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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릉이를 타고 오간 기록] 광화문 편새학기, 잊고 있던 것들을 찾아서
  • 이가을 기자, 천건호 기자
  • 승인 2017.09.03 19:16
  • 호수 35
  • 댓글 0

어딘가로의 이동이 단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목적지까지 향하는 모든 순간이 의미라고 생각해보자. 비록 속도는 조금 더디고 체력도 힘들겠지만, 그 이동이 일상 속 자신에 대해 되돌아보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의미 있는 이동시간이라면? 여기 핸드폰을 사용해 쉽게 대여할 수 있고, 싼 가격에 서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이동수단이 있다. 바로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 기자가 직접 따릉이를 타고 서울 여행을 떠나봤다. 직접 페달을 밟으며 지난 길이기에 더욱 소중한 나만의 여행을 『The Y』와 함께 떠나보자.

 

따릉이를 타고 가는 첫 여행: 광화문

폭우와 타버릴 듯한 햇빛으로 가득 찼던 여름방학이 지나고 개강이 찾아왔다. 채 가시지 않은 더위에 새 학기를 시작할 의지가 아직 다져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는 지금! 기자가 직접 떠났다. 새 학기를 맞아 광화문으로! 우리나라의 중심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고 동기를 얻기 위해 신촌역 3번 출구에 세워져 있는 따릉이를 이끌고, 직접 페달을 밟으며 힘차게 출발했다.

 

#일상의 장소에서 마주한 낯섦

:신촌역 1번 출구부터 아현고개까지

시작은 신촌역 1번 출구. 주말이라 텅 비어있는 연세로의 차 없는 거리가 반가웠다. 따릉이 앱에 미리 등록해놓은 카드를 따릉이에 태그해 쉽게 잠금을 해제하고 자전거에 탔다. 텅 빈 연세로를 따라 세브란스 병원 쪽으로 향했다. 굴다리를 통과하니 연세대학교 정문이 보였다. 학기 중엔 사람들로 붐비던 정문이 한적해서 왠지 낯설었다.

낯설음도 잠시, 바로 이대 방향으로 향했다. 시계를 보니 아직 아침 9시 15분. 대학생이 된 후로 10시 전에 일어났던 적이 손에 꼽히는데 이대 앞 점주들은 벌써 영업 준비를 하거나 가게 문을 열고 있었다. 나에게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하루가 그들에겐 이미 진행 중이었다. 이대 골목을 빠져 나와서도 간만에 마주한 부지런함과 성실함은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았다.

아현고개를 넘는 건 고된 일이었다. 페달에 힘이 들어가고 정신이 아찔했다. 문득 방학 동안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스스로가 원망스러웠다. 고개의 정상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나태한 스스로를 씻어내듯 내리막길을 내려갔다. 다만 내리막길이라고 방심할 순 없다. 브레이크를 넉넉히 쥐고 신호를 조심하며 내려왔다. 너무 속도를 올리거나 브레이크를 갑자기 잡으면 안 된다. 급정거나 과속으로 몸을 다칠 수 있으니까. 일상의 익숙함 속에서도 조심스러움은 필요하다.

 

#속도를 늦췄을 때 보이는 것들

: 아현고개부터 시청까지

아현고개를 넘어 마주한 충정로는 더욱 청량했다. 시청 쪽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철길 너머로 드라마 『미생』의 배경지인 대우 인터내셔널이 보였다. 잠시 자전거를 세우고 빌딩 안에서 바쁘게 일할 ‘미생’들의 삶을 떠올렸다. 자동차 안에선 빠르게 스쳐갔을 그들의 삶이, 페달을 밟으며 천천히 지나가니 눈에 들어왔다. 빌딩 안 서툰 사회초년생들이 바쁘게 일하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따릉이를 타고 보는 세상은 마치 한 편의 슬로우 무비처럼 흘러갔다.

횡단보도를 건너니 중앙일보가 보였다. 그 날 신문이 게시돼 있는 게시판과, 전광판에 흘러가는 오늘의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자전거에서 내려 신문을 읽었다.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온 탓에 몸이 후끈거리고 심장이 쿵쿵거렸지만, 그런 쿵쿵거림은 색다른 일상에 대한 설렘으로 이어졌다. 오늘의 뉴스를 읽어나가며, 멈춰있던 나를 스쳐간 수많은 삶들과 마주했다.

여러 기업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서소문로는 바쁜 사람들로 가득했다. 특히 아침 햇살에 비친 테이크아웃 커피잔과 와이셔츠가 희게 빛났다. 거리는 모던함의 물결이었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의 삶과 열정은 이내 거리의 모던함을 다채롭게 바꿨다. 현실판 ‘미생’이 반짝이는 길을 지나 어느새 시청 광장에 다다랐다. 땀에 젖은 손목시계는 9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여행의 끝에서: 나를 돌아보며, 더 나은 나를 위해

: 시청부터 광화문까지

환한 시청 광장과 탁 트인 세종대로를 지나 광화문으로 갔다. 광화문 광장 분수에서 노는 아이들을 보니 워터파크를 가려고 다이어트를 다짐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금방 맛집 탐방을 하면서 ‘다이어트는 무슨’이라며 넘어갔었지. 게을렀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이젠 그만 귀찮아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전거를 시청역 1번 출구 뒤 정거장에 반납했다. 이로써 나의 따릉이 여행은 끝이 났다.

 

마지막 발걸음을 향한 곳은 교보문고였다. 방학하면 책을 읽으며 교양을 쌓겠다고는 했지만, 새벽까지 이불 속에서 핸드폰을 하다 수많은 독서 계획을 무너뜨렸다. 스스로를 자조하며 교보문고에 다다랐다. 평일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서점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서점을 돌아다니다 가지고 싶었던 소설책 두 권을 구입했다. 이 책들로 더 좋은 내일의 내가 만들어지길 소망하며 교보문고를 나섰다. 나가는 순간, 교보문고의 시계들은 10시 2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새 학기를 맞아 떠난 여행은 그간 잊고 있던 열정과 부지런함 같은 소중한 가치들을 떠올리기 충분했다. 여행을 하며 무심코 스쳐간 사소한 의미들과 마주하며, 변해가는 스스로를 느꼈기에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아직 방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체해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을 때, 또는 지금의 내가 변화하기를 바랄 때, 이번 주말 따릉이를 타고 광화문으로 떠나 보는 건 어떨까?

 

따릉이 꿀팁!

1. 따릉이를 등록하려면 구글 스토어에서 ‘서울시 따릉이 앱’을 다운받으면 된다. 회원가입을 하면 월간 정기권도 사용 가능하니 회원가입을 권장한다. 회원가입을 할 때 카드를 등록하고, 그 카드를 따릉이에 태그하면 따릉이를 빌릴 수 있다. 카드를 잃어버렸을 때는 따릉이 앱 홈 화면에서 ‘대여’ 버튼을 터치하고, 대여소 선택 대여를 통해 자전거를 선택해서 대여하거나, QR코드를 스캔한 후에 대여하는 방법도 있다.

2. 이용권은 일일권과 정기권으로 나뉜다. 일일권 가격은 1천 원으로, 한 시간 이내에 반납해야 한다. 시간이 초과되면 중간에 따릉이 정거장에 들러 환승을 해야 한다. 30분 초과될 때마다 벌금이 1천 원씩 부과되니 유의하길 바란다.


주행시간: 총 1시간
총 주행거리: 3.73km
소모된 칼로리: 462kcal (55kg 기준)

 

글 이가을 기자
this_autumn@yonsei.ac.kr

사진 천건호 기자
ghoo111@yonsei.ac.kr

이가을 기자, 천건호 기자  this_autumn@yonsei.ac.kr, ghoo111@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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