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캠 총학, 최순실 게이트 관련 사태 해결 촉구···시국선언문에 대한 비판도 제기돼

이례적인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 28일 낮 12시, 신촌캠 학생회관 앞에서 총학생회(아래 총학)가 최순실 게이트 관련 시국선언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는 지난 2013년 7월, 50대 총학 <Focus ON Story>가 국정원 사태에 대해 시국선언을 발표한 이후 3년 만이다.

총학은 이번 시국선언에서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비선실세에 관한 의혹들을 제기하며 현 정권에게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의혹들에 대한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 총학은 시국선언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독단으로 개인에게 부여했다”며 “국기문란·국정농단 사태로 현 정권은 정당성을 잃었다”고 역설했다. 이어 총학은 “연세는 행동하는 지성으로 역사에 새겨질 작금의 부정과 부당함에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발언자로 나선 사과대 학생회장 송하람(문화인류‧14)씨는 "국민의 권력이 친목모임에서 통치되고 있었다"며 "대학생들은 민주공화국의 정당성을 지킬 주어진 사명 앞에 더욱 힘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발언자로 나선 식품영양학과 이환희씨는 “평소 정치에 무관심했는데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을 마주하니 화가 났고, 마치 나라를 뺐긴 기분이 든다”며 “우리가 많이 참아왔던 것 같고 이제는 나서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장 박혜수(토목·11)씨는 “현재 일어나는 사태들이 국가의 근간을 파괴한다고 생각해 학생들의 여론을 모아 대통령으로부터 책임 있는 답을 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 대표자들의 의사결정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늘 시국선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총학의 시국선언 진행에 대해 유상진(노문·11)씨는 “일부 타 학교에서는 시국선언 발표 진행 과정에 있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우리대학교는 총학에서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후 시국선언을 발표했기 때문에 잘 진행됐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백승준(사학·16)씨는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은 시국선언이 된 것이 만족스럽다”며 “시국선언은 학생들이 잘못된 사회문제나 정치에 대해서 문제제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총학의 시국선언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박지수(교육·16)씨는 “이번 시국선언을 통해서 총학은 학생 사회의 공론장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이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대통령 하야 등의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안이 나와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모씨는 “결단력 있게 구체적 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단순히 정부에게 의혹을 규명하라는 것은 책임 소재자에게 빠져나갈 틈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주 30여 개 대학의 총학생회가 연합해 공동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총학생회장 박혜수씨는 “시국선언 이후 학내에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김홍준 기자
khong25@yonsei.ac.kr
사진 천시훈 기자
mr1000sh@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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