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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아지트] 홍차 한 모금에 삶의 여유를 찾다머무를수록 편안해지는 카페,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에 가다
  • 김가영 기자, 윤현지 기자
  • 승인 2017.09.29 22:09
  • 호수 36
  • 댓글 0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이 담긴 카페에서 여유롭게 차 한 잔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있다. 연세대 서문을 나서 걸어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아담한 찻집, ‘시간이 멈추는 홍차가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머무를수록 편안함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 멈추는 홍차가게의 고은화 대표를 만났다.

Q. 자기소개와 간단한 카페소개 부탁한다.

A. 남편과 함께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고은화다. 우리 부부는 각자 회사에 다닐 때부터 집에서 홍차를 즐겨 마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함께 홍차 가게를 차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Q. 가게 이름이 굉장히 시적이다.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가 있나?

A. 가게 이름을 정할 때, 3~40개가 되는 이름을 쓰고 그 중에서 하나를 골랐다. 가게 이름이 조금 길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느낌을 담으려 했다. 차를 마시며 사람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지는데, 이 느낌을 이름에 담고 싶었다.

 

Q. 손님이 선택한 잔에 차를 마실 수 있도록 한다고 들었다.

A. 집에 친구들을 불러서 티파티를 할 때 친구들한테 직접 찻잔을 고르라고 했는데, 마시고 싶은 잔에 마시니까 친구들이 더 좋아했다. 본인이 마시고 싶은 잔에 홍차를 마시면 더 시간이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 손님들이 잔을 고르시면 티 코지*에 싸서 제공한다. 티 코지는 전부 내가 손바느질로 만드는 것이다.

 

Q. 티 푸드를 만드는 재료가 유기농, 직접 재배한 작물, 수제 레몬 필 등 하나하나 정성이 담겨있다.

A. 만든 것을 먹어보고 맛이 없으면 내놓지 않는다. 스콘은 바로 구워서 나가는 게 제일 맛있어서 우리 가게는 스콘을 주문하면 주문 즉시 만들기 시작한다. 허브 잎은 우리가 직접 재배해 조금씩 뜯어서 쓴다. 또 직접 만든 레몬필로 베이킹을 하면 맛이 확 다르다. 손님들도 이렇게 번거로운 과정이 들어가면 음식 맛이 훨씬 더 좋아진다는 것을 잘 아신다. 손님들이 오셔서 맛있게 드셔주시니까 고맙고 뿌듯해서 계속 노력하게 된다.

 

Q. 가게에 ‘시향 키트’가 있다고 들었다.

A. 처음 홍차를 마셔보는 사람이라면 어떤 종류의 홍차가 있는지도 잘 모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 가게에서는 여러 홍차의 향을 느낄 수 있는 시향 키트를 준비했다. 시향키트로 찻잎도 직접 볼 수 있고, 과일이나 꽃 조각이 블렌딩돼 있으면 시각적으로도 예뻐서 손님들이 좋아하시더라. 향이 좋아서보다는 찻잎이 예뻐서 한 번씩 시켜보는 손님들도 계시다.

 

Q. 차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차는?

A. ‘마르코 폴로’라는 홍차는 다른 사람에게 권해서 실패해본 적이 없다. 다들 좋아하시더라. 프랑스 홍차이고, ‘마리아쥬 프레르’라는 브랜드에서 나오는 차다. 향이 가미된 홍차를 추천하자면 우리 집에서도 제일 잘 나가는 홍차인 ‘웨딩 임페리얼’과 ‘레이디 그레이’, 그리고 ‘잉글리쉬 로즈’라는 차를 보편적으로 다들 좋아하신다.

 

Q.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의 추천 메뉴는?

A. 차와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는 우유 롤 케이크가 시그니처 메뉴라고 생각한다. 또 우리 가게는 홍차의 세팅이 강점인 만큼 애프터 눈 티세트도 추천 드린다. 물론 가격대가 좀 높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애프터 눈 티세트를 드시려면 하루 전날 오후 5시까지 예약을 해야 한다.

 

Q. 카페 안에 ‘홍차’라는 개가 있다. ‘홍차’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A: 홍차는 원래 유기견이었다. 우리 가게가 지난 2014년 2월에 오픈했는데, 그 해 3월에 동네 주민분이 주워서 갖다 주신 강아지다. 그때부터 우리 부부와 함께 살게 되었고, 가게에 매일같이 나온다. 문 앞에 ‘가게 안에 개가 있다’는 글을 써놨지만, 불편해하시는 손님이 있으면 가게 밖 테라스에 있는 집으로 내보낸다.

 

Q. 매월 마지막 주 주말에는 가게 앞 테라스에서 플리마켓을 연다고 들었다.

A. 플리마켓 운영은 우리 부부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밖에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더운 7, 8월과 추운 1, 2월에는 하지 않는다. 주로 이단 접시, 소분해 놓은 홍차, 찻잔, 티 코스터 등을 판매한다. 이번 달에도 하니까 놀러 오시라. (웃음)

 

Q. 손님들이 낸 금액에서 100원을 빼 직접 기부함을 골라 기부하게 하는 방식이 독특하다.

A. 회사를 다닐 때는 우리 사는 것에만 급급해서 지금보다 수입이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부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살다보니 회의감이 들더라. 우리 부부는 돈은 없어도 마음은 여유롭게 가지며 사는 삶을 추구하기 때문에 홍차가게를 열면서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해외 아동을 후원하는 기부함, 지적장애 아이들을 후원하는 기부함, 그리고 유기견을 후원하는 기부함으로 구성돼 있다.

 

Q.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에게 연희동이란?

A. 우리한테 연희동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한적하고 여유로워서 ‘서울 같지 않은 서울’이라고 생각한다. 홍차는 복잡함과는 반대되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연희동이 홍차가게에 정말 잘 어울린다. 그리고 연세대학교 서문 쪽에 위치한 것이 큰 플러스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데 장벽이 적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더불어 우리도 젊게 사는 것 같다.

 

인터뷰를 마치고 잊고 살았던 삶의 여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잠시 뒤로 하고, 홍차의 은은한 향과 갓 구운 스콘의 고소한 향으로 가득 채워진 시간이 머무는 홍차가게에서 티타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티 코지: 홍차를 우려내는 동안 티 포트를 보온하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

 

글 김가영 기자
jane1889@yonsei.ac.kr

사진 윤현지 기자
hyunporter@yonsei.ac.kr

김가영 기자, 윤현지 기자  jane188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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