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신촌 연세로에서 열린 ‘제2회 김현식 가요제’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강예준(19)씨에게 시상을 하고 있다.

부쩍 추워진 11월, 이제 가을도 얼마 남지 않았다. 가을이 쓸쓸한 이유는 어쩌면 그리운 사람들이 떠올라서일지 모른다. 이럴 때면 잔잔한 노래 한 소절이 위로가 된다. 

「비처럼 음악처럼」, 「내 사랑 내 곁에」, 「사랑했어요」, 「여름밤의 꿈」 등의 대표곡을 남긴 가수 김현식은 1990년 11월 간경화로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노래는 여전히 듣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지난 13일, 생전 ‘신촌블루스’로 활동했던 김현식(아래 김현식)의 26주기를 기리는 ‘제2회 김현식 가요제’가 신촌 연세로에서 열렸다. 세상을 떠나고도 음악으로 많은 이를 달래는 그를 추억하기 위해 「The Y」가 가요제를 찾아갔다.

신촌 연세로 스타광장 사거리에서 열린 해당 가요제에서는 낮 3시 반부터 낮 5시 반까지 가요경연과 축하공연이 약 2시간가량 진행됐으며 한쪽에서는 ‘추모 촛불 행사’와 ‘김현식 갤러리’가 마련됐다. 총 320팀이 응모한 이번 가요제는 예선에서 선정된 10팀이 연세로 무대에서 결선을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심사위원으로는 ▲가수 김광진 ▲전 CBS음악프로그램프로듀서 김진성 ▲명지전문대 실용음악과 윤도근 교수 ▲전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장인 우리대학교 조진원 교수(생명대·생명의학)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이 재해석한 김현식의 노래는 해당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돼 최종적으로 ▲1위 강예준씨 ▲2위 ‘블루클래스’의 강성재씨 ▲3위 ‘AUBADE’의 박인경씨가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1위 수상자 강예준(19)씨는 바이올린 연주자와 함께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을 색다른 감성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강씨는 “「여름밤의 꿈」은 가요제를 준비하며 압박감이 들 때에도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던 노래”라며 “김현식 선생님이 그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하신 것 같아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졌다”고 전했다. 

이번 가요제는 노래 경연 그 이상의 추억들을 시민들에게 선사했다. 본선에 참가한 밴드 ‘콤마’의 이솔(19)씨는 “비록 수상하진 못했지만 김현식 선배님의 노래를 리메이크 해 부를 수 있는 뜻 깊은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에 서대문구청 지역활성화과 문화기반조성팀 양종은 주무관은 “김현식은 생전 신촌블루스로 활동했던 만큼 신촌과 연관이 깊다”며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은 넘쳐나는 반면 음악가를 추억하는 가요제는 많지 않아 유서 깊은 지역 행사를 만들고자 했다”며 행사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번 가요제에서는 김현식을 기억하자는 의미를 가진 ‘김현식 추모 촛불’과 ‘김현식 갤러리’ 또한 마련됐다. 김현식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과 앨범 커버들은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26년임을 새삼 깨닫게 했다. 심사위원 김진성씨는 “김현식은 탄식의 가수”라며 “생애를 누리진 못했지만 오늘 참가자들을 통해 그를 다시 보게 된 것 같아 감동”이라고 전해 그에 대한 그리움을 더했다.

「여름밤의 꿈」의 가사처럼 故김현식은 많은 이들에게 다시 불러올 수 없는 기분 좋은 꿈같은 존재다. 11월, 가을이 되면 그의 음성을 그리워하는 우리에게 ‘제2회 김현식 가요제’는 잠시나마 그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여름밤의 꿈 

조용한 밤하늘에 
아름다운 별빛이 
멀리 있는 창가에도 
소리 없이 비추고 
한낮의 기억들은 
어디론가 사라져 
꿈을 꾸는 저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요 
부드러운 노래 소리에 
내 마음은 아이처럼 
파란 추억의 바다로 뛰어가고 있네요 
깊은 밤 아름다운 그 시간은
이렇게 찾아와 마음을 물들이고
영원한 여름밤의 꿈을 기억하고 있어요 
다시 아침이 밝아와도 잊혀지지 않도록

 

글 조승원 기자
jennyjotw@yonsei.ac.kr
사진 박은우 기자 
silver_rain@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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