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악 공연을 보기 위해 비싼 값을 주고 공연장에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는가? 매주 한 번, 신촌 스타광장에는 오페라 음악이 울려 퍼진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버스킹하는 오페라가수’인 인씨엠예술단의 노희섭 단장(47)이다. 
노 대표는 인씨엠예술단의 대표로서 음악을 전파하기 위해 스스로 거리에 나섰다. 지난 16일에도 어김없이 신촌에 노 단장의 공연이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신촌 거리에서 열정적으로 노래를 부르는 노희섭 단장을 만나봤다.
 

Q. 거리에서 공연을 보니 매우 인상적이었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A. 오페라가수이자 성악가인 노희섭이라고 한다. 합창단, 오케스트라, 무용단 등 여러 예술단체를 회원들의 후원으로 운영하는 민간단체인 인씨엠예술단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태리에 유학을 다녀온 뒤 지난 2003년 세종문화회관에 상임 단원 겸 총무로 입사해 오페라 출연과 제작을 겸했었다. 그러다가 2006년에 인씨엠이라는 예술단체를 만들었다.
 

Q. 단장으로서 인씨엠예술단을 창립했다. 예술단을 세운 동기가 궁금하다.
A. 세종문화회관에 근무하면서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특정한 사람들만 공연을 보러 온다는 것을 느꼈고, 한국 클래식 공연의 문턱을 낮추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무원으로서 제약이 있어서 하고 싶은 대로 일하는 데 한계가 따랐다. 그래서 인씨엠예술단을 만든 뒤 2012년에 세종문화회관을 퇴사해서 직접 대표로 있게 됐다.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어떤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음악 하는 사람 중에 고학력 백수가 많다. 공연을 많이 만들면 채용도 많이 할 수 있으므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했다.
 

Q. 왜 거리 공연을 시작하게 됐나?
A. 무료로 공연하고 있는 만큼 지금 하는 일은 돈을 벌기보다는 돈을 쓰는 일이다. 예술단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가진 돈을 전부 예술단에 투자해서 큰 공연을 기획했다. 그러다 보니 단원들의 퇴직금과 월급을 챙겨야 해 계속 적자가 났다. 그래서 현재 예술단의 경제적인 상황에 맞게 공연할 방법을 찾던 중 거리공연을 떠올리게 된 것이다. 이것은 경제적으로 가장 효율적일 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클래식을 보여줄 방법이기도 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A. 건강이 허락하는 한 1,000회까지 거리공연을 이어나가고 싶다. 오늘 공연은 246회째였다. 지금까지는 주로 신촌이나 명동, 이태원에서 공연했지만 올 여름부터는 지방 투어도 하고 있다. 전라남도 순천, 여주, 완도, 전주, 신안, 그리고 지난주에는 원주를 다녀왔다. 전국 지자체 투어를 하고 싶다. 그리고 스피커 하나를 달랑 들고 차를 렌트해서 세계투어도 해 보고 싶다.
 

Q. 우리대학교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특히 음악대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 사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학생들도 도전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도전해서 어떤 일을 개척하다 보면 선두주자가 되고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 모든 곳이 공연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거리에 바이올린도 들고 나오고, 첼로도 들고 나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우리가 모두 부담 없이 클래식을 들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
 

▶▶인씨엠예술단의 노희섭 단장

노희섭씨는 모두에게 클래식을 보급하고 싶은 자신을 스스로 ‘음악계 급진좌파’라 칭했다. 그는 음악을 스스로 즐길 줄 아는 음악가일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가 최대한 멀리,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기를 원하는 음악가다. 그의 바람이 앞으로도 차근차근 이루어져 나가기를 고대한다.


글 최서인 기자
kekecathy@yonsei.ac.kr
사진 박은우 기자
silver_ra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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