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론칼럼 발언대
[발언대]선거연령 하향, 과연 옳은가학교 교육 현장부터 개혁하는 것이 우선
  • 장두원(인예국문/교육·13)
  • 승인 2017.04.01 21:18
  • 호수 1790
  • 댓글 0
장두원
(인예국문/교육·13)


대한민국 선거 연령은 1948년 건국 이후 3번의 변화를 겪었다. 제헌 헌법부터 2차 개헌까지는 선거권 연령을 21세로 규정했다. 이후 3차 개헌부터 제4공화국 유신헌법과 제5공화국 헌법까지는 20세 이상으로 변경됐고, 지난 2005년 8월 공직선거법 개정을 거쳐 선거연령은 현재 19세를 유지하고 있다.
선거연령을 낮추는 것은 연령하향의 문제만은 아니다. 나라의 국민이 시민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살펴보면서 참정권을 정하는 기준을 엄밀하게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지난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의 만 19세 이상 남녀 6천 명을 대상으로 선거 연령 조정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한 결과, 찬성(50.4%)과 반대(41.8%)로 찬성이 앞서긴 했으나 적지 않은 반대의견이 나오는 것은 아직까지는 사회적 합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만 19세~40대까지는 평균 61.47%로, 절반 이상이 찬성한다고 밝힌 반면 50대와 60대는 평균 56.45%로 반대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뤄 연령대별로 의견차가 갈린다는 해석도 가능한 결과였다.
또한 고등학교 교실 안까지 소모적인 정치적 갈등이 스며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의견도 많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충분한 논의를 거친 다음 법을 개정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18세 청소년이 정치적 판단 능력이 부족하고 대입을 앞둔 시기라서 정치참여가 불가하다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의 학교 교육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제대로 된 권리행사를 가르치기엔 턱없이 부족한 구조다. 수능과 내신등급제에 갇힌 학교 교육체계의 틀이 고착화된 현 구조는 오히려 민주시민양성에는 독이 되고 있다. 또한 학교 자체가 정치의 도구로 이용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오직 당선과 권력욕에 사로잡힌 정치인이 달콤한 발언으로 청소년 유권자를 현혹할 가능성은 높아져 갈 것이다. 표면에 드러난 것과 이면에 감춰진 것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입시교육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는 병든 우리교육환경부터 치료해야한다. 당장 선거연령이 확정된다 해도 교육에 대한 포퓰리즘 정책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올 것이 자명하다. 이렇게 학교현장이 정치적인 수단으로 이용한다면 오히려 권리를 주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빼앗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시장과 양로원 등을 돌며 표를 호소하던 정치인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악수를 청하는 일이 비일비재할 수 있다.
독일은 통일 이전인 1976년에 학생들의 올바른 정치교육을 위해 서로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서독의 보수와 진보를 망라하는 교육자, 정치가, 연구자 등이 토론 끝에 합의해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채택했다. 이 협약은 다음 세 가지 원칙을 골자로 하고 있다. 첫째는 강제성의 금지(강압적인 교화 교육 또는 주입식 교육의 금지), 둘째는 논쟁성의 유지(수업시간에도 실제와 같은 논쟁적 상황을 드러낼 것) 셋째는 정치적 행위 능력의 강화(학생 자신의 정치적 상황과 이해관계를 고려한 실천 능력을 기를 것)다.
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준거 확립에 교사들이 편향되지 않게 학교교육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개정되는 것이 먼저다. 충분한 논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이후에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옳다.

장두원(인예국문/교육·13)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