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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후 현수막 철거는 누가?구청에게 떠넘겨지는 현수막 철거
  • 이영준 기자
  • 승인 2017.09.23 19:20
  • 호수 17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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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선거 때마다 후보를 홍보하는 현수막은 선거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하지만 현수막은 선거가 끝나면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후보자가 처리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결국 구청에서 철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과태료 부과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선거 후 현수막 철거 상황은?
 

「공직선거법」 제276조에는 ‘선거운동을 위하여 선전물이나 시설물을 첩부·게시 또는 설치한 자는 선거일 후 지체없이 이를 철거하여야 한다’고 제시돼 있다. 이는 현수막을 설치한 후보자가 책임지고 철거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후보자들이 제때 현수막을 철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한 많은 후보자가 현수막 제작업체와의 계약에서 업체가 현수막 제작뿐만 아니라 철거까지 하도록 계약하고 있지만 제작업체마저도 철거를 하지 않아 결국 구청에서 철거하는 것이 다반사다. 동작구청 도시계획과 관계자 A씨는 “후보자들은 선거가 끝나면 현수막을 바로 자진철거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이 많다”며 “결국 미관상 좋지 않기 때문에 구청에서 직접 철거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구청은 현수막 철거로 인한 추가비용까지 부담하고 있다. 후보자가 철거하지 않은 현수막을 떼기 위해 구청에서 철거인력을 투입하고 있으며, 현수막 소각 비용 또한 지불하고 있다. 선거 때마다 세금이 불필요한 곳에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 B씨는 “철거되지 않은 후보 홍보용 현수막은 구청에서 불법현수막과 함께 소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호한 선거법
철거는 구청의 몫으로

 

현재 후보 홍보용 현수막 철거가 온전히 이뤄지지 않는 핵심원인은 「공직선거법」 내 모호한 철거기한 기준이다. 이는 ▲법적 강제력이 약한 점 ▲과태료 부과 과정이 복잡해 원활히 이뤄지기 어려운 점 등으로 이어져 구청의 철거를 부추기고 있다.
우선 「공직선거법 제276조」에서 ‘지체없이’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기간이 명확하지 않아 법의 강제력이 약한 상황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B씨는 “원래는 개표가 끝나면 현수막을 바로 철거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철거기한을 명시해놓지 않다보니 후보자들마다 ‘지체없이’라는 기준이 달라 바로 철거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과태료 부과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과태료 물리기까지의 과정이 복잡한 탓이다. 「공직선거법」 제261조 제7항 제6호에는 ‘「공직선거법」 276조의 규정을 위반하고 선전물 등을 철거하지 않을 시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지체없이 철거하지 않을 시 선거관리위원회(아래 선관위)에서 추가적으로 후보자에게 철거명령을 내린다. 중앙선관위 관계자 C씨는 “현수막을 바로 철거하지 않으면 위반한 후보자에게 철거기한을 정해 철거명령을 내린다”며 “그 기한까지도 철거하지 않아 적발되면 후보자에게 과태료를 물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선관위가 현수막을 단속하고 철거명령을 내리고 다시 단속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주민들이 민원을 넣어, 구청이 철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한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못하고 추가적인 철거명령을 내려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들어와 과태료 없이 바로 구청에서 철거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D씨는 “후보자에게 과태료를 물린 적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또한 서대문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 B씨는 “후보자 측이 현수막을 철거하도록 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동안 주민들이 민원을 넣기도 한다”며 “따라서 그냥 구청에서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거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현수막 철거를 구청에서 떠맡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직선거법에서 현수막 철거기한을 명확히 제시해야하며 ▲각 후보자의 책임감 있는 현수막 철거가 필요하다.
현재 공직선거법에서 ‘지체없이’라는 기한의 모호함은 선관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정에 대한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선관위 관계자 B씨는 “지체없이라는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선관위에선 지체없이는 아니어도 후보자들이 대부분 철거하고 있다고 알고 있어 아직까지 법 개정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법적 개정도 필요하지만, 제일 요구되는 것은 후보자들의 자발적인 현수막 철거다. 구청에서 현수막 철거를 할 경우, 국민들의 세금에서 철거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선거 후 현수막을 곧바로 철거하는 후보는 적지만, 철거공문을 보내면 철거하는 후보자들도 있다. 서대문구청 관계자 E씨는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내면 대부분 철거하긴 한다”며 “후보자들이 철거를 안 하려고 한다기보다는 현수막 철거에까지 신경을 못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들이 신경을 쓴다면 구청도 덜 번거로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후보자들에게 현수막 철거에 대한 강제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후보자들의 자발적 철거다. 국민들을 대표하는 자리에 도전한 후보자들인 만큼, 선거가 끝나도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마무리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영준 기자 
zero6@yonsei.ac.kr

이영준 기자  zero6@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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