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교육 스타트업, 게임코치 송광준 대표를 만나다

게임코치의 송광준(정경경영·09) 대표

 

지난 4월, e스포츠가 2022년 아시안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하나의 스포츠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게임 산업의 발전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본 기업이 있다. 바로 게임 교육 스타트업 ‘게임코치’다. 게임코치는 최근 업계 최초로 프로게이머를 배출했고, 자체적인 게임 방송컨텐츠는 유튜브 기준 연 조회수 총합 1억에 도달하는 등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게임코치를 이끌고 있는 송광준(정경경영·09)대표를 만나 그의 경영 철학을 들어봤다.

게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스포츠다

Q. 게임코치는 어떤 회사인가?
A. 게임코치는 게임을 잘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전문적인 강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2년 전에 설립됐다. 처음에는 게임 교육을 동영상 강의로만 했는데, 지난 4월 오프라인 학원을 개원하면서 대면 강의를 시작했다. 주로 교육하는 게임으로는 ‘리그 오브 레전드’(아래 롤)와 오버워치 등이 있다. 게임 강의 이외에 게임 영상으로도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초반에는 단순히 강의내용이 편집된 영상을 게재했다. 하지만 게임 리뷰, 게임 산업 전반에 대한 전문가들의 대담 등 점차 영상 컨텐츠의 내용을 다양화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고, 이제는 하나의 주력 수익 모델이 됐다.

Q. 게임코치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A. 개인적으로 롤을 좋아하는데, 아무리 게임을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 것 같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문득 ‘왜 게임을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들어 게임도 e스포츠라고 불리며 하나의 스포츠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다른 스포츠들과는 달리 교육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것이 안타까웠다. 단순히 아쉬워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게임 교육 기관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회사를 설립하게 됐다.

Q. 게임 강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발하고 학원에 등록하는 학생들은 누구인가?
A. 우선 강사는 기존의 프로게임 팀의 감독이나 코치 위주로 선발하고, 프로게이머들은 그들을 보조하는 역할 정도만 한다. 실전에서 게임을 잘하는 것은 선수들이지만, 그런 선수들을 잘 가르치는 것은 감독이나 코치다. 물론 감독이나 코치라고 해서 모두가 게임코치의 강사로 채용되는 것은 아니다. 코치들을 총괄하는 감독이 있는데, 그 분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프로게이머는 주로 10대부터 준비하기 시작해 20대에 선수로 활동하고, 20대 후반이면 은퇴한다. 그래서 주로 게임을 정식으로 배우고 싶어 하는 10대 청소년이 학원에 가장 많이 등록한다. 학원에 방문한 부모들은 자녀가 게임에 자질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가능성이 보인다면 프로게이머가 되도록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반응을 보인다.

Q. 게임을 가르쳐주는 다른 사이트들도 있는데, 차별화된 목표가 있었나.
A. 사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던 프로게이머들의 은퇴 후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컸다. 은퇴 후 그들은 자신의 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아프리카 TV 먹방*을 찍는 등의 행보를 이어갔다. 그래서 회사를 설립할 때 프로게이머들이 자신의 재능인 게임으로 평생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여기서 생태계란 게임코치에서 게임을 배운 학생들이 프로게이머로 활동을 하고, 그들이 은퇴한 뒤 다시 아카데미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즉, 우리는 단순히 게임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으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Q. e스포츠 강의의 일환으로 고등학교에서 실제로 게임 강의를 했다고 들었다. 게임 교육 활성화에 있어 게임코치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한광고에서 지난해 3월부터 정규 수업의 일환으로 서든어택과 롤을 가르쳤다. 이후에 학교에서 게임 수업을 진행하던 모습이 SNS에 올라와 사람들에게 게임도 교육체계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관악교육지원센터의 진로직업적성센터에서 ‘프로게이머’ 직업 체험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지 요청받기도 했다. 이렇듯 프로게이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을 위해 체계화된 교육을 제공하고, 점차 이러한 교육을 늘리는 데 힘쓰는 것이 게임코치의 역할이다. 그러기 위해 교육이라는 요소가 필요한 것이고, 게임코치는 프로게이머 양성소로서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Q. e스포츠의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이미 중국과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을 보면 e스포츠 학과가 설립되고 있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으로 봤을 때 이 분야는 매우 전도유망하다. 이와 같은 변화가 자연스러운 이유는 과거 게임을 했던 세대들이 점차 사회의 정책결정자가 되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깨지고 그만큼 제도도 변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게임코치는 게임 산업 부흥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비전도 가지고 있다. 사회의 흐름상 우리나라에 e스포츠가 보편적인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시간문제인데, 우리의 목표는 e스포츠 활성화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남이 주저할 때, 나는 ‘그냥 GO!’

Q. 창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A. 성공하는 사업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는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긴 고민 없이 무작정 돌격한다. ‘그냥 GO!’ 정신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실제로 나는 여행을 할 때에도 비행기 표 값만 모아서 뒤 생각 안 하고 그냥 떠나는 경우가 많다. 
사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업을 시작할 때 다른 생각은 하지 않고 사업자 등록을 했다. 게임을 코치해줄 강사들을 찾아 무작정 연락을 했고, 돈이 필요할 때도 그냥 막무가내로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했다. 투자에 있어서도 당장의 흑자에 연연하기보다, 적자이더라도 더 큰 성장을 위해 ‘그냥 GO!’ 정신의 결단력으로 주저 없이 투자했기 때문에 지금의 게임코치가 됐다. 

Q. 사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나?
A. 사업 초창기에 투자를 받기 위해 두 달간 뉴욕으로 출장을 갔었다. 투자유치가 중요하던 때라 대외적인 일에 힘쓰다 보니 사내 직원들에게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었다. 출장에서 돌아왔을 때 직원 두 명이 퇴사의사를 밝혔고, 그 때 리더의 자질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고민 해소에 도움을 준 것은 가장 좋아하는 만화 『원피스』의 루피라는 캐릭터였다. 그는 리더로서 동료들의 잠재력을 파악해 그들의 능력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했다. 나 역시 루피의 리더십을 본받아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이해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본인이 잘하는 것, 현재 하고 있는 것, 앞으로 하고 싶은 것 이 세 가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이 세 가지가 게임코치에서 일하는 것과 일치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설문을 통해 동료들에 대해 잘 알게 되면서 동료들도 만족하게 됐다.

Q. 창업을 꿈꾸는 이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A. 앞서 말했듯이 ‘그냥 GO!’ 정신과 실행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남들이 미쳤다는 것을 해야 한다. 게임코치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 사람들 대부분 모두가 미쳤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90%의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것은 실패한다. 모두가 좋다고 하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하고 있는 레드오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90%의 사람들이 미쳤다고 하는 것에서 잭팟이 터질 수밖에 없다. ‘아마존’의 경우만 보아도 다들 처음에는 책을 온라인으로 사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온라인으로 책을 사는 것이 더욱 보편화 돼 있지 않는가. 결국, 남이 뭐라고 하든지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견이 넓은 사람을 많이 만날수록 좋다. 그들을 통해서 시대의 흐름을 보는 시각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에는 재학 중에 창업 관련해 고민을 하고 있을 때, 김한석 지도교수님을 통해 많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자신의 능력을 올린 다음에야 그들에게서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수준이 현저하게 차이나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만나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들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다. 즉, 자신의 능력을 키워 주변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습득한 후 이를 실전에서 거리낌 없이 활용하는 것이 창업을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Q. 20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A. 20대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과 가장 해야 할 것이 있다. 우선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저금이다. 지금은 100만 원씩 모아서 저축을 해 두는 것이 아니라, 그 100만 원으로 무언가를 배워서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실력을 향상해서 나중에 더 큰 돈을 벌면 된다. 20대 때부터 돈을 모으고 있으면 그 만큼 그 돈으로 무언가를 배운 사람들보다 뒤쳐질 수밖에 없다.
반면 20대에 가장 해야 할 것은 바로 여행이다. 여행을 다니면 세상이 좁아진다. 예를 들어, 페루에서 지진이 나면 그곳에서 만났던 친구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마치 부산에서 지진이 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어디에서든 자신감 있게 행동할 수 있게 된다. 어떤 외국인을 만나도 두렵지 않은 글로벌 인재가 된다. 타 지역에서 살기 위해 영어를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실력도 향상이 된다.
덧붙여, 20대 때의 여행은 가기 힘든 곳부터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이나 동남아, 국내 여행은 나이를 먹어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나중에 늙어서는 가기 힘든 아프리카와 남미부터 떠나야 한다. 젊어서는 사서 고생하는 게 맞다. 그곳에서 많이 부딪쳐보면서 자신의 그릇을 키우는 게 돈을 모으는 것보다 더 좋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톱니바퀴처럼 일하는 것보다 사업을 하면서 본인의 역량만큼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에서 큰 성취감을 느낀다는 송 대표. 다른 사람들이 ‘미쳤다’고 해도 굴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가 훗날 어떤 또 다른 혁신을 불러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먹방: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2000년대 후반부터 대한민국에서 널리 쓰이는 신조어.


이수빈 기자
nunnunanna@yonsei.ac.kr
하은진 기자
so_havel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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