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는 단연코 패스트푸드의 대명사였다. 그런데 최근 어느 순간부터 ‘슬로우푸드’ 반열에 햄버거가 끼게 됐다. 조금 천천히 먹더라도 건강하게 먹고자 하는 사람들의 바람이 담긴 ‘수제 버거’ 덕분이다. 두툼한 고기 패티, 폭신한 번, 아삭한 채소. 이 모든 걸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신촌의 수제 버거 가게 네 군데를 전격 비교해보자. 일곱 번째 챱챱챱, ‘수제 버거’다.

 

1. 엑소버거 (클래식버거, 단품 5천 원/세트 7천 원)

가영: 자극적인 맛의 햄버거를 좋아한다면 엑소버거를 추천한다. 엑소버거의 클래식 버거는 양상추, 피클, 양파, 토마토, 치즈, 패티, 그리고 번으로 구성된 가장 기본적인 메뉴다. 소스는 달고 중독성 있는 맛으로 ‘초딩 입맛’인 기자의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수제 버거의 건강한 맛은 잘 살리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고기는 두꺼운 편으로 살짝 고기 잡내가 느껴졌으며, 양상추가 아삭하지 않은 점이 아쉬웠다.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은 일반 패스트푸드점 못지않게 소금양념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총평: 자극적인 맛, ‘오리지널’ 느낌의 수제 버거

현지: 작은 버거 크기에 비해 유독 두껍고 큰 편인 패티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한입 베어 물었을 때는 달콤한 소스 맛이 강하게 났다. 아삭한 식감을 살려주는 양파는 달콤한 소스와 잘 어울렸다. 하지만 얇은 양상추가 소스에 젖어 아삭함이 죽어있는 점은 아쉽다. 두꺼운 고기 패티는 잡내를 잡기 위한 것인지 간이 센 편이었다. 번은 일반 패스트푸드점 햄버거의 번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세트로 시킬 때 나오는 감자튀김은 평범한 일자형 감자튀김과 웨지감자 두 가지 종류가 섞여있는데 감자에 간이 강한 편이다. 전체적으로 버거와 감자 모두 간이 센 편이었다.

총평: 학교 앞에서 팔던 달콤한 불고기 버거가 떠오르는 맛.

 

2. 버거펠라즈 (펠라즈버거, 단품 8천500 원 세트 1만2천 원)

가영: 버거펠라즈의 대표 메뉴, 펠라즈 버거는 소고기 패티, 베이컨, 로메인, 토마토, 양파, 아메리칸 치즈, 피클, 그리고 ‘펠라즈 소스’로 구성돼 있다. 소스의 맛이 독특해서 색다른 수제 버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수제 버거 속 재료들의 맛을 하나로 잘 어우러지게 만드는 소스다. 치즈가 적당히 녹아 소고기 패티에 붙어서 그 조합이 인상적이었다. 베이컨은 특유의 쫄깃한 매력이 잘 느껴졌고, 패티에는 잡내가 없었다. 세트메뉴에 제공되는 감자튀김에는 케첩과 핫소스를 섞은 듯한 독특한 소스가 함께 제공된다.

총평: 한 끼 식사로 든든한 버거를 먹고 싶다면.

현지: 한 눈에 봤을 때 크기가 컸다. 햄버거를 썰어보니 패티에서 육즙이 나온다. 패티도 두툼한 편이지만 채소도 많이 들어 있다. 채소의 식감이 비교적 살아있고 특히 토마토의 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패티 자체가 많이 짠 편은 아니지만 햄버거 안에 베이컨이 들어가 간이 짭조름했다. 마늘 소스가 들어있었지만 향이 강하지는 않았다. 번은 버터향이 나는 모닝빵 같은 느낌이었다. 감자튀김은 두껍고 바삭한 편이며 별다른 소스를 찍어먹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로 간이 딱 맞다. 그래서인지 감자에 케챱 대신 파스타 소스 느낌이 나는 토마토소스가 따라 나온다.

총평: 프랜차이즈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를 먹은 느낌.

 

3. 포원제로 (베스트포지션, 단품 8천 원 세트 1만 2천 원)

가영: 사장님이 대표 메뉴라고 소개한 ‘베스트포지션’은 120g의 소고기 패티, 아메리칸 치즈, 양파, 피클, 토마토, 양상추, 베이컨, 그리고 ‘포원제로 소스’로 구성돼 있다. 감자튀김은 바삭하고 고소하지만 자극적인 양념이 첨가되지 않아 감자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후추로 소고기 패티의 잡내를 잡아서 고기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소스가 굉장히 자극적인 편이라, 건강한 맛은 아니었다.

총평: 매콤달콤한 소스와 바삭하고 고소한 감자튀김.

현지: 가장 자극적인 맛이었다. 소스가 매콤한 탓도 있겠지만 패티 역시 후추향이 강하게 났으며 양파도 매운 느낌이 있었다. 채소는 굉장히 아삭했다. 양파뿐 아니라 양상추도 소스가 묻어있음에도 식감이 살아있었다. 번은 윗부분이 살짝 구워져 나왔는데 호밀빵 느낌이 났다. 사이드 메뉴인 감자튀김은 기름기가 덜했고 바삭했다. 간이 강한 편은 아니었지만 버거가 자극적인 만큼 굳이 케첩을 찍어먹지 않고 사이드로 먹기 좋았다. 방문 계획이 있다면, 1인 1메뉴가 원칙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총평: 매콤하고 자극적인, 맥주와 잘 어울리는 맛.

 

4. J’s 버거 (베이컨 아보카도 치즈버거, 단품 1만 3천900원)

가영: 햄버거의 핵심은 역시 패티다. 고기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이 추천하신 대표 메뉴 ‘베이컨 아보카도 치즈버거’는 구운 베이컨, 아보카도, 치즈, 양상추를 비롯한 채소, 그리고 한우 고기 패티로 구성돼 있다. 네 군데 중 가장 자극적이지 않은 소스를 사용해 각 재료 본연의 신선한 맛을 잘 느낄 수 있었다. 곁들여 나온 감자튀김은 건강한 느낌의 버거와 어울리게 간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깔끔한 맛이었다.

총평: 건강한 수제 버거의 정석.

현지: 햄버거가 건강할 수 있다니. 햄버거에서 보통 떠올리는 자극적인 맛과는 달리 삼삼하고 건강한 맛이 나 놀라웠다. 번의 경우 세 종류가 있는데 가장 유명하다는 호밀빵을 주문했다. 두꺼운 번 밑에는 케첩과 비슷한 소스가 발려 있는데 그 맛이나 향이 강하지는 않았다. 버거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보카도와 치즈가 모두 들어있는데 아보카도의 향은 분명하게 나는 반면 치즈의 맛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한우로 만든 패티에서는 별다른 향신료 향이나 잡내가 없었다. 세트메뉴의 감자튀김 역시 간이 거의 돼 있지 않았으며, 대신 감자 본연의 고소한 맛이 났다.

총평: 건강한 맛과 한우에 승부를 건 삼삼한 버거.

 

가영의 1픽: J’s 버거. 수제 버거라면 패스트푸드 버거와는 다른 ‘건강한 맛’이 핵심이다. 햄버거의 건강하지 못한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 맛이다.

현지의 1픽 : 포원제로. 자극적이지만 그 자극적인 맛이 매력적이다. 치맥, 피맥에 이어 버거와 맥주의 조합을 밀어본다.

*기자들의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글 김가영 기자
jane1889@yonsei.ac.kr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

사진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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