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벌인 세기의 바둑 대결로 대한민국이 떠들썩했다. 이를 계기로 금융권 및 증권계에서도 인공지능 (AI, Artificial Intelligence) 및 자동학습 (Machine Learning)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인간을 대신해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주식을 분석하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나아가 자산관리까지 진행하는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리” 서비스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고 있다. 


흔히들 인공지능이라고 하면, 많은 경우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자비스처럼 기계가 모든 것을 분석하고, 판단하며, 심지어 의사결정까지도 수행하는 모습을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매우 이상적인 형태이며 시기상조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금융권에서의 로보어드바이저리 서비스도 아직 초기 단계이며, 아래와 같이 자동화 비중 확대에 따라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할 수 있다.


1. 자동화 분석 단계 (자동화 비중 하 / 인간의 판단 상) : 이 단계에서는 기계 및 시스템이 투자에 관련하여 자동화 된 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간이 투자 전략을 마련하고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리는 형태이다. 자동화 시스템은 인간의 판단을 지원하기 위한 보조적인 도구로서 그 역할을 수행한다. 투자자는 알고리즘으로 분석된 내용을 참고할 뿐이다. 이는 전통적인 투자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자동화 비중이 가장 낮은 단계이다.


2. 자동화 추천 단계 (자동화 비중 중 / 인간의 판단 중) : 이 단계에서 기계는 단순한 분석을 넘어 투자 전략과 대안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면, 시스템이 자동화 된 방식으로 투자자별 맞춤화된 주식 종목을 추천하거나 포트폴리오 설계를 대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투자자는 인공지능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또는 기각할지에 대한 결정만 내리면 됩니다. 최종 판단이 인간의 몫이라는 점에서 자동화 분석 단계와 유사하지만, 인간의 역할은 이전보다 제한적입니다.


3. 자동화 운용 단계 (자동화 비중 상/ 인간의 판단 하) : 마지막 단계는 자동화 자산운용의 영역이며, 시스템은 투자 분석, 전략 구상, 의사 결정 등 투자와 관련된 모든 제반 활동을 수행하게 됩니다. 투자자의 주관은 개입되지 않으며 기계가 ‘모든 것을 알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대행하는 구조입니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의 절정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인간의 의사 결정은 자동화 운용 서비스를 지속할지 또는 해지할지에 국한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두에도 언급하였듯이, 로보어드바이저리 기술은 현재 초창기 단계에 있다. 변수가 무한한 증시에서 기계가 인간의 투자 판단을 완벽히 대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며, 가능하더라도 온전한 자동화 운용 단계까지 발전하기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따라, 투자자 본인의 투자 철학과 역량을 함양하여, 도구로서 로보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십분 활용하는 전략이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현 단계에서 어떻게 로보어드바이저리 서비스를 이용해야 효과적일까? 이제는 투자자 본인이 기업의 재무제표나 주식의 시세 현황을 일일이 뜯어보지 않아도 기계가 알아서 이를 분석하고 결과 값을 요약해서 제공해준다. 번거롭고 귀찮은 계산 작업은 시스템이 담당하기 때문에, 산출된 정보의 의미를 도출하고 해석할 줄 안다면, 투자자는 의사결정과 전략 마련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대학생 관점에서 회계 또는 재무 관련 공부를 할 때 기계적으로 공식을 암기하고 계산하는데 집착할 필요가 없다. 해당 작업은 기계의 영역이 된지 오래다. 따라서 이보다는 주요 이론과 분석 공식의 원리를 이해하고, 결과에 대한 해석 능력을 함양하는데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투자자로서의 건전한 안목을 기른다면 로보어드바이저리 시대에 보다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Antock은 개인 투자자를 뜻하는 개미(Ant)와 주식(Stock)의 합성어이며 주식시장의 개인투자자를 위해 존재하는 무료 증권 정보제공 플랫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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