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영천시장 도시락뷔페 '고루고루'

고객층과
시장 이용 시간대
넓히고자 도입해…
하지만 뷔페 운영과 관련
문제 제기 돼

지난 9일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도시락뷔페 ‘고루고루’가 첫 선을 보였다. 도시락뷔페 ‘고루고루’는 지난 2014년부터 서울시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서울형 신시장 모델’ 사업의 일환이다. 해당 뷔페는 시장의 주 고객인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시장 인근 직장인에게 다양한 먹거리로 구성된 새로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한편, 시장의 점심 시간대 이용객 증가를 도모하기 위해 시행됐다.
 

도시락뷔페 ‘고루고루’, 
시장 활성화를 위해 실시되다

 

기존 영천시장은 ▲지역주민 외 이용객 부족 ▲점심시간대 이용률 저조 ▲시장 내부 공간 부족 등의 문제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시장 전문가들로 구성된 영천시장 사업단은 숨어있는 소비자를 발굴해 시장을 활성화하고자 했다. 바로 시장 근처 직장인이었다.
영천시장 사업단의 ‘시장 인구유입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점심시간대 소비자 유입량에서 인근직장인이 33%의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한 시장 반경 1km에 약 5만 명의 주민이 거주했고, 시장 근처 직장을 다니는 이들은 약 12만 명으로 주민에 비해 그 수가 훨씬 많았다. 
이번 사업을 구상한 영천시장 김종대 사업단장은 “지역 주민보다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2차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고민했다”며 “직장인들의 점심 고민을 시장을 통해 해결해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도시락 뷔페는 독립문 어린이 공원에서 도시락통을 받아 시장을 돌아다니며 참여 업체들의 음식을 골라 담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뷔페에서 반찬은 500원, 육류 등은 1천 원에서 1천500원 대에 맛볼 수 있고, 음식전문가가 개발한 영양밥 3종도 제공받을 수 있다. 받은 음식은 다시 해당 공원으로 돌아가 즐기면 된다. 김 단장은 “협소한 시장 대신 공원에서 도시락을 먹으며, 피크닉과 같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단장은 “현재 시장 내 20개의 점포가 참여 중인데 연말까지 25개의 점포가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영천시장 조영길 상인회장은 “상인들의 참여도가 높은 편인데 이를 통해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사업을 통한 수익은 이번 사업 참여 점포들이 오는 연말 새로이 발족하는 협동조합 자본 기금에 투입될 예정이다. 
 

도입 첫 선 호평, 그러나 아쉬움도 남아  
 

도시락 뷔페 ‘고루고루’의 첫 시행을 두고 대부분의 상인과 시민들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뷔페 이용객 박지윤(32)씨는 “시장의 음식들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맛보며 든든한 한 끼를 채웠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대학교 윤조원(ASD·15)씨는 “점심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 이아무개씨 또한 “평소 이 시간대에 손님이 없었는데 손님이 찾아오니 즐겁다”며 “상인들은 판매를 늘릴 수 있고, 손님들은 시장의 다양한 맛을 소규모로 맛볼 수 있어 모두에게 이로운 사업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운영과 관련된 일부 문제점도 지적됐다. 상인 박아무개씨는 “행사 관련 홍보나 안내가 충분하지 않아 손님들이 빈 통을 들고 우왕좌왕했다”며 “이용객에게 참여 점포와 가격대에 대한 사전 설명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아직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홍보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며 “이번 9월 한 달은 각종 SNS 등을 이용한 사업 홍보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시락을 먹는 공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조 회장은 “공원과 시장 간 거리가 있어 도시락을 들고 이동하는 데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앞으로는 시장 입구 양쪽에 도시락을 제공할 예정이다”며 “현재 시장 옆 공터에서 행사를 진행할지도 고려중인데 아직 더 검토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추진된 영천시장 도시락 뷔페 ‘고루고루’. 첫 시행에 일단 상인들은 물론 직장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향후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소비자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글 신유리 기자 
shinyoori@yonsei.ac.kr
사진 이청파 기자 
leechungp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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