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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제도의 표류제대로 실현되지 못한 착한가격업소 제도
  • 유채연 기자, 신용범 기자
  • 승인 2017.06.03 22:35
  • 호수 34
  • 댓글 0
착한가격업소에 부착된 현판의 모습
착한가격업소에 정기적으로 제공되는 물품들

 

‘비싸다!’

포털 사이트에 ‘신촌 물가’를 검색하면 언제나 비싸다는 말이 따라붙는다. 착한 가격, 우리가 원하는 단어지만 어디 물가 높은 신촌에서 가당키나 한 단어인가. 이러한 고충을 해소해주기 위해 착한가격업소들이 자리해 있지만, 착한가격업소제도가 소비자나 업주들의 기대를 충족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물가 안정을 위하여, 그러나

 

착한가격업소제도는 지난 2011년부터 행정자치부가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착한가격업소는 안전행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인증한 모범 업소로, 외식업, 숙박업, 세탁업, 이미용업 업소 중 ▲착한 가격 ▲청결한 가게 운영 ▲기분 좋은 서비스 제공으로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곳이 선정된다. 선정되면 인증표지판과 함께 수건, 물티슈, 주방세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등이 정기적으로 지급되며,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 및 대출 금리 감면, 각종 인센티브 지원 등의 특전을 받게 된다. 서대문구의 경우, 신청한 업소들을 대상으로 행정자치부가 정한 기준을 적용해 자체적으로 선정 과정을 거친 이후 결과를 행정자치부에 공고해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신촌에도 ‘해주냉면’, ‘대명꼬기’, ‘구이마을’, ‘김밥학교’ 등의 착한가격업소들이 자리해있다. 그러나 착한가격업소 제도는 ▲관리 부실 ▲제도의 실효성부족의 문제를 가지고 있다.

 

관리 받지 못하는 착한가격업소제도

 

서대문구청 홈페이지에는 2012년도와 2014년도에 선정된 착한가격업소들의 목록이 게재돼있다. 그러나 2013년도, 2016년도에는 선정계획이 공고됐음에도 불구, 선정 업체 목록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2012년도와 2014년도에 선정된 착한가격업소들의 목록과 가격이 완전히 같아 선정 과정이 제대로 이뤄졌는지가 의문스러운 상황이다. 서대문구청 일자리경제과 정헌국 생활경제팀장은 “1년에 2번 착한가격업소를 선정한다”고 밝혔으나 기자가 지난 2013, 2016년의 업체 선정 공고 이후 업체 선정이 되지 않은 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잘 모르겠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정비 중”이라는 답변을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2014년 이후 업소들의 가격이나 정보의 변동이 있었음에도 서대문구청 페이지 목록에는 관련 정보가 갱신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 팀장은 “선정된 가게들에 대해서는 물가 모니터 요원을 도입해 정기적으로 가격과 청결 상태를 조사하며 정비를 하는 실정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홈페이지에 게시된 정보는 조사 내용에서 발견된 변경 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착한가격업소를 찾는 손님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선정된 업소 관리에 있어서도 일괄적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었다. 2014년 서대문구청 착한가격업소로 등록된 ‘대명꼬기’ 점주는 “선정 이후 500원의 가격 인상이 있었는데, 서대문구청 측으로부터 ‘1천 원 이내에서의 가격 인상은 문제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같은 해 함께 착한가격업소로 선정된 A 업소 점주의 경우, “가격 인상 절차에 있어 가격 상한선이나 보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요한 조건인 가격 변동에 있어 제대로 된 기준이나 알림사항이 업주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이다.

 

미궁에 빠진 효용성

 

착한가격업소 제도의 실효적 성격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A 업소 점주는 “선정 이후 종량제봉투와 티슈 등을 받지만 실제로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덧붙여 “착한가격업소라는 정보를 보고 찾아오시는 손님들은 없다고 봐도 된다”며 실효적인 측면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밝혔다. ‘대명꼬기’ 점주 또한 “본래 지원되던 종량제 봉투는 최근 지급이 중단됐고, 물티슈 등 필요하지 않은 물품이 지원돼 크게 도움 되는 측면이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점주는 착한가격업소 선정의 홍보 효과에 대해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명꼬기’는 착한가격업소 인증 표지판도 부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여기에 대해 정 팀장은 “착한가격업소 선정에 응하는 업소들의 반응 자체가 미미한 실정이다”며 “널리 홍보는 되지 않지만 업소들은 작게나마 자원을 얻고, 음식에 대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을 누린다”고 말했다. 동시에 정 팀장은 “그러나 착한가격업소 선정 제도가 실제 물가 안정에 끼치는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우리 구에 평균보다 많은 숫자의 착한가격업소가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적기 때문에 물가 안정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착한가격업소 제도는 소비자에게는 저렴한 업소의 정보를 제공하고, 상인들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 관리 부실과 실효성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착한가격업소 제도가 그 취지를 온전히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착한가격업소 제도의 재정비를 기대해 본다.

 

글 유채연 기자
imjam@yonsei.ac.kr

사진 신용범 기자
dragontiger@yonsei.ac.kr

유채연 기자, 신용범 기자  imjam@yonsei.ac.kr, dragontiger@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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