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月 인간 아닌, 이세돌이 진 것
2016년 3월 12일,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패배가 확정되자 이세돌이 남긴 말이다. 인공지능의 지적 우월성을 확인시켜준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이세돌은 떨리는 목소리로 패배의 책임을 오롯이 자신에게 돌렸다. 과연 승부사다운 발언이었다. 멋져요, 쓰리스톤. (엄지척)

5月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올 한 해 가장 핫했던 영화 『곡성』의 명대사다. 주인공의 딸 효진이(김환희 분)가 새파란 눈으로 화면을 쏘아보며 이 대사를 소리칠 때 많은 관객들이 전율했더랬다. 지난 11월 25일 청룡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나홍진 감독이 수상소감 도중 김환희에게 ‘네가 곡성을 살렸다’고 말할 정도였으니 그 연기의 깊이를 가히 짐작할 수 있다.

7月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
『내부자들』 대사냐고? 아니! 현실 속, 그것도 대한민국 교육부 고위간부의 발언이다. 나향욱 교육부 전(前) 정책기획관은 경향신문 기자 몇몇과 모인 자리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가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결국 교육부는 그의 파면을 결정했다.

8月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시국이 불안정한 가운데 열린 리우올림픽은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한줄기 빛이 돼 줬다. 개중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 선수가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 임하기 전 끊임없이 ‘할 수 있다’를 되뇌는 모습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콱 박혔다. 알고 보니 이 말은 왼쪽의 모습이 찍히기 전에 한 관객이 그에게 소리쳤던 응원구호라고.

10月 사퇴하세요!
지난 10월 6일 국정감사에서 때아닌 MS(마이크로소프트, Microsoft) 논쟁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MS사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한 곳에서 샀냐는 의문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의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교육감이 반박하려 하자 이 의원은 막무가내로 그에게 삿대질을 하며 올 한 해 길이 남을 명대사를 외쳤다.

11月 이러려고 대통령했나 자괴감 들어
이러려고 대통령한 게 아니었던 걸까? 2016년 어록 대미를 장식한 것은 대통령이다. 대국민담화 발표에서 나온 문장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묵직하다. 웬만한 개그맨보다 웃겼던 그의 행보에 사람들은 온갖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시국을 풍자하고 있다. 

장혜진 기자
jini14392@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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