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라멘 전격 대해부

‘맛있게 맵다’는 말의 의미를 아는 사람이라면, 라면은 얼큰해야 한다는 진리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테다. 그만큼 매콤한 라면에 길들여져 있는 우리들이지만, 가끔은 진한 고기국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일본식 라멘이 끌릴 때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The Y』는 신촌 라멘 가게들을 탐방해 보기로 했다. 공정성을 위해 라멘 종류는 돼지고기 육수를 베이스로 한 ‘돈코츠 라멘’으로 통일했다. 라멘을 먹을 때 기자들이 중요하게 본 것은 ▲국물의 풍미 ▲면발의 씹는 매력 ▲메인 고명인 차슈*의 맛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고명들과 재료의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해 총평을 매겼다. 기자들이 매긴 점수는 지극히 주관적이니, 맛을 알고 싶다면 직접 가게에 가서 드셔 보시라.

아마네

 

: 라멘 위에 흩뿌려진 새카만 마늘 기름이 인상적. 푹 끓인 국물에서는 향긋한 돼지고기 냄새가 올라왔다. 잘 고운 사골에서 느껴지는 담백함! 착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차슈는 3장이나 올라와서 왠지 모를 뿌듯함이 느껴지기도… 또, 반으로 자른 계란 반숙이 제공되는 다른 라멘 가게들과는 다르게 계란 한 알이 통째로 올라가 있었다. 젓가락으로 툭툭 건드리면 찰랑찰랑 거리다가 쿡 찌르면 노른자가 새어 나오는 부드러운 느낌의 반숙. 풍부한 재료와 담백한 맛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라멘.

국물 4.5/5 면 4/5 차슈 5/5 총평 5/5

 

최: 풍부한 고명이 매력이다. 숙주도 푸짐해서 라멘 한 그릇으로 얻을 수 있는 만족감이 상당하다. 반숙 달걀은 따로 먹어도 되지만 국물에 노른자를 풀어먹는 것도 진한 국물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다. 차슈는 정석대로 쫄깃하고 간도 잘 돼 있다. 감칠맛 나는 국물에는 흑마늘 기름을 사용했다. 면발은 젓가락으로 들었을 때 탄력이 느껴지고 입 안에서도 탱탱함이 살아 있다. ‘라멘’ 하면 떠오르는 어떤 요소도 포기하지 않은 정석적인 라멘.

국물 4/5 면 4/5 차슈 5/5 총평 4.5/5

가마마루이

 

조: 이 집의 라멘은 간장 베이스 국물의 깔끔한 맛이 특징이었다. 간이 맞지 않을 땐 별도로 제공되는 라멘 소스를 입맛대로 넣으면 된다. 간간히 씹히는 생강이 간혹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돼지 사골의 맛을 잡아준다. 면은 푹 삶았는지 부드러웠다. 개인적으로 조금 더 꼬들꼬들한 맛을 좋아해 이 점은 살짝 아쉬웠다. 부드러운 면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추천! 불맛이 나는 차슈는 휼륭했으나 아쉽게도 반숙은 제공되지 않았다. 진한 국물이 먹고 싶지만 돼지 누린내에 거부감이 있다면 깔끔한 가마마루이로!

국물 4.5/5 면 3.5/5 차슈 4.5/5 총평 4/5

 

최: 사람이 늘 많기 때문에 10~20분 정도 기다려야 하지만, 기다린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맛을 보여준다. 국물을 담백한 맛과 진한 맛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두 종류의 라멘 국물 모두 다른 가게에 비해서는 담백한 편이다. 국물에서는 간장 맛이 많이 나는데, 느끼한 라멘을 싫어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듯. 차슈는 짭짤하게 간이 잘 돼 있는데, 전체적으로 고명이 화려하지는 않다. 무료로 제공되는 밥과 마파두부에서도 센스가 느껴진다.

국물 5/5 면 3.5/5 차슈 4/5 총평 4/5

부탄츄

 

조: 국물을 먹자마자 ‘이건 뭐지?’ 했을 만큼 간이 세다. 찐득한 국물에 마늘, 돼지기름, 후추, 고춧가루 등 향신료가 가득하다. 평소에 센 간을 좋아하지 않아 조금 아쉬웠지만 야심한 시간, 출출할 때 생각 날 만한 강렬한 맛이다.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면은 끊어먹기 좋은 호소멘, 꼬불꼬불한 치지레멘, 아주 굵은 드래곤멘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차슈는 두장이 제공되는데 얇게 썰어 간이 잘 배어있다. 특히 부탄츄는 면이 무한리필되니 배고픈 청춘들이여, 부탄츄로 오라!

국물 3/5 면 4/5 차슈 4.5/5 총평 3/5

 

: 다른 가게들에 비해 국물이 훨씬 걸쭉하다. 마늘과 고기 가루가 국물에 가득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진한 국물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진하게 우린 고기국물의 느끼함을 매콤한 마늘로 잘 잡았다. 소스, 마늘, 숙주, 파의 양을 조절할 수 있으니 진한 국물이 부담스럽다면 마늘과 소스의 양을 조절하도록 하자. 차슈 역시 짭짤하게 간이 잘 배어있는 것이 일품.

국물 4.5/5 면 4/5 차슈 3.5/5 총평 4/5

 

산쪼메

 

조: 산쪼메의 라멘은 첫인상이 아주 강렬했다. 라멘이 펄펄 끓는 상태로 나온 것! 알고 보니 그 비밀은 라멘 안에 들어있던 ‘옥자갈’에 있었다. 뜨거운 돌을 이용해 온도 유지를 한다고 한다. 국물은 뽀오얀 색으로 그 맛 역시 크림처럼 부드러웠다. 면의 경우, 짬뽕 면발이 생각나는 쫄깃한 면이 특징적이었다. 반숙 계란 반쪽과 차슈 한 조각이 올려져 나오는데, 반숙은 타 라멘 가게들 보단 많이 익어있는 편이었고, 차슈가 한 장만 제공돼 다소 아쉬웠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들렸음에도 한 그릇 다 비울 만큼 정말 맛있었던 라멘 가게!

국물 5/5 면 4/5 차슈 3/5 총평 4.5/5

 

최: 꼬불꼬불하고 쫄깃한 면발을 사용해 일반적인 라멘들과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간이 덜 된 차슈가 하나만 나오는 점은 약간 아쉽다. 500원을 더 내면 매운맛을 1~4단계 중에 골라서 추가할 수 있으니 매콤함을 원하는 분들은 시도해 보시길.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국물에 매콤함까지 갖췄으니 한국인들의 입맛에 가장 맞는 라멘이 아닐까.

국물 5/5 면 5/5 차슈 3/5 총평 4.5/5

 

*차슈: 돼지고기 덩어리로 양념을 하여 바비큐 형식으로 구운 요리로, 라멘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

 

글 조승원 기자
jennyjotw@yonsei.ac.kr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사진 천시훈 기자
mr1000sh@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