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시스템의 전반적인 개선 필요해

지난 2016학년도 1학기에 신설된 글로벌엘리트학부(아래 GED)가 곧 1년을 맞이한다. GED는 초·중·고교 전 교육과정을 해외에서 이수한 자를 대상으로 미래형 인재를 양성하고 연계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신설된 융합전공학부로서, 이에 맞춘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관련기사 1765호 3면 ‘2016학년도 신설되는 원주캠 글로벌엘리트학부가 나아갈 길을 진단하다’> GED의 전공은 ‘한국문화·경영’으로 한국의 가치에 대한 심화된 이해를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할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미흡한 커리큘럼 ▲교환학생 제도를 위한 토대 부족 ▲전무한 전임교수 ▲원활하지 않은 공지 전달 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GED는 개설된 전공수업의 수가 적어 다른 학과에 비해 선택할 수 있는 강의가 부족한 실정이다.

불완전한 GED 커리큘럼, 
지속적인 논의 필요해

GED 학생들은 학과 커리큘럼의 ▲전공수업 개설 수의 부족 ▲명확하지 않은 졸업요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016학년도 2학기 현재, GED에서는 한국문화·경영 관련 전공수업이 ‘한국 콘텐츠의 이해’ 단 하나밖에 개설되지 않아 학생들은 ▲한국어 교육 ▲토플 ▲필수교양으로 대부분의 수업을 듣고 있다. 따라서 GED 학생들은 다른 학과에 비해 선택할 수 있는 전공수업이 부족한 실정이다. GED에 재학 중인 ㄱ씨는 “대부분의 수업을 필수교양으로 수강하고 있어 전공에 대한 깊이 있는 공부가 부족하다”며 “GED가 아직 무엇을 가르치는 학과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GED에 재학 중인 ㄴ씨는 “1학기에는 전공수업이 없었고 2학기에는 전공과목이 단 하나 생겼다”며 “앞으로 한국문화· 경영과 관련된 수업이 많이 개설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전공수업이 하나밖에 개설되지 않은 이유는 학생들 간의 한국어 수준 차이가 커 전공수업의 난이도를 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GED의 전공수업의 경우 한국어로 진행되는데, 이는 수강하고 있는 한·중·일 학생들이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GED에 재학 중인 일본인 ㄷ씨는 “한국어 공부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한국인들과 함께 수강하는 필수교양 수업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2학년부터 듣게 될 전공수업 또한 어려울 것 같아 불안함이 크다”고 말했다. 이에 GED 학과장 하은호 교수(과기대·시계열분석)는 “1학년 때 한국어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전공수업을 많이 개설하지 않았다”며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을 고려하여 전공수업을 차츰 늘려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GED 학생들은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실력의 차이 또한 큰 상황이다. GED는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어학 실력을 파악한 뒤 이에 맞게 수준별로 한국어와 토플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지난 2016학년도 1학기에 개설된 수준별 강좌 수는 ▲한국어 교육 수업 4개 ▲토플 수업 2개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의 어학 실력이 천차만별인 것에 비해 강좌 수가 적어 효율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GED에 재학 중인 ㄹ씨는 “지난 학기 같은 수업을 듣는 학생 간에도 수준 차이가 커 수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본부에서는 이번 2016학년도 2학기부터 ▲한국어 교육 수업 1개 ▲토플 수업 2개를 추가 개설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토플 수업 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에 ㄹ씨는 “한국어 실력보다 영어 실력에 차이가 커 수업이 더 개설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하 교수는 “1학기 때 수준별 수업을 진행하는 데 힘든 점이 있어 수업을 추가 개설했다”며 “영어 교육의 경우에는 점차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현재 GED에 전임교수가 없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GED에서는 겸임교수와 시간강사가 모든 수업을 전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2학년 때 진행되는  ‘RC진로설계’ 수업과 3학년 1학기부터 다른 전공을 신청할 수 있는 ‘자기 설계 전공 제도’의 진행에도 어려움을 끼칠 수 있다. ㄱ씨는 “진로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을 할 수 있는 전임교수가 없어서 아쉽다”며 “RC진로설계 수업 진행이 가능한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하 교수는 “GED 학생은 자신의 전공이 정해져 있는 타 학과 학생들과 차별화된 RC진로설계 수업이 필요해 내부 논의 중에 있다”고 답했다.
한편, GED는 졸업요건이 확실하지 않아 학생이 이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없어 불편을 겪고 있다. GED에서 졸업요건에 대한 공지는 있었지만 계속해서 변경됐으며, 아직 확정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ㄹ씨는 “아직 졸업요건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며 “학생들마다 졸업요건을 다르게 인지하고 있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하 교수는 “학과의 전체적인 커리큘럼이 정해져가고 있는 상태라 세부적인 사항들은 아직 논의 중에 있다”며 “앞으로 구체화할 예정”고 전했다.

GED 교환학생 제도, 아직은 미완성

현재 GED에서는 해당 학과 학생만을 위한 교환학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교환학생을 갈 수 있는 토플 점수 기준에 대한 공식적인 공지가 없어 학생들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이에 국제교육원 관계자는 “최근 일반 학생들보다 낮은 점수인 60점대 초반 점수에도 교환학생을 갈 수 있도록 미국 대학과 협의됐다”며 “이전에도 개괄적인 기준은 개강총회와 종강총회 등을 통해 꾸준히 공지했다”고 말했다. 이에 ㄴ씨는 “이전에 토플 점수 기준에 대한 공식적인 공지를 들었던 기억이 없다”며 “최근에서야 미국 대학과 협의해 60점 초반 점수대에도 교환학생에 선정될 수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 학생회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학교 본부는 학생들의 교환학생 준비를 위해 모든 GED 영어 수업을 토플 강의로 개설했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토플 점수와 직결된 수업이 아닌, 교환학생을 가서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영어 수업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ㄹ씨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학과라고 하기에는 영어 수업이 한정적”이라며 “교환학생 제도는 모든 학생들에게 필수가 아닌 선택사항이므로 좀 더 다양한 형태의 영어 수업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하 교수는 “지난 학기 설문 조사를 통해 다양한 영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했다”며 “이후 국제교육원과 향후 계획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현재 GED는 공식적 공지 수단의 부재로 학교 본부와 학생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GED, 소통 문제로 골머리

GED가 신설된 학부인 만큼 학생들에게 학부 공지 사항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GED는 공식적 공지 수단 부재로 인해 학부 내 공지 사항 전달 과정이 원활하지 않아 학생과 교직원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다. GED 행정팀 김위표 사무직원은 “학부 내 다양한 국적을 가진 학생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용어가 없어, 전체 GED학생에게 한 번에 공지 사항을 전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직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폰 메신저로 각 나라 학생에게 그 나라 말로 공지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며 “공지 사항을 이해하지 못한 학생은 사무실로 불러 다시 한번 더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ㄹ씨는 “개별적으로 공지를 받다 보니 학생마다 공지 사항에 대한 이해가 달라 정확한 공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GED 모든 학생이 똑같이 전달받을 수 있도록 학과 홈페이지나 설명회와 같은, 공지 사항 전달을 위한 공식적 통로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하 교수는 “임시적으로 학과 홈페이지가 있었으나 사용률이 낮아 폐지했다”고 답했다. 또한, 김 직원은 “▲커리큘럼 ▲졸업요건 ▲학생들이 자주 하는 질문에 대한 여러 답변을 담고 있는 학과 홈페이지를 앞으로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원주캠 총학생회 <Knock>(아래 총학)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학생지원국을 신설해 지난 학기부터 GED 한·중·일 각 학생 대표에게 ▲학내 행사 소식 전달 ▲지속적인 면담시간 마련을 통해 GED 학생회의 부재를 채웠으나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일본학생 대표로 참여한 ㄷ씨는 “지난 학기 총학으로부터 여러 차례 교류하며 학내 소식을 전달받아 원활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지만, 담당원이 휴학하며 2학기부터 소식 전달받을 수 없었다”며 “이번 학기에는 RA를 통해서만 학교 소식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총학생회장 김태현(환경·09)씨는 “딱히 전달할 만한 내용이 없어 학내 소식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지 도움이 끊긴 적은 없다”며 “이번 단과대 선거에서도 정보 전달이나 지원에 있어 다른 단과대학 선거보다 더 많은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올해 당선된 GED 학생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교내외 행사나 학과 소식 등 여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통로를 개설해 소통을 확대하고 정보 전달 체계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직원은 “현재 GED가 신설된 지 약 7개월이 돼가는 만큼 부족한 면이 있지만, 지금처럼 계속 보완해나갈 예정”이라며 “GED가 학교에 정착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하 교수는 “커리큘럼에 대해 꾸준히 논의하며 발전시켜 갈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첫 발걸음을 내디딘 GED가 많은 학생의 배움터가 될 수 있도록 학교 본부의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기인 기자
come_from@yonsei.ac.kr
김은솔 기자
na_eun_@yonsei.ac.kr
장호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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