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이 네 글자를 보면 무엇이 연상되는가? 기자는 어떤 고난 속에서도 꿋꿋이 자신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연설가, 남들이 가지 않으려는 길을 홀로 걸어가는 탐험가, 그리고 모두가 1을 외칠 때 홀로 0을 외칠 수 있는 ‘깡’ 있는 이들이 생각난다. 
그렇다면 이들은 자신들의 ‘영화’를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걸까? 「The Y」와 함께 개봉 전후 따끈따끈한 독립영화의 은하수 속 별을 찾는 그 설렘의 첫 여행을 시작해보자. 


# 01.『춘천, 춘천』_감독 장우진


영화 『춘천, 춘천』은 20대 후반의 취준생 한 명과 중년남녀가 각각 ‘같은 장소, 다른 시간’ 속에서 겪는 일들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장우진 감독은 실제로 춘천에서 나고 자랐는데, 존재하는 대상을 있는 그 자체로 관찰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이런 장 감독만의 정서는 그가 연출하는 영화에 그대로 묻어난다. 실제로 촬영 중에도 세트는 물론 인공조명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는 말 그대로 인물과 풍경이 전부다. 뿐만 아니라 장 감독은 전작 『새출발』, 『하루』 등에서 그 특유의 친숙함과 편안함으로 등장인물을 묘사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인물과 주변 환경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잔잔한 물결을 선사하는 영화, 『춘천, 춘천』을 미리 보고 싶다면 오는 12월 1일 개막하는 ‘서울독립영화제’를 찾아가자.

 

# 02.『재꽃』_감독 박석영

 

영화 『재꽃』은 박석영 감독의 『들꽃』, 『스틸 플라워』에 이은 ‘꽃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서울독립영화제’의 개막작이다. 『재꽃』은 엄마가 죽은 후 홀로 남겨진 한 소녀가 가족을 찾아 길을 떠나는 내용으로, 박 감독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스며있다. 박 감독은 매번 자신의 작품에서 뚜렷한 논리보다 알 수 없는 어떤 ‘이끌림’에 주목한다. 그 ‘이끌림’이란 굳이 인물이 특별한 대사를 하지 않고 단지 장면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관객들과의 정서적인 교감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들꽃』이나 『스틸 플라워』와 같은 자신의 전작에서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소녀들의 강렬한 정서와 정체성을 화면 그대로 담아냈다.

 

# 03.『춘몽』_감독 장률

영화는 101분 동안 온통 흑백으로 진행된다. 제목 ‘춘몽’이 주는 느낌처럼 영화는 상영 내내 관객들에게 어렴풋한 ‘향수(鄕愁)’, 아련한 기억을 선사한다. 중국 교포인 장률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 작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영화 속 ‘수색’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막에도 특유의 감성을 녹여낸다. 『춘몽』은 주막을 운영하는 여성과 그녀를 둘러싼 세 남자가 동시에 겪는 삶의 애환과 즐거움을 그려낸다. 

장 감독의 이전 작품 『경주』, 『동행』 등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영화는 늘 ‘시간’이라는 소재와 함께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모두 하나의 자연스런 서사에 담아내는 그의 영화는 어쩌면 어떤 순간을 그리워하는 그 스스로의 내면과 닮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미 흘러간 시간들, 그리고 앞으로도 지나갈 현재의 순간들을 하나의 ‘그리움’으로 적신 영화, 『춘몽』이다. 춘몽은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등에서 상영되고 있다. 


#오늘의독립영화路_꿀팁
‘서울독립영화제2016’이 12월 1일부터 9일까지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인디스페이스,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 상영작으로는 총 114편의 장·단편작이 확정됐다.


신유리 기자 
shinyoori@yonsei.ac.kr

<자료사진 네이버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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