탑시티면세점 측은 4~5월께 임대차 계약을 마무리 짓고 늦어도 오는 12월 중으로 영업을 개시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문제로 인해 한·중 관계가 틀어지며 계약이행이 지연됐다. 실제로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을 포함해 현대면세점 무역센터점,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 등 연내 개장이 예정됐던 신규 면세점들은 사드의 여파로 일제히 계획을 1년가량 연기해야 했다. 

비록 면세점 측과의 계약은 지연됐지만 일단 신촌역사(주)는 지난 7월 TRG와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후 면세점을 비롯한 개별 업체와 계약을 맺는 것은 임차인이자 전대인인 TRG의 몫이 됐다. 그러나 전씨는 “임대차 계약이 마무리됐다고 임대인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견실한 전차인이 들어와야 임대인인 우리도 산다는 생각으로 추후 분양 관련 자문 등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씨는 “오는 2018년 말 영업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조와 오리의 갈림길에서

 

신촌역사를 둘러싼 문제가 해결될 조짐이 있지만 긍정적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기반상권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요인을 많이 타는 면세점이 들어오는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이에 전씨는 “신촌·이대 상권은 단체여행객보다 개인여행객이 많아 크게 휘둘리진 않을 것”이라며 “계약 단계의 지연은 시티플러스가 운영하는 공항 지점이 타격을 받아 나타난 재정적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등을 통해 신촌역사가 살아나더라도 지역 경제의 동반 발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는 우려도 있다. 이화여대 부근에서 가죽 공방을 운영하는 A씨는 “동대문에 두타 면세점이 들어왔지만 동대문 상권에 도움이 됐다는 얘기는 별로 듣지 못했다”라며 “외국인 방문객이 조금 증가할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면세점 입점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티플러스 안혜진 대표이사는 인터넷 신문 「서대문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신촌과 이대의 소규모 점포 사업주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씨는 “문호 개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청사진이나 협의가 없는 지금으로선 와 닿지 않는 얘기”라고 말했다. 

 

과연 10여 년 만에 새 출발을 준비하는 신촌의 ‘미운오리새끼’ 신촌역사가 백조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차인: 남이 빌려온 물건을 다시 빌린 사람. 
**명도소송: 임대차계약이 만료 또는 해지돼 점유권을 상실한 임차인이 부동산 인도를 거부할 시 부동산을 인도받기 위해 임대인이 제기하는 소송

 

 

글 송경모 기자
songciety@yonsei.ac.kr

사진 이수빈 기자
nunnunanna@yonsei.ac.kr
 

송경모 기자, 이수빈 기자  songciet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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