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에서 “신촌에서 만나자” 혹은 “지금 신촌이야” 등의 말을 하곤 하지만 과연 그 ‘신촌’이란 어디까지인지가 참 애매모호합니다. 첫 번째 팩트체크에서는 ‘신촌의 범위’에 대해 다뤄 보겠습니다. ‘신촌’은 대체 어디까지인지, The Y가 속 시원히 풀어드립니다.

현재 신촌은 행정동*상 신촌동 일대를 중심으로 하며, 신촌동은 ‘신촌동, 창천동, 봉원동, 대현동, 대신동’의 5개 법정동**을 포함합니다. 하지만 행정 구역으로 신촌을 정의하기엔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우리가 부르는 ‘신촌’은 행정구역이 아니라 오랜 세월 속에서 사람들의 인식이 만들어낸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팩트체크에서는 ‘신촌’의 범위를 크게 3개로 나눠 보겠습니다.

가장 좁은 의미의 신촌은 상권을 중심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신촌 상권이라고 하면, 좁은 의미에서 신촌 지하철역에서 연세대 앞 굴다리까지의 ‘연세로’와, 경의선 신촌역에서 현대백화점을 잇는 ‘명물거리’를 칭합니다. 이 일대는 창천동에 해당하며, 대개 ‘신촌에서 보자’는 말은 이 근방에서 보자는 뜻입니다.

신촌의 넓이를 좀 더 늘려 볼까요? 신촌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 학교, 연세대(신촌동)와 이화여대 인근(대현동)도 보통 신촌이라 칭합니다. 또 경의선 신촌역 인근의 연대 동문·이대 후문 상권(대신동)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확장된 ‘중간 넓이의 신촌’은 법정동상 대신동·대현동·신촌동·창천동을 포함하게 됩니다.

이제 신촌의 범위를 더 넓혀 보겠습니다. 연세대 학생들이 가장 자취를 많이 하는 서문. 이곳은 사실 연희동 이지만 학생들은 주로 ‘신촌에서 자취한다’고 합니다. 또한, 2호선 신촌역에서 서강대에 이르는 구역까지도 신촌으로 불립니다. 이 곳은 행정 구역상 더 이상 서대문구가 아니라 마포구에 해당하며, 행정동으로는 대흥동 일대입니다. 따라서 ‘넓은 신촌’은 좌로는 연희동, 우로는 이화여대, 위로는 연세대, 아래로는 서강대를 모두 포함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크게 3가지 경우로 나누어 신촌의 범위를 알아봤습니다. 물론 이 설명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신촌이라는 지역은 긴 세월 동안 사람들의 관념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해 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신촌’은 우리의 인식 속에서 또 어떻게 변해갈까요?

여기까지 ‘신촌 팩트체크’였습니다. 다음 호에는 더 참신한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행정동: 관할 구역의 인구를 기준으로 행정 편의를 위해 정한 기준

**법정동: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고유의 지역 이름으로, 법률 행위나 권리 행사 등에 이용된다.

 

글 최형우 기자
soroswan@yonsei.ac.kr

일러스트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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