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원주캠의 장애학생은 총 15명으로, 원주캠은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한 학기에 한두 번씩 간담회를 열어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숙사 생활의 어려움 ▲부족한 이동권 및 수업권 보장 ▲장애인 화장실 시설 미비 등으로 인해 장애학생들의 불편함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숙사 선택부터 생활까지…
어려움 겪는 장애학생

 

현재 장애학생들은 ▲미흡한 기숙사 시설 ▲불충분한 장애인실 정보 고지로 인해 기숙사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연학사와 청연학사에 장애인실이 장애학생들의 기숙사 생활을 위해 구비됐지만, 일부 미흡한 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원주캠의 생활관은 매지학사, 세연학사, 청연학사 총 세 가지로 일반 학생들은 이 중 하나의 생활관을 선택할 수 있지만 매지1학사와 2학사의 경우 ▲엘리베이터가 없는 점 ▲공동화장실을 이용한다는 점 ▲장애인실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장애학생들이 거주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세연학사의 경우, 생활관 건물로 올라가는 길목의 경사가 심해 이동에 불편함이 있는 상황이다. 장애학생인 A씨는 “몸이 불편해 부수적으로 드는 비용이 많기 때문에 청연학사의 비싼 기숙사 비용이 부담된다”며 “장애인실만 구비돼 있다면 매지학사에 살고 싶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매지학사의 엘리베이터 설치와 관련해 원주생활관 이수지 차장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유지하는 것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다”며 “매지학사의 낙후된 건물환경을 고려했을 때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에 대한 내부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한, 장애인실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고지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의료기기 및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학생들은 방 구조를 확인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홈페이지와 안내책자에는 방 구조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 게시되지 않고 있다. 이에 A씨는 “홈페이지에 장애인실의 사진이 게시되지 않아 생활관 사무실에 사진 공개를 몇 번씩 요청했으나 제대로 안내받지 못한 채로 기숙사를 선택한 적이 있다”며 “입사 후 방이 너무 좁아 필요한 의료기기를 반입하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학생인 오세승(정경경영·12)씨는 “지난 2016년에 생활관에 방 구조 확인을 문의한 적이 있었으나 제대로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차장은 “홈페이지에 장애인실의 정보를 게시하는 작업은 홈페이지 관리상 문제가 없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부족한 수준인
장애학생의 이동권과 수업권

 

▶▶ 원주캠 미래관 앞 횡단보도의 한쪽에만 연석 경사로가 있는 모습이다.

또한 장애학생들은 캠퍼스 내 ▲보도블록 요철 ▲연석 경사로* 미비로 인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뿐 아니라 ▲강의동 장애 시설 미비 ▲원활하지 못한 강의실 배정으로 인해 수업권 역시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휠체어나 이동 보조기구를 이용하는 장애학생은 캠퍼스 내 보도블럭과 미보수 구역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실제로 오씨는 “보도블록의 요철에 이동 보조기구가 걸려 넘어진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A씨 역시 “보도블록 상태가 좋지 않으면 휠체어 바퀴가 걸려 이동할 때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총무처 시설관리부 조찬영 부처장은 “보도블록 타일을 교체하는 작업은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보도블록 교체는 정의관 증축이 완공되는 내년 5월쯤에 진행될 것 같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내 횡단보도 사이에 위치한 연석 경사로가 없는 경우가 있어 장애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교내 대부분의 연석 경사로는 횡단보도와 연결돼 있지만, ▲학관 앞 ▲연세플라자 방향의 일부 횡단보도에는 연석 경사로가 없어 일반차도로 보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오씨는 “종종 횡단보도와 연석 경사로가 연결돼 있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로 돌아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부처장은 “교내 몇몇 연석 경사로가 미비해 약 5m 정도를 돌아가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장애학생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횡단보도 같은 경우 돌아가야 하는 부분에 횡단보도로 색칠하는 조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미흡한 강의동 시설로 인해 장애학생들의 수업권이 충분히 확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청송관 및 창조관 등의 복층 건물구조로 인해 장애학생들이 강의실에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송관과 창조관은 ‘ㅂ’자 모양의 건물로, 3층의 연결통로를 거치지 않으면 4층과 5층에서는 건물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동할 수 없다. 그러나 청송관과 창조관은 모두 건물의 우측에만 엘리베이터가 위치하고 있어, 좌측의 4층 혹은 5층 강의실이 배정될 경우 장애학생들은 해당 강의실로 이동할 수 없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송지현(글로벌행정·15)씨는 “지난 학기 모의토익 고사장으로 창조관 4층을 배정받았는데 해당 강의실은 이동할 수 없는 강의실이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보장에 대한 법률」(아래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학은 장애인이 건물의 한 개 층에서 다른 층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승강기·에스컬레이터·휠체어 리프트·경사로 등을 1곳 이상 설치해야 할 법적의무가 있다. 이에 조 부처장은 “엘리베이터를 추가 설치하는 방향은 예산문제에 부딪힌다”며 “차선책으로 장애학생들이 이동할 수 없는 강의실이 배정될 경우, 강의실을 변경해주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학생을 위한 강의실 배정 변경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애학생의 강의실 배정은 장애학생이 수강신청 내용을 학생복지처에 전달한 후,  교무처가  강의실 재배치 공문을 교수들에게 돌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학생복지처와 교무처 간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장애학생들을 위한 강의실 변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학생들은 교무처보다도 교수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는 실정이다. 오씨는 “매번 수강 내역을 학생복지처에 전달하고 있지만, 교수들이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교수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학생복지처 권세헌 부장은 “이와 관련해서 수강을 담당하는 교수진에 행정요청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분히 확충되지 않은 장애인 화장실
 

장애인 등의 편의증진보장에 대한 법률에 따르면, 대학은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바닥·재질·마감·부착물 등을 고려해 남성용 및 여성용 장애인 대변기를 각각 1개씩 구비한 장애인 칸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신문사가 원주캠의 모든 건물을 전수조사해본 결과 총 65개의 화장실 중 13개의 화장실만이 화장실 내 장애인 칸을 구비하고 있었다. 장애인 칸 충원율은 20%에 미쳤으며, 대부분의 건물들은 1층 화장실에 장애인 칸이 구비돼 있었다. 특히 연세플라자의 모든 화장실에는 장애인 칸이 구비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휠체어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경우 시간이 많이 지체되기 때문에 1층에만 장애인 칸이 있는 점이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부처장은 “기존에 지어진 건물 같은 경우,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장애인 칸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화장실의 세 칸 정도를 확장해야 하는데, 이미 화장실 규모가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 칸을 확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권 부장은 “장애인 칸을 갖춘 화장실을 지금보다 더 확충해야 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조금씩 지속적으로 늘려가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대학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효율성의 논리에 맞지 않을지라도 모두를 배려한 조치가 필요한 법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과 학교 본부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들의 배려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석 경사로: 차도와 인도를 구분 짓는 돌에 경사로를 낸 것

글 박진아 기자 
bodonana119@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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